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와 세계 경기 불황에 대한 우려가 지속되면서, 기존의 방식과는 전혀 새로운 생존 방식을 모색하는 기업들이 최근 들어 늘고 있다. 우선 LG패션이 대기업으로는 처음 ‘LG패션 아웃렛 봉담점’에서 처음으로 3년된 이월 상품의 판매를 시작했다.
기존 관행대로라면 소각 또는 기부로 처리해 온 3년차 재고를 파는 데 대해 업계에선 틈새시장 개척이란 긍정론과 브랜드 이미지 저하라는 우려가 함께 나오고 있다. 더욱이 할인 폭이 정상가 대비 80~90% 수준이며, 주요 브랜드는 ‘닥스’ ‘마에스트로’ ‘헤지스’ ‘TNGT’ ‘닥스숙녀’ 등 거의 전 브랜드를 포함하고 있다. 현재 보유한 3년차 재고 물량은 정상가 기준으로 약 5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안 되는 해외 브랜드 무조건 정리
이밖에 제일모직이나 코오롱은 2년이 넘는 제품의 경우 복지기관에 기부 또는 전량 소각하고 있으며, 보유 재고 규모는 대부분 비슷한 500억원대 수준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달 26일 국동은 그 동안 주력으로 가져오던 ‘피에르가르뎅’과 라이선스 계약 종료로, 오는 5월 31일부터 ‘피에르가르뎅’ 영업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중단 사유는 적자 사업부분 정리에 따른 수익성 및 재무구조 개선이 이유이다. ‘마담포라’라는 브랜드로 알려진 아이니츠 신규 사업으로 진출한 풍력 발전 관련 사업부가 금융시장 환경 악화 등으로 독일 Axeptor AG에 지급해야 할 풍력발전기 제조에 대한 라이선스 대금을 지급하지 못해 지난달 25일 계약 해지를 통보를 받으면서, 자동적으로 해외 진출 사업이 정리되었다.
최근 경제 불황에 매출을 극대화하고 고객을 끌어 모을 수 있는 대규모 행사를 열기 위해 백화점들도 유명 인기 브랜드 재고 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 즉 명품 매출의 상승세도 제한적인 상황에서 소비가 얼어붙은 ‘가격민감층’이 백화점을 이탈할 조짐을 보이면서 이들을 특별한 할인행사로 붙잡아야 하는 상황으로 협력 업체들은 일시의 재고 해소와 백화점은 이탈 고객 축소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리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롯데 마트도 2월 25일부터 지난 1일까지 생필품 및 패션 이월 상품과 우수협력업체 상품 등 총 100만점 한정 물량을 정상가 대비 최대 70% 할인 판매하는 ‘개미장터’를 월드점·서울역점·구로점 등 전국 13개 주요 점포에서 열었다.
TV홈쇼핑은 다양한 사은 행사
홈쇼핑 업체들도 새로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데, 구매 사은품으로 라면을 증정해 눈길을 끌었던 홈쇼핑 업계가 무료 세탁 쿠폰과 휴지 등 생계형 사은품을 내놓는 등 이전과는 전혀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CJ홈쇼핑은 판매된 패션 의류 상품을 구입할 경우 구입 금액에 따라 ‘크린토피아 세탁 이용권’을 증정하는 행사를, GS홈쇼핑은 하루지만 모든 고객에게 화장지 1박스를, 현대홈쇼핑도 하루 동안 상품을 구매한 모든 고객에게 롤 휴지 한 상자를 사은품으로 증정하는 등 이전처럼 덤이나 불필요한 사은품이 아닌 생활에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생계형 증정 행사로 변화하고 있다. 지난해 소비가 위축되고, 이러한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조금이라도 저렴한 온라인 쇼핑몰로 고객들이 집중 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고 제품 거래도 크게 늘어
소비는 단순 신상품의 구매 하락이나, 저가 제품으로의 전환만이 아니라 중고 제품 활용으로 이어지고 있다. 3월 2일 오픈마켓 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옥션 중고장터(used.auction.co.kr)에서 판매된 중고 의류는 3500벌로 지난해 동기(790벌)에 비해 판매량이 330%나 급증했다고 밝혔다. 특히 의류 부문의 주력 여성복 중고거래 성장세가 높았다. 여성복은 전년 동기 대비 380%가 증가했으며, 대부분의 의류 매물 중 80%가 넘는 제품이 브랜드 의류이다.
지난 2월의 소비자 심리지수는 1월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한국은행이 전국 2098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해 발표한 ‘2009년 2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2월의 소비자 심리지수(CSI)는 85로 전달보다 1포인트 상승하면서 전월(3포인트)에 이어 오름세를 이어갔다.
결국 모든 기업들이나 유통 업체들의 다각적인 돌파구와 생존 전략 수립 등이 이루어진다 하더라도 결국은 소비 심리와 경기 침체가 어느 정도 안정되기 전까지는 안전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정창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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