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체할 수 없는 끼로 똘똘뭉친 여섯 명의 디자이너가 자신의 이름을 건 티셔츠를 내놨다.
더휴컴퍼니(대표 권성재)의 「크럭스」 디자인팀(김수환 팀장, 배연정·김민경·박정미·조경식·최경민 디자이너)은 자신들이 개발한 그래픽 티셔츠에 직접 자신들의 이니셜을 새겨 넣은 ‘아이티(I-Tee)’를 3월 중순부터 매장에서 선보인다.
아이티는 「크럭스」의 영국적인 감성을 바탕으로 디자이너들이 직접 개발한 16가지 스타일의 그래픽을 담은 프로젝트 라인이다. 각 제품마다 전면에는 그래픽 프린트가 들어가고 뒷면에는 디자이 개개인의 이니셜을 새겼다.
지난해 9월부터 개발에 들어가 최근 초도물량 2만장이 물류창고에 입고돼 매장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크럭스」 디자인팀 6명의 디자이너가 5개 테마로 나눠서 개개인이 주도적으로 각자 맡은 테마에서 자신의 끼와 상상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팀 리더인 김수환 팀장은 첫 번째 테마인 ‘포지티브 아이디어(Positive Idea)’를 맡아 3개 스타일을 디자인했다. 그는 “포지티브 아이디어는 말 그대로 모두가 웃을 수 있는 긍정적인 아이디어를 다양하게 표현했다”며 “특히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빈 라덴이 손을 맞잡고 웃는 모습을 표현한 그래픽은 반전을 촉구하고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마음에서 디자인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배연정 디자이너는 ‘위앤미(We&Me)’를 맡아 3개 스타일을 내놨다. 그는 “다양성이 공존하는 사회 분위기만큼 각자의 개성과 라이프 스타일을 존중하고 인정함으로써 하나인 우리가 되자는 의미를 표현했다”며 “두 가지 색을 섞으면 다른 색이 나오지만 그라데이션 기법을 활용해 색이 자연스럽게 섞이는 과정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밖에 조경식 디자이너와 최경민 디자이너는 2명이 팀을 이뤄 영국의 퀸스가드와 언더그라운드 등 가장 영국적인 요소들과 펀한 요소의 일러스트를 결합한 ‘브릿팝 스트리트(Britpop Street)’를 디자인했고, 김민경 디자이너는 일상의 자유로운 낙서들로 각자의 개성을 마음껏 표현하자는 ‘렛츠 스크러블(Let’s’ Scrubble!!)을, 박정미 디자이너는 빈 캔을 재활용하자는 캠페인적인 메시지를 말하고 있는 ‘엠프티 틴-캔 리사이클링(Empty Tin-Can Recycling)’을 맡았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해 9월 더휴컴퍼니의 기획을 총괄하고 있는 정미정 이사가 스치면서 제안한 아이디어가 모태가 됐다. 티셔츠 그래픽도 테마를 설정하고 이를 통해 영향력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자는 의미에서였다.
하지만 처음부터 지금처럼 디자이들이 각 테마를 맡아서 16개 스타일을 만들 계획은 아니었다. 작업 결과물을 놓고 내부 품평을 거쳐서 몇몇 아이템을 선별할 계획이었던 것이다. 물론 채택된 작품에 대해서는 소정의 ‘상금’도 걸려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에 있었던 1차 품평 결과 기대 이상의 반응이 나왔다. 아이디어들이 봇물 터지듯 보태졌고 16개 디자인 모두에 대해 상품화 결정이 내려졌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마케팅 아이디어와 프로젝트 이름이 나왔고 결국 지금의 ‘아이티’ 프로젝트의 모습이 완성됐다.
김 팀장은 “생각지도 못했던 방향으로 규모가 커지면서 초반에는 디자이너들도 부담감이 컸지만 국내 캐주얼 브랜드로는 처음으로 디자이너들의 이름을 걸고 상품이 나간다는 생각에 다른 제품들보다 더 공을 들이게 됐고 결과물을 받아보고는 자긍심이 생기게 됐다”며 “오랜 기간 동안 모두들 어렵게 준비하면서 팀워크도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정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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