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12일 밤 10시 50분.
채널 45번에서는 50분간 화려한 속옷의 향연이 펼쳐졌다. 이날 방송을 탄 제품들은 올 파리쇼에 선보였던 「르메이유 By 수잔나 리」 브라, 팬티 10종세트. 르메이유 파리쇼 진출 기념 특징으로 마련된 이 날 방송이 진행되는 같은 시각, 공중파 채널에서는 네덜란드에서 열린 한국 올림픽 축구대표팀과 네덜란드 올림픽 대표팀과의 중계가 있는 탓에 당초 큰 매출은 기대되지 않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방송이 시작되면서 한 두통 문의전화가 들어오더니 10분이 지나면서 주문이 폭주해 50분간 5억어치의 상품이 팔렸다. 분당 1천만원, 80세트의 상품이 팔린 셈.
이에 대해 LG 홈쇼핑은 “속옷은 100분간 5억원 어치를 팔면 잘 팔았다고 한다. 50분에 5억원은 유례없는 기록”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CJ, LG 홈쇼핑채널에서는 유명 디자이너들의 이름을 붙인 인너웨어를 선보여 짭짤한 수익을 올리고 있다.
제작년 하반기에 나온 LG의「르메이유」는 출시 후 일년 동안 모두 20만세트가 판매됐으며, CJ 홈쇼핑에서 진행하는 「피델리아」는 작년 한해 54만세트, 600억원의 수익을 올려 히트상품으로 선정됐다.
이영희씨가 디자인을 맡고 코오롱에서 생산을 맡은 현대 홈쇼핑의 「라끄떼」도 시간당 1∼2억정도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싸고 편안한’강점을 가진 홈쇼핑과 ‘고급감’을 가진 디자이너의 만남이 대박사례를 낳은 것이다.
패션업계의 제휴 바람이 거세다. 패션업계에는 최근 동종업체간의 공동 프로모션, 사업제휴뿐만 아니라 이업종과의 짝짓기까지 다양의 제휴모델이 나타나고 있다.
업계관계자들은 “경기침체에 따라 내실 위주의 경영을 꾀하면서 전략적 제휴가 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의 니즈가 까다로워지면서 업체간의 전략적 제휴가 진행되고 있다. 개별 브랜드나 기업 혼자서 소비자를 잡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한정된 자원으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타사와의 협력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다”고 말한다.
상품, 쇼핑, 정보 등 모든 것에서 공급이 수요를 앞지르는 소비자시대에는 공급자들 간의 수평적, 수직적 제휴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인 요구가 되고 있다.
날이 갈수록 세지는 소비자의 힘에 맞서기(?) 위해 공급자들 공동대응이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다.
서로의 강점 이용하기
한달 전 쯤 한 커뮤니티 사이트의 아바타 쇼핑몰에 접속한 김선영(21)씨는 깜짝 놀랐다.
자신이 좋아하는 캐주얼브랜드「마루」매장에서 팔리고 있는 후드점퍼, 플리츠 스커트, 트레이닝 팬츠 등이 아바타 의류 아이템으로 제작돼 올라와 있기 때문.
아이템 당 가격도 1천원 후반대로 저렴한 편이어서 한달 동안 3벌정도 구입했다.
또 아바타 몰에서 눈여겨 봤던 「퀵실버」 지퍼넥 재킷을 사기 위해 몇일 전에는 코엑스몰 「퀵실버」 매장에 방문했다. 지퍼넥 재킷이 실제 보니 생각만큼 예쁘지 않아 구입하진 않았지만, 매장에 나간김에 편하게 입을 수 있는 로고티 하나를 구입했다.
패션업체들이 상품 홍보에 네이트, 다음, 세이클럽 등 인터넷사이트의 아바타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자신의 타겟고객에게 브랜드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통로라는 판단에서다. 특히 10∼20대 젊은층 대상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는 패션업체들은 오프라인에서 본격적인 출시를 하기 전에 먼저 온라인 아바타 아이템으로 선보여 고객선호도나 시장 반응을 미리 테스트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상품은 온라인 아바타 아이템으로 만들어 네티즌들의 호응을 높이고, 오프라인 판매가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현재 네이트닷컴(www.nate.com)에서는 「퀵실버」 「마루」 「노튼」 「올리브데올리브」 등 7개의 아바타 브랜드 샵을 운영하고 있다. 세이클럽(www.sayclub.com)에서는 「나이키」「휠라」 「서어스데이아일랜드」를 다음(www.daum.net)은 「노튼」 「이티에스」와 제휴, 쇼핑몰을 운영하고 있다.
네이트닷컴을 운영하고 있는 SK커뮤니케이션즈는 “네이트는 유명 패션브랜드들이 구축해놓은 이미지로 매출 증대효과를 얻고 있으며, 패션브랜드들은 우리의 젊은 고객들을 대상으로 효율적인 마케팅을 진행할 수 있어 서로 윈윈효과를 얻고 있다”며 “브랜드몰 도입후 네이트 아바타몰 매출이 15∼20%정도 증가했고 브랜드몰에서 팔리는 아바타 의상이 오프라인 의류판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으로 패션 브랜드들과 추가로 제휴해 브랜드몰을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마루」 홍보팀 남은미씨는 “의류를 온라인상 아바타 아이템으로 구현해 20대 전후의 소비자들의 마루에 대한 인지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마루」의 젊은 이미지 구축에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돼 앞으로 계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
조정민 기자
< jeong@fashioninsigh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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