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의 패션 인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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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29 오전 10:59:53

혹한 끝에 잠시 추위가 가시자 출근길 2호선 전철은 합정역을 빠져 나와 당산철교에 올라서면 갑자기 온 세상은 하얀 안개에 쌓여 한치 앞도 안보일 정도로 자욱한 자연의 장관이 만들어 놓은 터널을 지난다. 지난해 월드컵의 함성 속에 묻혀 솔솔 피어 오르던 패션 업계의 그늘은 밀도 높은 한강의 안개처럼 불과 반년 만에 근근히 잘 버텨오던 우량기업에까지 영향이 확산되는 시계 제로의 시장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는 것 같다. 한동안 무풍지대를 순항하던 패션 업계에서 “어제 A 기업이 1차 부도가 났다. B 기업이 시장에 나왔다” 라는 등의 부정적 뉴스가 흘러나오기 시작하는 현재의 상황은 몇 년 전 IMF상황이나 90년대 초반의 숙녀복 시장 재편기 혹은 더 이전의 80년대 중반 내셔널 브랜드 팽창기와 비슷하게 느껴진다. 기성세대와 신세대 혹은 디지털 세대와 아날로그 세대의 충돌로 일컬어지는 새로운 세대가 선택한 대통령의 등장 속에 새로운 해가 시작되었지만 시계불량상태에 놓여 있는 패션 기업들의 전망은 새 시대에 대한 기대보다는 공포에 가까운 두려움 속에 2003년을 맞이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이런 상황 속에서 패션 기업들이 나가야 할 방향성과 관련해서 몇 가지 나름대로의 패션 인사이트 (패션인사이트 지면에 기고하는 글이지만 독자들은 여기서는 ‘패션 식견’이란 표현으로 이해해주기 바란다.) 철학에 대해 풀어가 보려 한다. 독자의 이해를 구하기 위해 먼저 밝힌다면 본인은 아주 철저한 시장 원칙주의자이다. 이런 배경에서 글을 읽어 나간다면 조금 더 이해가 될 것이라 믿는다. 패션산업, 예측과 대비가 가능한가? 우선 일반적으로 ‘패션산업’은 ‘소비’와 매우 밀접한, 지수 상관 관계로 따지면 상관관계지수(Correlations Index)가 0.95로 나타나는 지극히 소비성 산업으로 분류되고 있다. 이러한 수치는 패션 선진국으로 갈수록 더 높아져 일본이나 프랑스 등은 0.97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상관관계가 높게 나오는 만큼 실물 경제에 민감한 산업이란 점은 조금 다른 각도에서 보면 “예측과 대비가 가능하다”란 해석도 할 수 있게 된다. 소비 관련 여러 지표 중에서 6개월후의 경기, 생활형편, 소비지출계획 등에 대한 인식을 예측하는 소비자 기대지수는 2001년 2/4분기를 피크로 하락하고 있고, 소매유통업 경기지수는 2002년 1/4분기부터 백화점이 소매유통 표준인 106에 훨씬 못 미치는 96에 불과한 상황이 연출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패션분야는 품목별로 약간의 차이가 있었지만 2002년의 상황에 대해 낙관적인, 아니 낙관적이기 보다는 기업의 방향성 설정에 대해 무모하게 밀어붙이기 상태에서 출발한 것이 사실일 것이다. 이러한 주장의 배경은 소비자 기대지수와 같은 6개월 전 예측지수를 포함한 여러 계통의 다양한 예측 지수들을 활용하여 패션사이클과 결합하는 프로세스만 이루어진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유독 패션업계는 겉으로는 서비스산업, 첨단 문화 산업, 벤처 산업, 고부가가치 감성 산업을 표방하면서도 매스 마케팅시대의 프로덕트 아웃(Product-Out) 비즈니스의 전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지금과 같은 안개상황에서 반복적으로 위기론, 불황론, 한계론을 거론하면 공포체험을 하고 있는 이유라고 단언한다. 마켓 수용력과 효용의 조건을 충족하라 한국 사회는 현재 급속도로 “규모의 경제” 법칙과 경영상식이 무너지고 있다. 오랫동안 거론해 온 ‘패러다임 쉬프트(Paradigm Shift)’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도달한 것이 정확한 판단일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패션 기업이 전통적으로 제조기업의 기존 전략을 고수해 온, 즉 매출 중심의 규모의 경제 추종 경영의 한계점에 도달했음을 증거하고 있다. 최근에 나온 업계 월별 통계수치를 보면 패션 유통의 절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백화점 매출이 IMF 당시에도 경험하지 못한 두 자리수 역 신장을 연속 기록한 가운데 품목별 매출 구조를 보면 전체평균 17% 감소에 의류매출 25% 감소라는 내용이 드러난다. 이런 상황은 단순하게 판단해도 패션 산업에 8% 정도의 거품이 존재하고 있다는 표현으로 받아 들여도 틀리지 않은 상황일 것이다. 가슴 아프지만 몇 년 전 상황들을 간략히 리뷰해 보면, 90년대 중반 여성복 업계를 중심으로 1천억 브랜드가 거론 되면서 우리는 IMF라는 상황을 맞이하였고 1천억 브랜드의 주인공들이 법정관리, 화의, 워크아웃 속으로 사라져 가는 것을 경험했다. 그 당시 1천억 브랜드는 패션업계의 목적이고 목표였을 정도로 부러워하고 추종하는 분위기가 패션업계 전체를 지배하였지만 이것이 사상누각이었음을 깨닫는데는 그리 많은 시간이 필요치 않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 당시 살아남은 패션 기업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면서 1천억 브랜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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