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 녀석이 혼자 킥킥대며 읽고 있는 동화책을 어깨 너머로 엿보다 책 제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개구리 왕자 그 뒷이야기>라… 내가 어릴 적 읽었던 그 책인가?’ 염치 불구하고 그 책을 끝까지 읽어 보았습니다. 책은 마법에서 풀려나 왕자로 변한 개구리가 공주와 결혼하여 행복하게 잘 살았다더라 하는, 누구나 어린 시절 한번씩은 읽었을 <개구리왕자> 동화의 패러디였습니다. 두 주인공들은 과연 영원히 행복했을까? 하는 의문점에서 출발하여 ‘과거의 버릇을 버리지 못한 개구리왕자와 잔소리만 심해진 공주’라는 색다른 상상을 펼친 속편 이야기 형식을 띄고 있습니다.
개구리왕자와 결혼한 공주는 왕자가 너무나 못마땅합니다. 왕자면 용감하게 용이나 거인과 싸워 이겨야 할 텐데, 집 안에서만 빈둥거리며 파리만 보면 혀를 날름거리고, 기껏해야 개구리처럼 연못에 가서 놀기만 할 뿐입니다. 왕자 또한 공주의 잔소리를 견딜 수가 없습니다. 단지 멀리 달아나고 싶을 뿐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왕자는 차라리 개구리였던 때가 지금보다 더 낫겠다는 생각을 하고, 자기를 다시 개구리로 만들어 줄 마녀를 찾아 숲속으로 들어갑니다. 거기서 왕자에게 주문을 걸려는《잠자는 숲속의 공주》의 마녀, 왕자에게 독이 든 사과를 먹이려는《백설공주》의 마녀, 왕자를 잡아먹으려는 《헨젤과 그레텔》의 마녀를 만나 갖은 고생을 합니다. 왕자는 마침내《신데렐라》의 착한 요정을 만나지만, 자신이 원하던 개구리가 아니라 마차로 변해버립니다. 자정이 되어 다시 왕자로 변하자, 밤길을 달려 무사히 성으로 돌아오지만 왕자를 맞아주는 건 변함없는 공주의 잔소리. “당신, 도대체 어디 있었어요? 걱정하느라고 죽을 뻔 했다구요.” 왕자는 공주의 그 잔소리가 바로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왕자가 공주에게 입 맞추자, 둘은 개구리로 변했고, 영원히 행복하게 팔짝팔짝 뛰어다닙니다. 참으로 기발한 상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이야기를 인용한 이유는 브랜드에 대해 말씀드리기 위해서 입니다. <개구리왕자 그 뒷이야기>는 자칫 무겁게 느껴질 수 있는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영화와 같은 재미있고 다양한 화면구성을 통해 장난스러우면서도 의미있게 풀어냈습니다. 희화적인 캐릭터가 예쁜 그림에 익숙한 어린이들에게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인물의 특징을 재미있게 잘 표현했습니다. 또한 공주와 왕자가 예뻐야 한다는 고종관념도 깨집니다. 거기에 마녀, 왕자, 공주가 나오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TV, 리모콘, 잡지, 아이스크림과 초콜릿 등 요즈음 아이들에게 익숙한 소품이 재치 있게 사용되었습니다. 즉 시대상황과 타겟에 맞게 이야기를 진화시켰습니다. 제가 어릴적 재미있게 읽었던 동화를 제 아이가 여전히 재미있게 느낄 수 있는 이유가 그러한 장치와 시도들 때문이란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시도를 브랜드의 관점에서 생각해 보면 장수하는 브랜드가 되려면 긍정적 방향으로의 ‘브랜드 진화’가 필수라는 적용을 해 볼 수 있습니다. 기존의 브랜드가 가지고 있는 큰 틀은 바꾸지 않으면서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대와 목표 고객의 눈높이에 가까이 다가가려는 노력이 브랜드를 지속 성장시키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 입니다. ‘앞서가는 브랜드’는 ‘스스로를 가장 큰 경쟁상대로 생각하고 진화하는 브랜드’ 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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