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위한 행사’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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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비즈니스 - 패션산업 발전의 발판으로

2006-12-28 오후 3:08:50

지난 1월, 학여울 전시장에서 개최된 2003 춘계 서울패션위크의 한 쪽 전시관에는 「쌈지」, 「데무」, 「슈페리어」 등 유명 패션 브랜드들의 상품 판매전이 펼쳐졌다. 썰렁한 부스 안에 놓여진 행거와 옷들은 마치 대형체육관에서 열리는 ‘창고 대 방출전’을 연상케 했다. 맞은편 전시관도 상황은 마찬가지. 섬유기계, 의류 브랜드, 패션 정보사, 패션 학원, 잡지사 등 다양한 업종들의 부스가 뒤섞여 있는 전시관은 그 성격을 가늠하기가 힘들었다. 행사에 참가한 업계 관계자들은 “무엇을 목적으로 한 행사인지 모르겠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한 여성복 브랜드 관계자는 “해외 바이어들에게 브랜드를 선보일 차원에서 행사에 참가했다. 그러나 기대했던 중국 바이어들은 거의 없고 일본 소상인들만이 일부 찾아와, 별 성과가 없었다. 앞으로 국내에서 열리는 행사에는 참가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2002년 11월 초 코엑스 컨벤션홀에서 열린 SFAA 컬렉션 행사장은 패션을 전공하는 대학생·학원생, 디자이너의 고객으로 짐작되는 일단의 아줌마 부대, 브랜드 디자이너, 디자이너들과 친분이 있는 업계관계자들로 다소 분주한 모습이다. 그러나 시즌마다 전세계 패션 업계관계자들의 이목이 주목되는 파리·밀라노·뉴욕 등 세계 유력 컬렉션 행사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이다. 옷을 바잉하기 위해 온 바이어들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으며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부스도 달랑 몇 개고 허술하기 그지없다. 컬렉션 장을 찾은 한 여성복 브랜드 디자이너는 “트렌드 정보는 대부분 해외 컬렉션이나 시장조사를 통해 얻는다. 국내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에서 새로운 정보를 찾는다는 건 힘든 일이다. SFAA나 서울컬렉션 등 패션쇼가 열리면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디자이너 쇼 1∼2개만 재미 삼아 골라보는 편”이라고 말했다. 컬렉션을 시작한지 10년이 훌쩍 넘어버린 SFAA컬렉션, 한국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정상급 디자이너들의 패션쇼인 서울컬렉션, 아시아의 대표적인 패션 비즈니스 전시회라는 기치를 내건 서울패션위크, 아시아의 패션소재 소싱의 근원지로 만들겠다는 취지의 프리뷰인서울(PIS)… 등, 패션·섬유산업의 현주소를 찾아보고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볼 수 있는 컬렉션·전시회들이 ‘목적과 성과가 있는 행사’가 아닌 ‘행사를 위한 행사’로 전락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패션·섬유 전시회와 컬렉션들이 해외 바이어들에게는 물론, 국내 패션 관계자들에게도 신뢰를 잃어 가고 있다. 행사를 둘러본 사람들은 “늘 그렇지요 뭐…, 언제는 뭐 볼게 있었나요” “사람들이 그렇게 없어서 어떡해요” “아쉬운 점이 많다. 적지 않은 돈이 들텐데…투자대비 효과가 너무 없는 것 같다”는 아쉬움을 토로한다.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행사를 한다고 하니까 들러는 보지만 ‘이제 별로 기대도 안 한다’는 조다. 행사를 위한 행사…그 요인 패션·섬유 전시회와 컬렉션이 이 같이 신뢰를 상실해 가는 것에 대해 행사관계자들은 “우리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안다”고 말한다. 지금까지의 패션 컬렉션·전시회가 ‘행사를 위한 행사’에 그쳤다는 점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그들은 ▷디자이너들의 경쟁력 약화 ▷패션·섬유 업체들의 참여 저조 ▷바이어 참여 저조 ▷행사에 대한 국내·외 홍보 부족 ▷예산 부족 등을 행사가 성장하지 못하는 요인으로 꼽았다. 산업자원부 섬유패션산업과의 김세준 서기관은 “지금까지 디자이너들의 컬렉션은 자기 고객들과 학생들을 위한 잔치였던 것이 사실이다. 홍보 부족으로 해외바이어들의 참여도가 낮았던 것도 문제지만, 바이어들이 찾아와도 ‘살만한 옷이 없는 것’도 문제다. 좀 더 신선하고 창의적인 감각의 디자이너 상품이 아쉽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난 서울패션위크 전시장 한 쪽에서 브랜드들의 재고 상품을 판매한 것은 한마디로 어이없는 일이다. 기획사가 행사시작 한달 전에야 결정됐다. 시간이 없어 행사를 기획하고 업체를 유치하기 힘들었던 상황은 이해하지만…, 도무지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고 바이어들의 참여도 또한 낮았다. 행사의 부실은 행사를 엉뚱하게 기획한 기획사에게도, 행사시작 한달 전에야 기획사를 선정한 행사주최측에도 책임이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패션협회의 정상용 과장은 “국내 전시회가 아시아의 대표전시회 발전하기에는 주변국에 비해서 생산(중국 우세)·지리(홍콩 우세)·소비 시장(일본 우세) 등의 조건이 열세하다. 정부의 지속적이고 집중적인 투자와 보다 활발한 홍보·교육 등이 뒷받침 돼야 전시회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섬유산업연합회 기획홍보팀의 염규배 부장은 “전시회에 참가하는 업체들은 ‘바이어가 없다’며 행사 참가를 꺼리고, 바이어들은 ‘살 물건이 없다’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인다. 이

엄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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