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특집Ⅱ- 조나단 선더스 (Jonathan Saund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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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유산 Great Heritage 57

2014-09-24 오후 3:02:08






마침내 스코틀랜드의 분리 독립 결과가 발표되었다. 근소한 차이로 스코틀랜드의 독립은 유보되었다.

스코틀랜드의 독립 투표가 국제적으로 이슈가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잉글랜드 의회와 통합된 지 300여 년이 되었던 1997년에도 스코틀랜드 인들은 자신들의 의회를 부활시키기 위해 주민투표를 실시했다. 그 결과로 1999년이 되자 주도 에든버러에 의회가 개원되고 정치적 분권도 이루어졌다. 이렇게 스코틀랜드는 자결권을 얻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해 왔다. 

스코틀랜드가 앞으로도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로 구성된 영국의 일부로 남을지도 모르지만, 이곳은 언제나 분리된 나라였다.

런던에서 기차를 타고 에든버러나 글래스고로 가면 푯말이 없어도 스코틀랜드임을 금방 알 수 있을 정도로 두 지역은 차이가 난다.

산업화, 공업화에 따라 시간이 지나면서 잉글랜드의 시골은 정돈된 모습으로 변했고, 수세기 동안 인구가 넘쳐나고 농업과 원예에 열을 올린 덕분에 풍경은 깔끔하게 다듬어졌다.

이와는 반대로 스코틀랜드에 있는 구릉과 산들은 여전히 다듬어지지 않아 거칠고, 투박하며 따듯하다.








스코틀랜드에 가장 먼저 자리 잡은 민족은 켈트족에 속하는 픽트인(人)으로 알려져 있다.

그들은 청동기 시대 독일의 남동부에 살다 기원전 6~4세기경에 이 지역으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아일랜드에서 건너온 ‘스코트족(the Scots)’에 의해 스코틀랜드라는 지명이 유래하게 된다. 게일어를 쓰는 스코트족은 원래 기원전 500년경 아일랜드에서 살던 사람들이 아일랜드 해를 건너 스코틀랜드 서쪽 해안에 정착했다.

그리고 해안을 따라 이동하면서 기독교를 받아들이게 된다. 이렇게 픽트인과 스코트족이 서로 정복당하고 동화되면서 스코틀랜드에 자리잡아 왔다. 따라서 게르만계의 앵글족the Angle과 로마인의 지배를 받는 켈트계의 브리튼족(the Roman Britons)이 합쳐진 잉글랜드와는 민족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완전히 다른 나라이다. 

스코틀랜드 사람에 대해서는 모순된 말들이 많다. 남쪽의 깐깐하고 조심스러운 잉글랜드 사람에 비해 친절하고 사귀기 쉬운 사람들이라는 평이 있는 반면 돈을 쓰는데 있어서는 조심스럽고 인색하다고도 한다.

스코틀랜드인은 유머 감각이 풍부하다고 알려져 있지만 음울하고 심각하며 냉소적이고 비관적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이렇게 상반된 이미지가 부여된 이유는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오랜 시절의 영향이다. 이를 잘 보여주었던 영화가 ‘트레인스포팅’이었다. ‘트레인스포팅’의 배경이었던 스코틀랜드는 1980년대와 1990년대 극심한 실업 때문에 사회에 절망감이 감돌고 약물 남용 문제도 심각해졌다. 삶의 목적을 잃은 젊은이들은 마약을 하다가 범죄에 빠져들기도 했다.

한편 종교적으로도 잉글랜드가 헨리 8세의 이혼 시비에 휩쓸려 성공회라는 새로운 종교를 국교로 선포했을 때, 스코틀랜드에는 칼뱅주의가 나라와 교회를 휩쓸면서 모든 사회적 관습과 긴밀하게 연결되었다. 검소한 생활과 정직함, 열심히 일하는 것이 강조되었고 춤, 노래 등은 금지되었다.

대영제국 시대에는 과학과 예술이 엄청나게 진보하면서 스코틀랜드의 계몽주의 시대를 열었다. 효율적인 증기기관을 발명한 제임스 와트, 최초로 전화기를 고안한 알렉산더 벨, 최초로 텔레비전을 만든 존 로지 베어드, 철학자 데이비드 흄,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가 스코틀랜드 사람이다. 세계 최초로 복제 양 돌리를 탄생시킨 곳도 에든버러 외곽의 로슬린 연구소의 과학자들이었다.

스코틀랜드는 특히 의학 분야에서 명성을 얻었는데, 천연두 백신을 발견한 존 윌리엄슨, 레몬으로 괴혈병 치료를 한 제임스 린드, 말라리아의 원인이 모기라는 사실을 발견한 로널드 로스, 마취제로 클로로포름을 발견한 제임스 영 심슨 경이 있다. 영화배우 숀 코너리와 이완 맥그리거, 그와 함께 트레인스포팅에 출연한 로버트 칼라일, 축구감독 알렉스 퍼거슨 경도 스코틀랜드 사람이다.

스코틀랜드의 주도는 에든버러이지만 글래스고는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큰 도시이다. 글래스고는 1999년 영국 건축과 디자인 도시로 선정되어 세련된 도시의 이미지를 잘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스코틀랜드의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찰스 레니 매킨토시는(Charles Rennie Mackintosh)는 글래스고 곳곳에 기하학적인 디자인이 가미된 건축물을 많이 만들었는데 그 중에서도 BBC가 ‘20세기 세계 100대 위대한 예술적 업적'으로 선정한 글래스고 예술학교(Glasgow school of Art)가 단연 최고로 꼽힌다.

바로 이 글래스고 예술학교에서 텍스타일을 전공한 이가 오늘 알아볼 스코틀랜드의 디자이너 조나단 선더스다.

개성있는 프린트와 전통적인 실크 스크리닝 기술로 잘 알려진 조나단 선더스는 글래스고 예술학교에서 텍스타일 프린트를 전공하고 센트럴 세인트 마틴에서 석사를 마쳤다. 2004년 SS 컬렉션을 선보이며 데뷔한 그는 벌써 10년 차의 디자이너가 되었다.

‘조나단 선더스’의 컬렉션에는 위에서 설명한 스코틀랜드인의 모순적인 특징과 종교적 특징이 잘 드러난다. 우선 그는 기하학적인 프린트와 자연물에서 따온 프린트를 잘 사용하는데, 이 상반된 이미지의 패턴을 한 옷에 녹여냄으로 강렬하게 눈에 띄는 효과를 낸다. (사진 1) 사각형과 꽃무늬, 줄무늬와 새 무늬, 체크무늬와 식물무늬처럼 말이다. 

색을 사용하는데 있어서도 대비되는 보색을 사용하여 강렬한 이미지를 완성한다. (사진 2) 하지만 강약을 조절함으로써 모든 디자인이 강렬하기만 하는 우를 범하지 않는다. 필요에 따라 명도와 채도에 변화를 주어 보색대비의 효과를 감소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아무리 스코틀랜드와 잉글랜드가 다른 민족이라고 해도 한 나라로 존속해온 세월과 만들어진 문화는 또한 무시할 수는 없다. ‘조나단 선더스’의 프린트에도 어쩔 수 없이 꽃과 식물무늬에서 영국적인 분위기가 묻어난다.(사진 3)








고학수 전문기자
marchber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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