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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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06 오전 10:08:45

김소희의 재미있는 소재이야기(12) 최근 연예인 데뷔시절 사진들이 하나의 흥미거리로 인터넷을 장식하고 있다. 엄앵란의 데뷔 시절 사진이나 김수미의 젊은 시절 등은 모두에게 친근하고 신선한 충격이자 추억으로 다가온다. 이 중 386세대들이 가장 흥미로워 하는 사진들이 있다면, 그것은 그들이 청소년기를 보내던 1980년대에 데뷔했던 스타들의 사진일 것이다. 이 사진들은 ‘아, 그땐 굉장히 멋있어 보였는데 지금 보니 촌스럽구나’와 같은 느낌과 함께 ‘내가 이런 사람에게 그렇게 열광했다니’라는 오랜 향수를 자극한다. 얼마 전 가수 김완선의 데뷔 시절 사진을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김완선은 1980년대 중반에 데뷔했던 당시 최고의 신데렐라였고, 어린 18세의 나이에 앨범을 냈던 가수다. 그러나 김완선의 데뷔 시절 사진에서 그녀는 짙은 푸른 색의 나염 항아리 치마를 입고 검은 스타킹에 하이힐을 신었으며, 어깨에는 패드, 이른바 뽕이 잔뜩 들어간 재킷을 입고 있었다. 도대체 18세 같지 않은 차림을 하고 있었던 것. 그러나 생각해 보면 1980년대는 정말로 그런 시기였다. 20대 여성이나 40대 여성이나 모두 비슷한 옷을 입었다. 정장을 주로 입는 여성들이라면 나이에 상관없이 사자 머리처럼 부풀린 머리를 하고, 어깨 패드가 엄청나게 들어간 상의에 항아리 형태로 힙이 강조된 스커트를 입고 있었다. 도대체 왜일까. 당시엔 에이지 구분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일까? 역사적으로 여성의 아름다움을 강조하는 데 있어 가냘픈 연약함 따위보다는 후덕한 모성미를 강조한 경우가 여러 번 있었다. 1920년대의 깁슨걸 시대, 1940년대의 잉그리드 버그먼 시대, 1980년대의 브룩 실즈 시대가 그러했다. 이 당시에는 풍성한 머리와 풍만한 몸매가 아름다움의 상징이었다. 이 때문에 이 시기에는 20대부터 40대까지 공통적으로 30대처럼 보이는 옷차림을 고수하는 여성들을 발견할 수 있다. 20대는 너무 어리고 왜소하며, 40대는 지나치게 나이 들었으므로 여성들이 아름다움의 이상을 찾을 수 있는 이미지는 30대와 같은 모성과 섹시미의 중간 단계쯤에서 찾아졌던 것이다. 이러한 시대 소재는 한 가지 흥미로운 공통점이 발견된다. 여성의 대형미를 강조하기 위해 풍만함과 풍요로움을 강조했다는 점이다. 따라서 옷에는 풍부한 주름이 들어가거나 풍부한 광택이 가미되었고, 혹은 풍요로워 보이는 나염들이 즐겨 사용되었다. 우리는 미니멀리즘의 전성시대로 불렸던 1990년대가 블랙의 시대임을 기억하고 있다. 1990년대에는 소재에는 주름이 극히 제한되었으며, 너무 주름지거나 광택이 나는 소재들은 ‘느끼’한 것으로 인식되었다. 따라서 그보다는 보다 딱딱해 보이거나 세련되어 보이는 절개선을 중시하는 흐름이 있었기에 소재는 말끔히 재단되고 고시감이 있는 기본적 소재들이 중시되었다. 그러나 1980년대에는 윤택한 실크 타페타나 파유는 물론이고 화사하고 얇은 나염 시폰류들이 다양하게 활용되었고, 1920년대 역시 얇은 모슬린을 주재료로 하는 주름이 가득한 디자인들이 주된 유행을 장식했다. 이런 옷들은 인체를 보다 과장된 볼륨으로 드러나게 해주며, 무엇보다 여성의 몸을 부드럽게 보이도록 해주었다. 요즘 유행에서, 이 같은 과거의 흐름은 다시 한번 그 중요성을 인정받고 있다. 재작년부터 유행이 1970년대의 복고로부터 점차 1980년대의 영향을 받아간다고 평가되고 있다. 올해에는 벌써 항아리형 스커트와 어깨의 각을 잡은 상의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슬슬 가냘프고 왜소한 여성보다는 균형 잡히고 건강미 넘치는 지적인 여성들에게 미의 중심이 옮아가려는 조짐도 보인다. 그 때문인지 얇은 광택성 저지나 풍성한 주름 장식이 가능한 샤무즈, 벨벳류 등도 새로운 엘레강스풍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어쩌면 올해, 혹은 내년에 새로 데뷔하는 연예인들의 사진을 10년 뒤의 세대가 평가한다면, 그들은 또 한 번 놀랄지도 모른다. 아닌게 아니라, 최근 유행하는 돌먼 슬리브와 넓은 소매의 아이템들은 한때 젊은 세대들은 결코 입을 수 없었던 옷으로 생각했던 바로 그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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