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그리고 3
1은 1이 아니다. 2도 2가 아니다. 갑자기 괴변 같은 이 말은 숫자가 숫자로서 기능뿐만 아니라 다른 의미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스 철학자 피타고라스는 숫자 속에 우주의 심오한 의미가 숨어 있다고 생각하여 숫자에 상징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유대교와 기독교에서도 숫자에 관해서 숫자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예를 들어 1은 처음, 유일, 절대, 통일 / 2는 조화와 증인 / 3은 하늘의 수, 완전 조화 / 4는 온 세상 모든 존재 / 5는 은혜의 수 / 6은 불완전, 미완성, 사단, 인간 / 7은 안식, 창조, 신의 수 / 8은 불완전 수 / 9는 기쁨의 수 / 10은 완전수, 편만, 모든 존재를 의미한다.
이와 같이 많은 숫자 중에서 유달리 3에 관심이 있는 것은 3이라는 숫자 안에는 전략의 통찰력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3이라는 숫자에는 ‘변화와 조화' 그리고 ‘완벽'을 상징하는 의미가 있다. 또한 그것은 기독교의 3위 일체라는 근본 사상으로도 알 수 있듯이 영적인 세계의 구조에 관해서 암시적으로 그 무엇인가를 알려주고 있다. 물론 숫자 3이 종교의 영역에서만 은혜의 코드로 사용되어진 것은 아니다. 3의 개념은 철학에서도 그 힘을 보여준다. 헤겔의 ‘정반합'에서는 2원적인 대립을 지양하는 중재자의 출현을 뜻하는 철학적 결론으로서 ‘3'이 사용되어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프로이드의 인격이론에서는 자아(ego), 초자아(superego), 본능적 충동(id)의 삼분법으로 사람을 이해했다.
이렇듯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어지는 숫자 3은 특히 협상에서도 많이 쓰인다. 삼세판이란 말도 흔히 사용되며, ‘3'은 고스톱을 할 때 판을 돌릴 수 있는 필요 충분 조건의 숫자이기도 하다. 그것은 또한 우리나라 정치의 숫자이기도 하다. 그 외에도 삼국지, 삼총사, 삼인방, 빅3 등… 3이라는 숫자에는 특별한 무엇인가가 있다.
제3의 길, 혁신의 길
토니블레어 총리의 정신적 지주인 엔소니 기든슨이 쓴 <제3의 길>은 사회주의 국가가 소멸된 시점에서 좌우 이념 대립을 넘어 인류가 지향해야 할 정치 사회적 전망을 제시한 이론서다. 기든슨이 우리에게 보여준 제3의 길은 단순히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결합이 아닌 신 자유주의적 구식 사회민주주의를 모두 극복 대상으로 설정하고 중도 좌파의 미래를 모색하자는 것이다. 그가 제안하는 3의 길은 모두 풍요롭게 살기 위한 대안의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기존의 좌와 우를 조금씩 섞자는 이론을 뒤엎는 혁신의 길이라고 할 수 있다. 제3의 길. 패션에도 제 3의 길이 있다. 이 길은 패션 왕좌를 향하는 정도의 길로서 오늘날 성공한 브랜드들은 모두 제3의 길을 걸었다. 특히 캐주얼의 역사를 살펴보면 확실히 제3의 길이 혁신의 길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캐주얼 1기에는 「죠다쉬」와 「써지오 바렌테」등의 브랜드들이 한국 패션 시장의 분위기와 흐름을 주도하였다. 하지만 이때만 하더라도 ‘브랜드'라는 개념은 없었다. 그 이후 교복 자율화와 함께 캐주얼 부흥기가 도래하였고 「이랜드」가 제3의 길을 제시했다. 그것은 로드샵의 혁명이었다. 1000억 브랜드인 「헌트」가 탄생했고 약 3000개의 이랜드그룹의 매장들이 전국을 뒤엎었으며, 이랜드그룹은 매출 1조억이라는 경이적인 신화를 썼다. 그 후 대기업에서 여러 브랜드들을 출시하면서 시장이 급팽창, 캐주얼 중흥기가 시작되었다. 이런 캐주얼 시장에 또 다른 제3의 길을 제시한 브랜드가 「지오다노」였다. 「지오다노」가 런칭할 시점에는 그 누구도 아무런 관심을 갖지도 그리고 경계도 하지 않았다. 베이직 캐주얼이라는 개념은 80년대 빅 브랜드들에게 유약한 말 장난처럼 보였다. 하지만 장난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들은 서서히 그리고 신속하게 시장에서 밀리게 되었고 결국 완전히 와해되어 버렸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제 모든 캐주얼은 「지오다노」화 되어버렸다. 그래서 「지오다노」 같은 브랜드만이 살아 남았고 「지오다노」를 베이직 캐주얼 시장의 대표 용어로 사용하게 되었다. 「지오다노」가 시장을 통일한 5년 동안 어떤 브랜드들도 제3의 길을 제시하며 1등을 위협하지는 못했다.
2등은 1등을 위협하지 않는다. 오히려 1등을 돕는 것이 2등이며 1등을 1등 되게 만드는 것이 2등이라고 할 수 있다. 1등은 시장을 만들고 2등은 시장을 나누어가진다. 그래서 대부분의 시장은 1등과 2등의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트래디셔널 시장에서 「폴로」와 「빈폴」이 적과의 동침처럼 아주 이상한 협력관계를 가지고 시장을 확대, 방어 그리고 공격하는 것처럼 베이직 캐주얼도 「지오다노」와 「TBJ」가 그렇게 시장에 두터운 방어벽을 치고 있다. 2등은 결코 1등을 넘지 않아야 한다. 물론 정서적으로는 영원한 라이벌 의식을 가지고 있어야 하고 아주 가끔씩 1등의 자리를 넘는 것이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좋으나 꼴등에서 2등
권 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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