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므파탈’에서 ‘구세주’가 된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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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6 오후 3:50:48

여자는 위대했다. 아니, 고은주는 대단했다. 육탄공세를 퍼부어서라도 얼굴과 몸매로 안 되는 일을 되도록 만드는 것이 그녀가 가진 최고의 무기다. ‘남자’를 얻기 위한 그녀의 처절한 몸부림은 엽기, 발랄을 넘어 도발적이고 섹시하다. 그녀는 외친다. “못생긴 여자들이여! 용기를 가지고 몸으로 들이대라! 그러면 열릴 것이다.” 단 똑똑해야 한다는 충고도 잊지 않는다. 영화 <구세주>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못난이 ‘그녀’와 잘난 ‘그’가 서로가 서로의 구세주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웃긴 남자 배우와 가장 웃긴 여자 배우가 만난 영화 <구세주>가 코믹 영화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코믹, 멜로, 액션 등으로 이어지는 휴머니티를 강조한 감동 드라마이자 가족과 사랑의 의미를 보여주는 진짜 ‘구세주’와 같은 영화이기 때문이다.


폭탄과 킹카의 만남
만년 대학생 임정환(최성국 분)은 날라리, 바람둥이로 9년째 졸업도 못하고 있다. 부유한 집안의 철없는 외동아들이지만 형편이 어려운 친구의 등록금을 대신 내주는 의리파이기도 하다. 자신이 굉장히 잘 나가는 킹카라는 착각 속에 사는 정환은 조인트 MT에서 얼떨결에 물에 빠진 여학생을 구해준다. 이것이 인생 최대의 실수가 되리라곤 상상하지 못한 채…

대학 시절에 남자 한번 제대로 낚아보자는 발칙한 의도로 일부러 물에 빠지는 용감무쌍한 폭탄 고은주(신이 분). 그녀는 자신을 구해준 정환을 인생의 구세주이자 운명의 남자로 받아들이며 요즘 말로 대놓고 들이대기 시작한다.

군대 간 정환에게 면회 간 은주는 큰 일(?)을 치르기 위해 작정하고 육탄공세를 가한다. 하룻밤의 불장난은 2년이 지나 바람둥이 킹카, 정환의 발목을 잡는 사건으로 되돌아온다. ‘대한’과 ‘민국’으로 이름 지은 쌍둥이를 품에 안고 여검사가 되어 나타난 고은주의 등장이 그것. 은주의 등장으로 정환은 졸지에 쌍둥이 아빠가 되고 원치 않는 결혼을 하게 된다.


섹시와 큐트의 조화
은주는 정환과의 하룻밤을 위해 한껏 멋을 부렸다. 꽃무늬 자수가 들어간 샛노란 니트 조끼에 남색 스커트, 양쪽으로 갈래 묶음한 헤어 스타일, 벌겋게 칠한 립스틱. 예쁜 여자 후배가 면회 왔다는 소식에 들뜬 정환의 기대를 산산이 무너뜨리는 촌스러운 패션의 극치였다.

풋풋한 대학생 이미지를 연출하면서도 절대 예쁘지 않아야 하는 주인공 캐릭터 은주를 표현하기 위한 의도된 언밸런스 패션.

그러나 야릇한 분위기를 위해 준비한 은주의 밤 패션은 정환을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블랙 코르셋을 이용한 란제리 룩을 걸친 은주의 매혹적인 몸짓이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간 것.

2년 후 강력계 여검사로 변신한 은주의 패션은 이중 콘셉트를 갖춘다. 낮에는 여검사로 활약하는 성공한 커리어 우먼 콘셉트의 모던한 베이지 정장을 주로 입는다. 하지만 밤에는 남편을 유혹하기 위해 란제리 패션을 선보이면서 섹시함과 요염한 자태를 뽐낸다. 틈틈이 복싱으로 몸매를 관리해 S라인으로 떨어지는 허리 라인은 섹시함과 요염함에 귀여움까지 보너스로 제공한다.

한편 정환은 때깔나게 차려입고 여자들 꼬시기에 나선다. 느끼한 콘셉트에 맞춰 셔츠 단추 2개 풀기는 기본, 은목걸이로 마무리. 그러나 은주 앞에서 정환의 뛰어난 패션 감각은 유명무실해진다. 정환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자연스러운 자태만을 뽐낼 뿐. 여기에 강도가 약할 때의 러닝 셔츠와 알록달록 트렁크 팬티 패션이 정환의 느끼함과 딱 맞아떨어진다.


팜므파탈의 유혹
작정하고 덮치는 여자를 피할 수 있는 남자가 세상에 몇이나 있을 것인가! 정환은 팜므파탈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한다.

팜므파탈(Famme fatale)은 ‘치명적인 여성’을 뜻한다. 남성을 유혹해 죽음이나 고통 등 극한의 상황으로 치닫게 만드는 여성을 가리키며 남자를 파멸로 이끄는 악녀를 뜻한다.

여기에서 은주는 필사적으로 운명의 남자를 ‘내 남자’로 만들고 저돌적인 방법을 써서 그를 꾐에 빠지게 한다. 철저하게 이중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낮에는 똑 부러지는 여검사이지만 밤에는 남편을 벗기는(?) 대담함을 가지고 있다. 또한 가족들에게 깍듯하게 대하는 정숙한(?) 며느리이지만 남편에게는 음흉한 짓(?)도 서슴없이 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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