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코드] 타탄(Tart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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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10-15 오후 3:35:02






가을이 오면 단풍이 드는 것이 자연의 순리인 것처럼, 패션 매장에는 체크 셔츠가 나오기 시작한다.

수많은 체크 무늬 중에서도 가을을 대표하는 무늬는 단언컨대 타탄 체크라고 할 수 있다. 깅엄 체크가 봄을 연상케 했다면, 타탄 체크는 가을이다.

아마도 깅엄은 면직, 타탄은 모직에서 출발하였기 때문에 그 소재에서 연상되는 계절감이 느껴지기 때문일 것이다. 소재뿐 아니라 타탄에서 주로 사용되는 중명도의 색상 또한 유독 서늘한 날씨에 어울린다.

그렇게 보면 오랜 세월 사랑 받아 온 전통 있는 무늬와 소재는 자연 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타탄(tartan)이란 양모에서 실을 뽑아 다양한 색으로 염색한 후 능직 또는 평직으로 격자 무늬를 짜낸 모직물을 뜻한다.

사용하는 색실과 패턴의 조합에 따라 수많은 타탄 체크가 탄생하는데, 스코틀랜드 북부 지역인 하이랜드 지방에서는 오래 전부터 각 씨족(clan)들이 제각기 독특한 문장 또는 장식을 표시하는 의미로 타탄을 제작해 착용해왔다.

전통적인 클랜 타탄은 적ㆍ황ㆍ감ㆍ녹ㆍ흑ㆍ백의 6색 중 2~6색을 배합해서 종횡의 굵은 몇 가닥의 줄무늬를 짜고, 여기에 가느다란 줄의 격자 무늬를 크게 배열한 것이 많다.

타탄 체크 중 스코틀랜드 씨족 병영의 군장으로 정해졌던 색 무늬로써, 전쟁에서 적과 아군의 식별을 위한 취지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 사이에서 벌어진 컬로덴 전투 이후 예전부터 웅장한 스코틀랜드 양식의 궁에 살면서 고지대에서 건강한 삶을 살아 보고 싶어하던 빅토리아 여왕과 앨버트 공은 1848년 스코틀랜드 하이랜드에 있는 밸모럴 성을 구입했다.

이들은 직접 인테리어 디자인을 감독했는데 특히 타탄을 많이 사용했을 뿐 아니라, 앨버트 공은 밸모럴 타탄을, 여왕은 빅토리아 타탄을 디자인하여 스코틀랜드에서 시간을 보낼 때 입곤 했다.

이 때부터 영국 왕가의 타탄 체크는 회색, 검정, 빨강으로 이루어진 밸모럴(balmoral) 타탄이라는 고유의 패턴을 사용하게 됐으며, 왕족이 타탄을 선호하자 타탄은 대중적으로 인기를 얻으며 크게 유행하게 되었다.


게다가 영국의 역사가 에릭 홉스봄에 ‘만들어진 전통’에 의하면 체크무늬 옷감을 판매하려는 잉글랜드 기업가의 홍보와 잉글랜드로부터 정체성을 확립하려는 스코틀랜드 민족주의가 기묘하게 결합되면서 1800년대 초반에 등장한 타탄 체크의 남성용 치마 킬트는 스코틀랜드의 전통 복식인 양 알려졌다고 한다.

논란의 전통과 역사가 더해진 타탄 체크는 전세계적으로 널리 입혀지는 대중적인 무늬가 되었다.

진부해질 수 있는 타탄 체크를 디자이너들은 어떻게 매년 신선하게 변화를 주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타탄 체크 특유의 문양과 색, 소재라는 공식에 변화를 주는 것이다.

모직물을 오간자로 바꾸거나, 실을 선염하여 능직으로 짜던 타탄 무늬를 천에 바로 날염하거나, 전통적인 6색을 형광색으로 치환하고, 면처럼 보이던 무늬를 직선으로만 표현하기도 한다.

이렇듯 전통이라고 일컬어 지는 견고함을 변주하는 작업이 더 흥미로운 법이다.



고학수 전문기자
marchber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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