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가 되었든 열이 되었든 형태를 조화시키기 어려운 것은 매 한가지라고 할 수가 있다. 문제는 어떠한 조건 아래서든 디자이너들은 형태를 최상의 상태로 조화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나의 형태를 위치지워 줄 때 다음에 올 형태를 생각하지 말고 그 상태에서 가장 완벽한 위치를 잡아주어야 한다. 먼저 자리잡은 형태가 완벽하지 않으면 그 다음에 들어갈 형태들은 어떻게 하더라도 좋은 위치를 잡기가 힘들다.
조화의 어려움
하나의 형태요소만을 가진 디자인은 거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디자인은 하나 이상의 조형요소로 복잡하게 구성되어 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하나의 면에 하나의 형태를 위치지워 주는 일도 쉽지가 않았다. 그런데 이제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의 형태를 동시에 조화시켜 주어야 한다면 어떨까? 당연히 그 숫자만큼 더 어려워질 거라고 생각하기가 쉽다. 10개의 형태가 들어가면 10배가 어려워지고 20개가 들어가면 20배로 어려워질 것 같다. 일리가 없지는 않다. 고려할 대상이 늘면 그만큼 써야 할 신경도 많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조형의 어려움은 이렇게 정확히 수학적 노정을 밟지는 않는다. 만일 그렇다면 조형요소가 몇백 개가 들어가는 형태들은 디자이너들이 엄두도 못 냈을 것이다.
어떤 경우에는 하나의 형태를 조화시켜 주는 것이 열 개의 형태를 조화시켜 주는 일보다 더 어려울 수가 있다.
<그림 1>은 검은색 원피스에 목걸이만 걸쳐진 것이 전부이다. 하지만 원피스의 형태가 단순하기 때문에 목걸이를 어떻게 해주는가에 따라 전체적인 조형성은 크게 달라지게 된다. 이런 경우 목걸이에 부과된 조형적 역할이 대단히 크기 때문에 목걸이의 형태를 디자인하는 일은 정말 부담스러운 일이 된다. 조금만 잘못해도 문제가 선명하게 드러나기 때문이다.
흔히 말하는 심플하다는 표현은 단지 장식적인 것과 대비되는 하나의 조형적 인상이 아니라 군더더기가 모두 제거된 정제된 형태인 것이다. 그래서인지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는 ‘지혜의 정수는 간결’이라고 했던 것이다.
다양한 요소들의 조화
하나가 되었든 열이 되었든 형태를 조화시키기 어려운 것은 매 한가지라고 할 수가 있다. 문제는 어떠한 조건 아래서든 디자이너들은 형태를 최상의 상태로 조화시켜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디자인을 공부한 지가 얼마 되지 않은 사람들은 형태의 양에 주눅이 들 수가 있지만 몇 개를 가지고 조형적 구성을 하는가는 실상 그렇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중요한 것은 형태를 조화시키는 어떤 방법이나 과정을 체득하는 것이다.
붙임성이 좋은 사람은 한 사람이 되었든 열 사람이 되었든 숫자에 상관없이 모두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것처럼, 조형 능력이 있는 디자이너에게는 하나의 형태나 많은 수의 형태나 별반 다르지 않게 조화시켜 줄 수가 있다. 중요한 것은 형태에 대한 붙임성이다. 그런데 형태에 대한 붙임성이란 타고난 천부적 조형감각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미술가나 디자이너들이 형태를 만드는 것을 보고 타고난 천품이라고 생각한다. 일리가 있는 것이 이 사람들이 작업하는 것을 보면 속에서 무한정 무언가를 끄집어내는데, 그것이 끝이 없다. 게다가 이런 일들을 적어도 겉으로 보기에 순식간에 처리한다. 일반 사람들이 도저히 꿈꿀 수 없는 능력으로 보이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조형적 기반이 약한 패션계에서는 디자이너의 능력을 주로 타고나거나 감각의 문제로 이해하는 것을 흔히 볼 수가 있다. 형식적인 조형교육과 색이름 하나도 모르면서 표피적인 감각에만 열중하는 학생이나 디자이너들의 모습을 보면 쉽게 알 수가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조형이란 막연한 감각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것은 많은 생각과 훈련을 내용으로 하는 체계적 과정이었다.
형태 조정의 과정
이야기가 조금 다른 방향으로 나간 것 같다. 하지만 비대칭의 조형을 구축해 나가는 데에 있어서 디자이너들은 어떤 원리 이전에 형태들을 조화시켜 주는 과정을 먼저 이해할 필요가 있다. 대칭 형태일 경우나 많은 숫자의 형태가 아닐 경우에는 그럴 필요가 없겠지만 많은 형태들을 비대칭적인 구조로 조화시켜 주어야 할 때는 특히 형태를 구축해 주는 과정을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다시 흰색 면으로 돌아가 보자.
이번에는 사각형의 면에 크기가 다른 두 개의 점을 넣어보도록 하자. <그림 2>의 경우는 점들의 위치가 그렇게 잘 들어갔다고 할 수가 없다. 전체적인 중량감이 왼쪽 위로 치우쳐져서 기우뚱하기만 하지 균형은 잡히지 않았다.
<그림 2>를 조정하면 <그림 3>처럼 될 수가 있다. 큰 점은 좀더 왼쪽 위로 이동시켜 주었고 작은 점은 오른쪽 아래로 이동시켜 주어서 전체적으로 균형이
최경원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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