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테이션의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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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12 오후 3:58:35

패션으로 이름 난 거리에 나가보면 명품 가방을 둘러 멘 사람들을 만나기는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그 제품이 모두 ‘오리지날’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다. 흔히 ‘짜가’, ‘짝퉁’이라는 은어로 불리우는 각종 이미테이션 명품들이 언제부터인가 단순한 유행을 넘어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A급 가짜’, ‘B급 가짜’..란 용어가 생기게 한 기이한 문화로 말이다. 거봐, 오리지날이잖아. 여자손님 두명이 이미테이션 가게에 들어와서 한 백을 가르키며 가격을 물어보았다. “네, 33만원 인데요” 점원이 대답하자 다소 놀란표정의 손님들은 나가면서 한손님이 친구한테 말한다. “거봐, 오리지날이잖아.” 취재하면서 만난 이미테이션 명품가게를 운영하는 Y모씨가 들려준 일화중 하나이다. 사실 장사를 시작한 1년전만 해도 저런 반응의 손님들이 종종 있었다고 한다. 가짜라고는 생각하기에는 너무 비싼 가격이니 그럴만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진짜처럼 만든 비싼 가짜’의 명품들이 널리 대중화까지 되어서 거의 모든 손님들은 이미테이션인줄 알면서 구입을 한다. 한마디로 잘만든 이미테이션 제품은 ‘또 하나의 명품’대접을 받는 풍조가 되어버린 것이다. 가짜도 급이 틀리다. 이미테이션 업자들 사이에 통용되는 용어중 ‘A급’과 ‘B급’이 있다. 얼핏 봐서는 A급이나 B급은 진품과 다를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확실히 차이가 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A급은 일단 소재와 감촉이 다르고 지퍼, 안주머니, 금속의 도금상태, 끝선 처리등 세밀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을정도로 정교하다. A급의 가격이 진품의 20%정도이고 B급은 그보다 5%정도 떨어진다. 만일 진품이 100만원이라 한다면 A급은 20만원대, B급은 15만원정도 하는 셈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A급보다 좋은 ‘특 A급’이 있다. 특 A급은 소재도 최고급만을 사용하며, 수량도 많지 않아서 소매상에서 구하는 것 자체가 쉽지가 않다. 품질은 일반인이 보기에는 진품과 구별하기 힘들 정도이다. 가격도 만만치 않아서 진품의 30%가격까지 받는다고 하니 웬만한 국내 브랜드보다 비싼 셈이다. 특 A급은 보통 일본 수출용으로 만들어지는데 일본에서는 아주 인기가 좋아서 이미테이션명품을 사기 위해 관광차 오는 사람도 많다고 하니, 글세 이런 경우를 ‘악화가 양화를 구축한다’라고 하는 것일까? 이미테이션의 흐름 보통 명품 이미테이션의 도매업자들은 동대문에 몰려있다. 단속 때문에 상품을 진열해 놓지 않기 때문에 소매업자가 아닌 일반 고객들이 직접 사기는 힘들다. 소매업자들은 직접 도매상에 가서 사입을 하기도 하지만, ‘나까마’라 불리우는 개인영업사원을 통하기도 하고, 퀵서비스등을 통해 배달 받기도 한다. 도매업자들은 각각 거래하는 공장(이미테이션을 만드는 곳)들이 있는데 이 공장들의 실력에 따라 A급, B급이 정해진다. 이런 도매상에도 나름대로의 법칙이 있어서 같은 동네의 소매상들에게는 같은 상품을 판매하지 않으며, 소매상들도 단속을 당했을 때 도매업자의 출처를 대지 않는 것은 이바닥(?)의 불문율이다. 불법 이미테이션에 대한 단속 법규를 살펴보면, 1차 단속시 물건을 압수당하며 압수량에 따라 벌금이 정해지는데 약 100만원정도가 부여된다고 한다. 2차 단속시에는 가중치가 더해져 300만원정도의 벌금이 부여된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은 소매상의 경우이고 물건이 많을 수 밖에 없는 도매상의 경우 형사처벌까지 받기 때문에 도매업자들의 대부분은 4,5번 별(구속)을 다는 것은 기본이라 기본이라 한다. 이미테이션에도 유행이 있다. 이미테이션 명품의 ‘빅3’는 ‘루이비통’, ‘프라다’, ‘구찌’를 꼽는다. 한때 ‘펜디’가 잠깐 유행했지만 곧 인기가 사그러졌고 ‘샤넬’은 워낙 진품의 가격이 비싸고 그 품질에 걸맞는 제작을 해야되기 때문에 제작비, 인건비등을 이유로 이미테이션제품이 없는 편이라고 한다. 오리지날 명품이 비교적 유행을 안타는 것에 비해 이미테이션 명품은 유행이 있다는 것이 재미있다. 가장 인기가 많은 제품은 뭐니뭐니해도 연예인들의 갖고 다니는 명품들이다. 연예인들이 각종 매체를 통해 선보였던 제품들은 바로바로 만들어져 ‘김희선 백’, ‘황신혜 백’, ‘엘르에 나왔던 백’..이라는 명칭으로 재빠르게 매장에 선보이곤 한다. 명품나라 대한민국 관련업자들은 지금 우리나라를 이미테이션 산업의 절정기로 보고 있다. 단속인력이 부족하고 관련법규가 미비한 것은 1차적인 문제이고,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앞서 말했다시피 이미테이션 제품이 일반 국내브랜드보다도 비싼 가격으로 팔리다 보니 모조제품을 들고 다녀도 수치심이나 자존심에 아무 가책이 없는 소비자들의 의식 구조이다. 진품이건 모조이건 간에 한두개

김기혁 기자
kira@fashioninsigh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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