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 명령과 철수 명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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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29 오전 11:22:45

2급 비밀 취급 인가증 군대에서 나는 주로 공격작전계획을 짜는 일을 담당했다. 그러던 어느날 상급부대로 이동하게 되었다. 그곳에서도 예전처럼 ‘작전장교'를 하게 되었는데 그때까지의 작전 업무와는 다른 아주 특별한 업무를 맡게 되었다. 바로 ‘철수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었다. 지금까지의 공격계획을 짜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시각에서 작전을 만드는 것이었기에 공격계획과는 다른 감각 장치(적의 입장에서)를 사용하고 입체적으로 상황을 전개해야만 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변수를 생각하며' ‘의도적으로(어쩔 수 없이) 총알받이로 세울 아군들의 위치 선정' ‘부비트렙 설치' ‘폭파시키고 갈 건물과 장비들 선정' 등등 공격보다 철수가 더 섬세하고(?) 복잡하고 주도 면밀했다. 이 업무를 하면서 공격작전을 수립할 때는 몰랐던 많은 흥미로운 사실(비밀)을 알게 되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사실은 내가 대전에서 죽어야 할 운명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였다. 내가 맡은 보직의 임무가 대전까지 와서 어떤 지점에서 끝까지 그곳을 사수하고 지켜야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즉 나의 위치변화는 ‘대전'이 끝이었다. 나의 라이프 사이클은 거기서 끝나게 되는 것이었다. 1차 후퇴는 양재동까지, 2차 후퇴는 조치원 그리고 마지막 대전까지 내가 해야 될 일들이 세부적으로 명시되어 있는 ‘개인임무카드'를 보면서 왜 철수계획이 이토록 중요한지를 깨닫게 되었다. 공격보다 철수 때 더 많은 희생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6.25때 탱크를 앞세우고 밀물처럼 밀려오는 북한군을 본 군인이 너무나 놀라고 황급한 나머지 엉겁결에 한강다리를 폭파하고 철수했다고 한다. 이로인해 수천명의 인명이 그 다리 위에서 죽었고, 국군이 다시 서울을 탈환하려 했을 때 끊어진 다리가 장애가 되었다고 한다. 이처럼 계획되지 않은 급한 철수는 적의 공격보다 무섭고 큰 피해를 유발한다. 패션 브랜드의 경우에도 런칭보다 철수가 더 어려운 경우가 많다. 런칭 보고서와 철수 보고서 브랜드 런칭 보고서를 만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미래에 대한 정확한 예측'이다. 이것이 귀찮다면 아예 미래를 바라는 대로 만들어 버리면 된다. 전자가 소극적인 마케팅이라면 후자는 적극적인 마케팅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서 마케터들의 내공을 알 수 있다. 예측을 정확히 하는 마케터들은 적은 비용에 탁월한 니치 시장 발견, 벤치 마킹 브랜드 카피 그리고 트렌드를 이용하여 매출을 극대화 하는 사람이다. 미래를 만드는 마케터들은 일반적으로 광고비에 대해서 터프하다. 예를들어 TTL의 마케팅에 대해 많은 사람이 경외하며 놀라워 한다. 솔직히 개인적으로도 천문학적인 광고 배팅을 하는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것 자체에 대해서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TTL 외에도 세진전자랜드도 이와 유사한 방법으로 미래를 만들었다. 이처럼 엄청난 돈으로 ‘광고'와 ‘홍보'를 통해서 시장을 만드는 것은 상당히 도박적인 면이 강하다. 그러나 성공하면 시장에서 가장 큰 파이를 가지게 된다. 이처럼 패션 마케터는 브랜드를 만든기 전에 ‘성공적 런칭'을 위해서 시장을 예측할 것인가? 아니면 시장을 만들 것인가를 먼저 판단해야 한다. 그리고 그 결정에 따라서 방향을 결정해야 한다. 우리나라 패션업계에서는 주로 미래를 예측하는 브랜드가 성공을 했다. 지금까지 성공했던 브랜드들은 대개 ‘상품'과 ‘아이디어'로 니치 시장에 들어가서 시장을 만드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런 브랜드들은 1년에 1~2개 나올까 말까 할 정도의 아주 낮은 확률을 보인다. 따라서 1년 만에 뜬 브랜드들에 대해서는 존경과 경외심을 가져야 한다. 비록 이런 브랜드들은 마케팅 결여와 뒷심 부족으로 인해서 3~4년을 넘기지 못하고 조용히 사라지는 경우가 많지만 여하튼 니치 시장이라는 미래의 시장을 찾아낸 것은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올해도 많은 브랜드들이 런칭했다. 그러나 어쩌면 많은 브랜드들의 런칭은 매장 전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것 같다. 그들의 브랜드들의 전략이 ‘나도(me-two)’ 전략 수준에 머문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경쟁 경영의 대가인 마이클 포터는 '나도 전략'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제 ‘나도 전략'은 시장에서 매장 당하게 된다. 왜냐하면 명확한 전략이 없으면 수많은 경쟁상대에 의해서 초죽음을 당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의 이론에 근거해서 본다면 최근 1~2년 사이에 런칭했던 어떤 브랜드들은 아마 내년에 보지 못하게 될 브랜드들도 있을 것이다. 물론 어떤 브랜드들은 패션 브랜드를 포기하고 라벨로 남아서 옷을 팔게 될 것이다. 2001년 갑자기 커지는 패션 시장을 바라 보고 ‘나도 나도' 했던 브랜드들을 그 이상도 아니고 그 이하도 아니다. 이렇듯 성공의 환상을 꿈꾸며 당당하게 런칭한 브랜드들은 시장에

권 민 기자
km@fashioninsigh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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