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지상주의, 한국 영화관에 신선한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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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7 오전 10:41:06

김기덕 감독 베를린영화제 감독상 수상 <실미도>와 <태극기 휘날리며>와 같은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가 관객 1천만 시대를 열어가고 있는 요즘, 국내 대표적인 작가주의 영화 감독 김기덕이 영화 <사마리아>로 제5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특수효과와 거대 제작비를 마다하고, 소위 충무로 스타 시스템마저 무시하고도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열어 해외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으니, 요즘 블록버스터 영화에 빠져 있는 국내 팬들이나 한국 영화의 3대 장르(?)인 조폭 영화, 코미디 영화, 액션 영화를 통해 흥행에만 집착하는 일부 감독들에게 경종을 울려준 사건이 아닐 수 없다. 영화 <악어>로부터 시작된 김 감독의 영화를 보노라면 새디즘과 마조히즘이 믹스된 불편한 심기를 숨길 수가 없다. 늘 금기시되는, 그래서 때로는 엽기적이라 느낄 정도의 주제를 스크린으로 담아내는 그의 작품은 저예산이라는 핸디캡에도 늘 관심을 끌어왔다. 특히 국내보다는 해외 영화계 쪽에서 호평을 받고 있는 그의 작품은 어쩌면 한국 영화 르네상스라고 불리는 한국 영화계 호황의 밑그림이 아닐까? 감독상 수상 후 16일 귀국해 태평로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김 감독은, “영화 홍보를 어떻게 하나 고민했는데 이번 수상을 계기로 알릴 수 있게 돼 기쁘다. 5억원의 저예산으로 신인 배우를 기용해 만든 영화 <사마리아>가 해외 수상 덕분에 국내에서도 흥행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속내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사마리아>는 원조교제를 하는 두 소녀와 형사인 아버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베를린영화제에서는 ‘아버지의 복수 과정을 통해 용서와 구원의식을 독특한 방식으로 표현했다’는 호평을 받았다. 이에 대해 김 감독은, “어떤 장면에선 편집상의 실수로 구경하는 사람 3~4명이 들어가고, 연기도 미숙한 부분이 있다”면서 “이번 영화 한 편의 장점을 보고 상을 준 게 아니라 자기 노선이 분명한 감독이라는 점을 심사위원들이 높이 평가해 준 것 같다”고 풀이했다. 1996년 영화 <악어>로 데뷔한 이래 <섬> <수취인 불명> <나쁜 남자> 등 10편을 내놓은 김 감독은 폭력과 여성에 대한 극단적인 시선으로 찬반 양론을 불러일으켰다. ‘한국영화계의 이단아’라는 평까지 들었지만 해외에선 일관된 지지를 받아왔다. <섬>(2000년)과 <수취인 불명>(2001년)으로 2년 연속 베니스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받았으며, 카를로비바리영화제는 2002년 그의 회고전을 마련하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2003 청룡영화제에서는 강력한 후보였던 <살인의 추억>과 <올드 보이>를 물리치고 영화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으로 최우수작품상을 받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편 김 감독은 다음 작품으로 로테르담국제영화제 제작지원 프로그램인 시네마트에 선정된 ‘유리’라는 작품을 준비하고 있다. 유럽에 입양된 한국 소녀의 이야기로 제작사와 최종 사인만 남겨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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