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코드] 1970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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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FASHION & SHOW!

2015-03-05 오후 10:05:11




학창 시절 엄마나 할머니의 옷장을 뒤져 옛 분위기의 옷을 입는 것을 좋아했다. 당신들의 젊은 시절의 추억과 분위기를 간직한 옷장은 자금이 넉넉치 않지만 멋 부리고 싶고 남들과 다르고 싶었던 어린 패션 피플이 시간 보내기에 더 없이 좋은 보물창고였다. 그 안에는 진짜 나무로 장식 된 가방, 독특한 금속 장식의 벨트, 박제 된 듯 동물의 얼굴이 그대로 남아있는 모피 목도리, 요즘 것과 달리 무게감이 있는 옷들이 있었다. 요즘 시대에는 찾아보기 힘든 아이템들을 입으면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간 것처럼 현재와는 완전히 다른 분위기를 만들어 냈다.

내가 나이가 들어 또 나의 딸이 내 옷장을 뒤지게 되는 날이 온다면, 그녀는 2000년대를 보낸 나의 옷장에서 무엇을 찾아낼까? 새천년과 함께 등장했던 스키니 진을 발굴할 것이고, 발 사이즈가 같다면 어그부츠, ‘버켄스탁’ 같이 시대를 대표하는 신발들을 꺼내 신어 보기도 할 것이다. 대중명품 시대가 열리면서 갖게 된 브랜드 로고가 크게 들어간 명품가방을 보고는 촌스럽다고 웃을까. 빈티지 아이템을 발견했다고 좋아할까.

레트로, 또는 복고풍, 빈티지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지만 이러한 행위의 본질은 과거를 그리워해 당시에 유행했던 패션 아이템을 다시 현대로 가져 오는 것이다. 그 물건을 그냥 사용하기도 하고, 현대적인 감각에 맞춰 다시 디자인하기도 한다. 이번 봄에는 유독 패션계에 1970년대가 부활했다는 이야기가 넘쳐난다. 통 넓은 청바지, 극단적인 나팔바지, 그 시절의 디스코텍을 연상시키는 반짝이는 미니스커트, 히피 풍의 프린트 블라우스와 본연의 색을 가진 가죽 가방과 구두들이 런웨이를 가득 채웠다.

왜 하필 1970년대일까? 70년대 초는 1960년대 후반의 영향이 많이 남아 있는 시기로 현대 패션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로 볼 수 있다. 기성 사회에 대한 집단적인 저항 대신 개인적인 행복과 라이프스타일을 지향하는 히피들의 목가적인 분위기(‘에트로’)가 70년대에도 이어졌다. 베이비붐 세대 여성들의 활발한 사회진출로 기성복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으며, 패션계가 국제화되는 시기이기도 했다. 여행이 자율화되면서 젯셋족의 삶이 패션과 결합되었고(‘구찌’), 락 음악 또한 화려한 이미지를 필요로 하며 패션과 결합되었다. 조명아래 반짝이는 화려한 글램록 스타일(이번 시즌 ‘톰 포드’와 ‘생 로랑’)은 불황을 잊으려는 사람들의 도피처였다.

과거의 복고는 꼭 좋았던 시절, 전성기 시절에 대한 그리움 때문만은 아니다. 그냥 좋았든, 힘들었든 모든 지나간 시절은 그리워지기 마련이다. 지금은 모두들 어렵다고 하는 시기이고 아름다움에 대한 갈망과 해법은 어려운 시절에 더 빛을 발하는 법이다. 과거에서 답을 찾아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이다. 




고학수 객원기자
marchber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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