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제 약인가? 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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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윈제도 주장에 장기투자 저해요인 반론도

2007-01-16 오후 4:07:43

6년 전, 27살의 젊은 디자이너가 연봉 1억원에 캐주얼 브랜드의 디자인 실장으로 스카웃 됐다. 기존의 관행을 깬 승급과 파격적인 액수는 그 당시 업계의 화제를 불러모았다. 연봉제가 자리잡은 오늘날, 직급과 연공을 뛰어넘는 고액 연봉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휠라코리아의 윤윤수 사장의 2001년 연봉은 22억원에 달했다. 그는 91년 10억원에 휠라코리아 사장으로 스카웃되어 2천년에는 전세계 휠라 매출의 3분의 1인 1천6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월드컵이 열렸던 지난해에는 2천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고액 연봉자는 서구식 성과체계에 익숙한 외국계 기업의 얘기만이 아니다. 국내 캐주얼 브랜드 사업본부장들도 억대 연봉을 받는 경우가 빈번하다. 한해 매출 1천억을 올리고 있는 한 캐주얼 브랜드 총괄 이사의 연봉은 2억1천만원선이다. 성과에 따른 인센티브를 합치면 그가 한해에 받는 금액은 2억5천만원에 달한다. 패션기업 기획이사들의 최근 연봉도 1억원 안팎.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연봉체계를 갖춘 대기업도 디자이너, 기획, 개발직 등 전문직에 대해서는 예외적인 대우를 하는 등 우수 전문 인력 확보에 발벗고 나서기 시작했다. 기존의 경직된 보수로는 우수한 인력을 확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 대기업에서 전개하는 트래디셔널 캐주얼 브랜드는 경력 15년인 기획 차장의 연봉을 1억원으로 올렸다. 이사급 사업부장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몸값을 올린 것은 여기저기서 그를 데려가기 위한 손길을 보내왔기 때문. 승급체계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제일모직은 이번 정기임원인사에서 디자이너 출신의 35세 여성을 상무보로 발탁·승진시켰다. 상무보에 오른 이정민씨는 이태리 도무스아카데미를 졸업하고 패션기업인 루이사베까리아의 수석 디자이너 겸 프로덕션 매니저 출신이다. 대기업에서 디자이너 출신을 상무보로 선임한 것은 이례적인 일. 주인공이 30대 젊은 여성이라는 점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얼마 전, 중견제화업체의 부장은 승진한지 불과 1년 6개월만에 이사로 거듭 승진했다. 보수적인 업체 성격을 감안할 때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한 것이다. 자유경쟁시대가 왔다. 개인의 역량에 따라 다른 연봉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입사 연차에 무관하게 승진을 하는 시대가 열렸다. 과거 연공에 의한 계단식 승급이나 임금체계는 성과위주의 보상으로 바뀌었다. 평생직장의 개념이 와해되고 경쟁력 없는 사람은 이탈되는 반면 억대의 연봉을 받는 사람들도 속출하기 시작했다. 결국 경쟁에 의한 생존법칙이 회사에 자리잡게 된 것이다. 성과급 연봉제는 회사의 비전을 실현하는 한편, 직원 개개인에게 공정한 보상을 지급하며 성장기회를 확대해 회사와 사원이 함께 성장하자는 취지에서 도입·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성과 지향적인 조직문화가 장기적인 투자와 궁극적 발전을 저해한다는 반발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보수에 따라 이곳 저곳 자리를 옮기는 철새 풍토를 조성하고 거품 연봉을 부추긴다는 우려도 크다. 성과급 연봉제, 어떻게 시행되고 있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 어디가 얼마나 받길래… 패션업체의 신입사원 연봉은 타 업종에 비해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경력에 따른 임금 상승폭이 높아 실장급 디자이너의 경우 타 업종 동일 직급의 연봉을 큰 폭으로 앞서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획, 개발, MD, 패터너와 같은 전문직 종사자의 경우 개인의 역량에 따라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신입사원은 직원이 아니라 학생’이라는 도제식(徒弟式) 사고방식이 패션업계 전반에 만연해 있기 때문. 여성복 업계 한 관계자는 “신입 디자이너가 한달에 100만원을 채 못 받고 있지만 2∼3년 전에 비하면 많이 나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경력 10년의 한 디자이너는 “한 달에 35만원을 받고 디자이너 부디끄에서 막내 디자이너로 시작했다. 물가상승 등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턱없이 낮은 수준”이라며 “가족들이‘돈을 벌으러 가는건지, 쓰러다니는건지 모르겠다’며 타박하곤 했다. 보통의 패션업체들이 다 그만그만한 상황이었다”고 회상했다. 직급별 개인별 보수가 큰 차이를 보이는 이와 같은 현상은 특히 여성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중견 여성복 업체의 경우, 신입 디자이너의 한달 급여는 85∼100만원선. 상여금을 포함한 연봉은 평균 1천300만원으로 사무직 직원의 1천500만원보다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실장이 되면 연봉이 6천∼8천만원대로 치솟으며 기획이사는 8천∼1억2천만원의 연봉을 받아 같은 연차의 사무직 직원보다 2배 가량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캐주얼·남성복·아동 등 타 복종의 디자이너보다 높은 수준이다. 여성복 업체는 대부분 규모가 작고 고객 층이 까다로와 디자이너 개인의 역량이

안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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