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겐 다소 생소하지만 1950년대 중후반 엘비스 프레슬리와 함께 로큰롤의 씨앗을 뿌렸던 가수 자니 캐쉬의 삶을 다룬 전기 영화 <앙코르>. 원제는 자니 캐쉬의 대표곡인 <walk the line>으로 우리 나라에서는 <앙코르>라는 제목으로 개봉되었다. 50년이 훌쩍 흐른 지금, 스크린에 고인이 된 자니 캐쉬의 열정적인 라이브 인생과 그의 무대를 앙코르로 다시 만나는 것 자체가 뮤지션 전기 영화의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어린 시절부터 노래를 좋아했지만 평범한 외판원으로 살아오던 자니 캐쉬(호아킨 피닉스 분)는 한 작은 레코드 회사에서 얻은 기회로 자신의 첫 앨범을 낸 뒤 순식간에 전 미국 소녀들의 우상으로 떠오른다. 이미 첫사랑과 결혼한 유부남이었던 자니는 가수인 준 카터(리즈 위더스푼 분)와 투어를 다니다가 열정적인 사랑에 빠지게 된다. 더욱이 마약중독으로 망가질 대로 망가진 자니에게 준은 그의 유일한 구세주처럼 보인다. 그러나 두 번의 이혼 경험으로 남모르는 상처와 고독을 안고 사는 준은 자니에게 쉽사리 마음을 열지 못하는데….
위대한 사랑의 재발견과 노래에 대한 열정을 통해 한 인간이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정신적인 여정에 관객은 매료되기 시작한다.
화려함과 외로움의 사이
인기 있는 컨트리 가수인 준 카터의 무대의상은 화려하고 여성스럽다. 1950∼1960년대의 마릴린 먼로로 대변되는 글래머러스함과 섹시함까지 넘나드는 의상으로 뛰어난 노래 솜씨와 함께 화려함을 선사한다. 무대 위에서의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을 노래하는 준은 러플이 달린 하이 웨이스트에 넓게 주름이 잡혀 무릎까지 내려오는 꽃무늬 가득한 플레어 스커트로 한껏 화려함을 뽐낸다.
특히 시대적인 정황상 2차 세계대전 이후 크리스찬 디올에 의해 선보인 피트 & 플레어 스타일의 뉴 룩이 자주 선보인다. 약간은 짧은 듯 상체에 꼭 맞는 카디건, 벨트로 조인 허리, 풍성한 주름의 풀 스커트가 그것. 특히 조니와 준이 낚시를 하러 가는 장면에서 그녀의 노란색 카디건과 플라워 프린트 풀 스커트는 소녀적인 우아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헤어 스타일은 1960년대에 많은 여성들이 선호한 높고 볼록한 형태. 이 스타일은 공기를 넣어 부풀린 것과 같은 과장된 스타일로서 준 카터로 분한 리즈 위더스푼의 작은 체구를 커버하여 주며 의상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한편 엄격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난 뒤 이혼의 고통을 두 번이나 겪은 준 카터의 평상시 의상은 베이지, 검은색 등의 카디건에 얌전한 스커트 차림으로, 화려한 가수로 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평범한 인간으로서 준 카터가 겪는 내면의 고독과 외로움을 보여준다.
블랙의 힘
공군 장교로 복무하던 자니 캐쉬는 초반에는 외판원으로 초라한 복장으로 일한다. 그러나 음악에 대한 끊이지 않는 갈증으로 결국 허름한 스튜디오에서 처음으로 자신의 밴드들과 함께 녹음을 하게 되는 날. 준 카터가 주로 입은 검은색 셔츠를 장례식에 가는 옷 같다며 아내는 붉은색 체크 셔츠를 권유한다.
하지만 자니는 “밴드 멤버들이 공통적으로 가진 옷은 이게 다야”라며 화려한 뮤지션의 데뷔 무대라고 보기엔 다소 우울한 검은 셔츠를 입고 기획자 앞에 선다. 이어 전쟁터에서 마음을 담아 작곡한 곡을 구슬프게 노래해 일약 스타가 된다.
검정색 셔츠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듯 자니 캐쉬에게 노래는 유일한 선택이자 필연이었다. 마약의 늪에서 벗어나 새로운 음반을 계약하러 갈 때도, 교도소로 라이브 공연을 갈 때도 그는 늘 블랙 수트를 입는다. 아마도 그가 검은 양복으로 차려 입고 검은 선글라스까지 착용한 모습은 처음 노래를 시작하던 자니의 초심으로 돌아간 의지로 보인다.
트레이드 마크가 된 검은 옷을 즐겨 입는 이유에 대해 자니는 “전 세계에서 고통받는 빈자와 피억압자들을 예우하고 떠올리기 위해서”라고 어느 인터뷰에서 밝혔다. 그의 말대로 블랙은 말없는 다수의 침묵일 수도, 아니면 아우성일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블랙은 아무런 장식 없이 그 존재 자체만으로 힘을 가지는 최고의 컬러가 아닐까 한다. 고급스러움과 카리스마가 동시에 녹아 있는 블랙의 힘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영화다.
리얼리티와 진실을 노래하는 최고의 무대 재현
2006년 골든글로브 최우수작품상, 뮤지컬 코미디 부문, 남녀 주연상에 이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까지 차지하며 영화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영화 <앙코르>. 영화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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