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와 브랜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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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03 오전 11:48:21

일본 출장길에 유나이티드 에어라인을 이용한 적이 있습니다. 비행기 내부 인테리어나 기내식, 스튜어디스들의 서비스는 우리 비행기에 비해 좀 떨어져 보이는 느낌이었지만, 흥미로운 점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티타임에 나오는 커피를 양 옆자리에 앉은 사람들이 두번 세번 계속해서 주문해 마시는 것이었습니다. “기내 커피가 그렇게 맛있나?” 하며 저도 한잔 받아드는 순간, 제 눈에 들어온 건 종이컵에 선명히 새겨진 「스타벅스」의 심볼과 로고였습니다. ‘이야, 브랜드 커피를 기내 서비스로 다 주네’라며 내심 감탄을 금치 못했습니다. 그 안에 담긴 커피가 진짜 「스타벅스」에서 공수한 제품인지, 항공사와 커피 회사 간에 어떤 협의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기대치 않은 만남을 통해 기분이 좋아지고 대접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 분명 성공적인 브랜드 제휴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3만 피트 상공에서 마시는 「스타벅스」 한잔은 자신을 우아하게 만들어주는 색다른 느낌을 받기에 충분합니다. 브랜드 파워가 있다는 것은 이처럼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위력을 발휘합니다. 특히 적절한 환경과 결합이 되면 큰 시너지를 발휘하기도 하지요. 그래서 모두들 강력한 브랜드를 만들려고 고민하지만, 이미 만들어진 모습만을 부러워하며 과정을 간과하기 쉽습니다. 「스타벅스」의 네이밍은 경영자 하워드 슐츠가 좋아했던 소설 《모비딕》에 등장하는, 커피를 좋아하는 항해사 이름인 스타벅(starbuck)에 s를 붙여 만들어지게 됩니다. 여기에 심볼의 컬러는 자연 친화적인 이미지의 일관성을 위해 초록색을 사용하고, 노르웨이의 전설에 등장하는 사이렌(Siren)을 형상화하였습니다. 사이렌은 상반신만 여인의 모습을 띤 ‘반인반어’(半人半魚)인데, 아름다운 목소리로 항해사들을 매료시키는 요정입니다. 정리하자면 「스타벅스」는 사이렌의 목소리처럼 커피의 향으로 사람들을 매료시킨다’는 의미가 심볼 안에 내포되어 있습니다. 이런 시각적 요소뿐 아니라 재활용된 용기를 통한 친환경적 촉각체험, 커피향과 커피 끓는 소리를 통한 후각·청각 커뮤니케이션의 극대화도 적절히 계획되어 있습니다.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은 자서전에서 이런 「스타벅스」의 공간 개념을 ‘제3의 장소’라고 명명했습니다. 제3의 장소란 집이나 직장 다음으로 편안한 장소, 사람들이 모일 수 있으며 직장이나 집에 대한 관심을 잊고 쉬며 이야기할 수 있는 비공식적 공공장소를 뜻합니다. 「스타벅스」 매장에 오게 되면 고객들은 무언가 신비함이 배어 있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요정 모양의 다양한 그림과 로고, 생물 모양의 요소들, 친자연적인 부착물들과 이미지, 재배→배전→추출→커피향을 의미하는 초록·갈색·청색·노랑의 컬러 등 감성적 디자인 테마들이 기업정신과 브랜드 이미지를 반영하여 일관된 전략하에 총체적으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오감의 요소들이 최대한 활용되어 고객과 친숙한 관계를 지속적으로 형성하고 있는데,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이 앞에 브랜드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탄탄한 스토리를 기반으로 하는 브랜드는 흥미로운 이야기를 통해 브랜드의 핵심 아이덴터티를 일관성 있고 효율적으로 전달하여, 소비자의 잠재의식 속에 브랜드의 자산을 차곡차곡 구축하게 해줍니다. 모래 위의 집이 아닌 기초가 튼튼한 집, 비바람에도 끄떡없는 집을 짓게 해주는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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