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옷을 장식하는데 사용할 수 있는 재료는 무궁무진하다. 얼마나 신선한 재료를 선택하여 지금까지 없었던 방식의 장식을 만들어 내는가가 디자이너의 창의력을 판가름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어떠한 재료를 사용하던 반복적으로만 사용되면 장식으로 인식된다.
새로운 장식을 생각해 내기 위해서 점, 선, 면 같이 기본적인 조형 요소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2014 FW 컬렉션에는 특히 디자이너들이 선적인 요소를 이용한 장식을 많이 선보였다. 하지만 그 재료와 사용 방식은 제각기 달라 더 흥미로웠다.
스텔라 맥카트니는 어린 아이에게 펜을 쥐어주면 그리는 낙서처럼 휘갈긴 선을 옷 위에 지퍼와 등산용의 굵은 끈으로 표현했다. 지퍼의 금색과 등산용 끈의 형광색이 각각 감색과 검정색의 어두운 셔츠와 바지 위에 장식되면서 색 대비로 장식성이 더욱 강조되었다. 한편 자유곡선을 대칭이 되도록 배치하여 안정감을 주었다. 맥카트니가 이번 컬렉션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것도 이러한 곡선처럼 자유분방함이었는지, 마지막 피날레에서 모델들은 흥겹게 춤을 추며 런웨이를 뛰어나왔다.
젊은 디자이너로는 과감하고 묵직한 장식을 끊임없이 개발하고 선보이는 ‘발맹’의 디자이너 올리비에 루스테잉은 통통한 장식용 끈을 사용해 옷을 장식했다. 하지만 그는 선으로 면을 만들어 냈다. 즉, 다양한 두께와 질감의 끈들로 온 몸을 덮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역시 장식을 대칭이 되도록 하여 복잡하기 보다는 형태가 정리되어 보이고 권위적인 느낌마저 든다.
곡선으로만 이루어진 이 청록색의 원피스에서 남성적인 강인함이 느껴지는 이유는 허리 벨트의 단단한 가죽과 금속성 재질의 질감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짙은 청록색의 끈으로 이루어진 원피스에 형광 주황색의 벨트와 금색의 금속 장식은 꼿꼿이 세워진 허리 부분을 더욱 부각시키며 좁은 면적이지만 더욱 시선을 강하게 끌어당겨 전체적으로 남성적인 인상을 만들어 냈다.
‘디올’의 라프 시몬스 또한 선을 이용한 새로운 느낌의 장식을 선보였다. 그가 사용한 방식은 운동화 끈 같은 레이스업 장식이었다. 너무도 흔한 레이스업이 새로워 보였던 이유는 일반적으로 사용되던 운동화가 아닌 너무도 여성스러운 드레스에 표현되었고, 또한 운동화가 아닌 옷에 표현되면서 크기가 확대되었다는 점 때문이었다. 보통 옷에서 레이스업은 코르셋에서 허리를 조이기 위해 사용되는데, ‘디올’ 드레스에서는 진짜 운동화처럼 금속 링까지 있어 더욱 운동화와 드레스의 이미지가 충돌되어 익숙한 장식임에도 불구하고 이질적으로 보였다.

고학수 객원기자
marchberry@naver.com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