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코드] 하이브리드 (Hybr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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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FASHION & SHOW

2015-01-15 오후 7:34:55






패션 디자이너들이 새로움을 찾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 중 하나는 모순되는 성질을 병렬로 배치하는 것이다. 이는 이질감을 줌으로써 불쾌한 감정을 갖게 하고 궁극적으로는 의외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이러한 방법으로 큰 사랑을 받았던 디자이너 중 한 명이 고 알렉산더 맥퀸이다. 일명 다크 로맨티스트라고도 불렸던 그의 디자인은 아름다움의 상징인 꽃과 함께 죽음의 상징인 해골을 배치하거나,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아름다운 나비나 새의 깃털을 이용해 기괴한 형태를 만들어내는데 능했다. 이러한 디자인은 불쾌감을 줌으로써 시선을 끌며, 오히려 잔상이 강하게 남고 상징적 의미들이 충돌함으로써 보는 사람의 해석이 분분해지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상반되는 이미지의 교배, 일종의 하이브리드(Hybrid)라고 할 수 있는 이러한 디자인 방법은 이종을 결합해 부가가치가 높은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통합 코드로 인식되고 있다.

미술사를 공부해본 사람이라면 수 천 년을 거쳐 탄생한 수많은 작품들 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작품이 몇 가지 있을 것이다. 특히 히에로니무스 보쉬의 ‘쾌락의 정원’은 한 번 본 사람은 절대 잊을 수 없는 강렬한 충격을 머리 속에 남긴다. 이 그림의 특징이 바로 이 하이브리드에 있다. 16세기에 그려진 것이라고는 믿기 힘들만큼 맥락을 찾기 어려운 괴이한 생명체들이 가득 채워진 3폭 재단화는 얼핏 멀리서는 파스텔 톤의 그림으로 천국이나 에덴 동산을 그린 것 같은 이미지를 준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날개 달린 물고기, 새와 사슴의 결합, 사람을 잡아먹는 뾰족한 돌기가 달린 식물과 조개, 또는 인간의 장기 같은 정의하기 조차 어려운 기괴한 형체들이 가득 채워져 있다.

‘언더커버’의 2015 S/S 컬렉션은 이 ‘쾌락의 정원’에서 영감을 받아 완성됐다. 무대에 놓인 거대한 체리의 일부는 해골로 표현됐고 파스텔 톤의 드레스를 입은 요정 같은 모델들은 검은색 날개를 달고 등장했다.

피부색에 가까운 핑크색의 장신구들은 예쁘기 보다는 피부가 변형된 듯 불쾌감을 줬고, 예쁘장한 원피스에 들어간 반복되는 패턴은 마치 해골이나 어릿광대처럼 보여 으스스한 느낌을 줬다. 종교화의 상징적인 그림들이 때때로 은유적 표현을 통해 보는 사람의 해석의 여지를 남겨두는 것처럼 ‘언더커버’의 컬렉션도 다양한 해석이 가능한 컬렉션이었다. 





고학수 객원기자
marchber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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