그리스 여신들의 ‘환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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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9 오전 11:35:07

레디투웨어는 한창 퓨처리즘과 스포티즘이라는 ‘백투더퓨쳐’ 시리즈를 연발하며 시끄러웠지만, 2007년 패션 퍼레이드를 시작한 골든 글로브 레드카펫 만큼에서는 고전으로 돌아가, 우아함의 기본 베이식 자태를 뽐내고 싶어했다. 화려한 장식과 디테일이 제한된 그리스식 특유의 영향을 받은 듯한 드레스들이 몸의 곡선을 따라 우아하게 흘러 여성스러움을 강조했다. 시폰이나 저지 같은 아름다운 드레이프를 만들어내는 소재들이 마담 그레의 테크닉을 답습하며 배우들의 발걸음과 움직임에 따라 자연스럽게 바디에 감겼다. 제64회 골든 글로브 시상식을 지상 중계한다.      <편집자주>


아직 이른 봄을 기다리며 화이트, 아이보리, 피치 드레스의 화사한 향기가 흩날렸지만, 역시 차분하고 성숙한 카리스마를 돋보일 만한 블랙과 그레이, 더스티 톤의 색상들은 여배우들의 아우라를 더욱 돋보이게 했다.
<더 퀸>으로 드라마 부문 최우수 여우주연상을 받은 헬렌 미렌은 도나카란의 쿠튀르 드레스를 선택했다. 터키색 드레스는 레드카펫와 오묘한 보색을 이루며 조화를 이뤘는데 그녀의 실버 헤어와 드레스 색상과 맞춘 에메럴드 빛 쇼파드 주얼리로 원숙한 여인의 미를 자아냈다.
4번이나 골든 글로브의 황금 트로피를 받은 메릴 스트립은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로 최첨단 패션 장비(?)들을 선보이면서 여성들의 눈을 즐겁게 해주며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아마 팬들은 그녀가 이번 시상식을 위해 어떤 드레스를 준비했을지 궁금했을 것이다. 바로 캐롤리나 헤레라의 의외로 조금 심플한 살구빛 하이 웨이스트의 드레스로 등장했던 것. 하지만 굳이 화려한 드레스가 아니더라도 명배우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어필했다.


우아함과 섹시미의 만남
골든 글로브 베스트 드레서에 에바 롱고리아는 터키석 젬스톤으로 비딩된 웅가로 드레스르 입었다. 육감적인 그녀의 보디스를 조이고, 짙은 머리색과 메이크업이 조화를 이루는 진한 인디고 드레스는 섹슈얼리티를 발산하지만 우아함을 적절히 놓치지 않은 영리한 스타일이었다.
한국 팬들에겐 조금 낯선 이름인 카이라 새드윅은 <클로저>로 최우수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우아하게 떨어지는 드레이프가 특징인 제이 멘델 아이보리 롱 드레스는 그녀의 영광의 날을 위한 드레스로 적격이었다. 또한 비슷한 색상의 드레스를 입은 에밀리 브런트 역시 미니시리즈 부문 최우수 여우조연상을 따냈는데, 그녀가 입은 드레스는 상의부분에 타이트한 H실루엣이 무릎 밑으로 풀루이드 하게 전개되는 바로 허브리거의 빈티지 드레스. 깔끔하게 빗어 넘긴 헤어와 클러치의 매치가 훌륭했다.
가장 뜨거운 시선과 플래쉬 세례를 받은 커플이 있었으니 바로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 안젤리나 졸리는 평소 즐겨 입던 블랙 시크 무드를 버리고 그녀가 모델인 세인트존의 챠콜 그레이 드레스를 입었다. 가슴 부분의 섬세한 셔링이 우아한 그녀의 곡선에 아름답게 걸쳐지는 이 드레스는 골드 네크레스와 조화를 이루며 그녀의 농익은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메릴 스트립에게 아쉽게 여왕의 타이틀을 놓친 <드림걸스>의 비욘세 놀스는 육감적인 화려함에도 불구하고 워스트 드레서로 뽑힌 불명예도 안기도 했다. 금가루를 뒤집어쓴 엘리 사브의 드레스는 관능미와 화려함을 더해주었지만 우아함의 흐름을 탄 골든 글로브의 경향과는 어울리지 않았다는 평을 받았다.
“친구 칼 라거펠트가 저를 위해 준비해 주었어요” 라며 블랙 샤넬 쿠튀르 드레스를 입고 등장한 페넬로페 크루즈. 그녀는 로맨틱하지만 팜므파탈과 같은 치명적인 매력을 나타내고 있었다. 시원하게 파여진 러플 네클레스와 우아하고 고전적인 롱 실루엣으로 X실루엣을 강조했다. ‘귀향’으로 최우수 여우주연상에 후보에 올랐으나 아쉽게 놓친 그녀는 이날 라틴 특유의 매력을 도발하며 베스트드레서로서 손색이 없었다.


헤어 키워드는 단연 네츄럴리즘
엣지 있거나 하드하게 보이는 커팅이나 스트레이트 헤어는 이 날 만큼은 여신들을 위해서 한 발짝 양보해야 했다. 이번 골든 글러브 시상식을 장식하며 아름다움을 자아냈던 헤어 키워드 바로 ‘자연스러움’ 이었던 것. 앞서 얘기한 바와 같이 고전적인 드레싱이 주요했던 까닭에 자연스럽게 흘러내리고 물결쳤던 스타일이 가장 우아해 보이고 싶은 날을 위해 배우들에게 준비되어 있었다.

윤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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