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호수의 나라 아크리스 (Ak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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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 Great Heritage 59

2014-10-08 오후 4:28:31







몇 년 전 고등학생 사이에서 불었던 등골 브레이커의 열풍은 어른들에게까지 번져 프리미엄 다운 패딩의 유행으로 나타나고 있다.

눈이 몇 미터씩 쌓이는 캐나다의 ‘캐나다 구스’나 알프스 지역에서 발달한 ‘몽클레어’ 패딩이 기후에 따라 그만큼 제품력도 좋고 비싼 값을 하리라는 기대심리가 최근의 유행을 만들어 냈다.

수십에서 수백 만원을 호가하는 등산복이나 패딩이 사회적 이슈가 될 만큼 팔린다는 것을 소비 심리나 기업들의 수익 면으로 분석할 수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그 만큼 우리나라의 겨울이 혹독하고 춥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겠다.

유럽의 중남부에 있는 알프스는 지중해 가까이에서 시작되어 히말라야까지 계속되는 산계(山系)이며,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에 걸쳐있다. 독일어로 알펜(Alpen), 프랑스어로는 알프(Alps), 이탈리아어로는 알피(Alpi)라고 한다.

알프스를 넘었다는 최초의 기록으로는 제2차 포에니전쟁 때에 카르타고의 한니발이 군사 10만명, 코끼리 37마리를 거느리고 알프스의 고개를 넘었다는 사실이 있다. 그러나 그 뒤로 이 산은 악마가 사는 곳이라 하여 두려움의 대상이었으며, 18세기 중엽까지는 등산이 거의 중지 되었을 만큼 험준하고 위험한 곳이었다.

알프스는 론강 및 라인강 상류의 동서 방향으로 된 계곡에 의하여 당뒤미디(3257m)·융프라우(4158m)·핀스터아르호른(4274m) 등을 포함한 북알프스와 프랑스·이탈리아 국경에 있는 몽블랑(4807m)·마터호른(4478m)·몬테로사산(4634m) 등을 포함한 남알프스로 양분된다.

1786년에 스위스의 정치가 겸 자연과학자였던 H.B.소쉬르의 노력으로 샤모니 지역의 가이드 발마와 의사 파카르가 알프스의 최고봉 몽블랑을 정복한 데서부터 근대등산사의 막이 올랐으며, 주로 유럽의 등산가들이 알프스를 중심으로 등산 그 자체에 목적을 둔 등산을 하게 됐다. 근대등산을 의미하는 알피니즘이라는 말도 여기서 비롯된다.

최초에는 빙하 연구자들을 중심으로 한 스위스의 자연과학자들이 알프스에 도전했는데, 1854년에 A.윌리스가 베터호른에 처음으로 등정한 무렵부터 영국의 등산가들이 알프스의 고봉에 도전하여 알프스 등반의 황금시대를 이뤘다. 1857년에는 세계 최초의 산악회(알파인클럽)가 영국에서 창립되어 세계 등산계에서 선구적 역할을 했다. 마터호른의 등정을 끝으로 베어리에이션 루트를 통한 첫 등정이 유행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전까지 계속됐다.

그 후 세계의 등산계는 히말라야산맥 ·안데스산맥 등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지역으로 눈길을 돌렸으며, 유럽알프스는 그 훈련장 구실을 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 후에 장비가 발달하자 어려운 암벽등반이 활발해졌으며, G.레뷔파 등의 활약으로 세계의 산악인들의 시선이 다시 유럽쪽으로 향하고 있다.

다만 산악인의 격증에 따라 조난사고도 증가하여, 현지에는 구조대가 조직되어 있다. 등산 지도자의 양성에는 프랑스 ·스위스 ·오스트리아가 힘을 기울이고 있으며, 샤모니에 있는 프랑스의 국립 등산스키학교가 특히 유명하다.

알프스가 희고 높은 산이라는 의미처럼 4계절 내내 하얀 빙하와 그 빙하가 녹아 내려 만들어진 호수가 있다. 커다란 빙하가 산을 깎고 들을 헤쳐 미끄러져 내려오면서 흙, 모래, 자갈뿐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각종 미네랄 등이 스며드는데, 이것이 호수 바닥에 쌓여 석회암을 이룬다.

이러한 석회물질 등 작은 미립자에 의해 햇빛이 분산되어 에메랄드 빛을 띠게 된다. 물감을 풀어 놓은 듯 푸른 호수와 여기에 비친 알프스 산이 거울에 반사 된 것처럼 어우러져 한편의 그림 같은 풍경을 만들어 낸다. 

스위스에는 뇌샤텔 호, 루체른 호, 토마 호, 다보스 호, 보덴 호, 레만 호, 취리히 호 등 8개의 빙하호가 있다. 그 중 보덴 호는 독일, 오스트리아, 스위스에 걸쳐 있으며, 특히 아크리스가 탄생한 도시, 생 갈렌 지역과도 접해있다.

이러한 자연 환경을 가진 스위스에서 탄생한 ‘아크리스’는 ‘컬렉션 라인’과 좀 더 캐주얼한 스포츠웨어 라인인 ‘아크리스 푼토’ 두 라인으로 이루어 진다.






FW 시즌에는 패딩과 모피 제품을 선보이는데, 도시형의 패딩과 과하지 않은 모피 제품을 선보인다.

‘아크리스’는 1922년 알리스 크림러 샤허(Alice Kriemler-Schoch)의 이름을 따서 만들어진 스위스 가족 기업이다. 처음에는 생갈렌 지역에서 자수를 놓은 앞치마를 만들면서 시작됐다. 앞서 소개했듯이 생갈렌 지역은 린넨 제품이 유명했으며 수공예 자수 장인이 많은 지역이었다.

이후 그녀의 아들 막스 크림러에 의해 사업이 확장됐는데, 프랑스의 디자이너들을 위한 컬렉션에 제품을 납품하면서부터였다. 그의 고객 중에는 위베르 드 지방시나 테드 라피두 등이 있었으며, 1950년대 파리 패션계의 오트쿠튀르 컬렉션이 성행할 때였다. 

이후 1980년, ‘아크리스’의 3세대인 알버트 크림러가 디자인쪽으로 보강되면서 20살의 나이로 가족 기업에 참여하게 된다. 알버트 크림러는 어린 나이부터 해외 진출을 목표로 했다.

1인 연간 소득이 7만불에 이르는 스위스지만 남한의 면적보다도 작은 스위스, 그것도 작은 동네 생갈렌에서만 머무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의 꿈은 30여년이 지난 지금, 스위스 브랜드로는 유일하게 파리 프레타포르테에 진출한 브랜드가 됐고, 미국의 럭셔리한 백화점 중 하나인 버그도프 굿맨에서 높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

‘아크리스’는 최고 품질의 소재와 현대 여성의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특히 소재 개발에 힘써 매 컬렉션마다 독특한 소재와 프린트의 의상을 선보이고 있다. 스위스라는 작은 나라에서도 독일어권의 생갈렌 지역에서 탄생한 ‘아크리스’는 단점이 될 수도 있었을 환경적 불리함을 장점으로 승화시켜 세계적인 브랜드로 도약했다.



 








고학수 전문기자
marchber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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