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코드 - 장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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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Fashion & SHOW!

2014-06-04 오후 7:00:40


 





 


‘장식은 죄악이다.’ 20세기 초 건축가 아돌프 로스에 의해 천명된 이 말은 20세기 디자인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데 장식은 정말 죄악일까? 왜 죄악인가? 그것은 아돌프 로스가 그러한 말을 했던 시대적 배경을 살펴봐야 알 수 있다. 20세기를 전후하여 전세계적으로 커다란 지각변동이 일어났는데, 그 중 하나가 신분제도의 붕괴였다. 이전까지 타고난 핏줄로 인간의 지위의 높고 낮음이 결정되었다면, 대규모의 생산과 소비로 인해 발생한 자본은 새로운 계층을 대두시켰다.


바로 부르주아였다. 그러나 새롭게 등장한 소수의 부르주아는 과거 귀족의 취향을 따라가기 바빴다.


문제는 과거보다 약간의 부를 갖게 된 도시민, 대중이었다. 이전까지 소수의 귀족과 왕족들만이 누리던 ‘아름다움’을 대중들도 누릴 수 있고, 누리고 싶어하는 시대에 접어든 것이다. 과거에는 오랜 시간에 걸쳐 장인의 손으로 만들어진 섬세한 수공예품이 소수의 상류층을 만족시켰다면,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누릴 수 있도록 빠르고 싸고 많이 만들어져야 했다.


그러니 바로크, 로코코, 신고전주의 등 장식이 화려했던 과거의 양식들은 아돌프 로스가 보기에는 폐기처분 해야 되는 낡은 개념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물리학뿐 아니라, 사람에게도 관성이란 것이 있어 장식이 갑자기 없어진 것은 아니었다. 다만 새로운 양식이 등장했을 뿐이다.
20세기 초를 잠시 지배했던 자연적 곡선 중심의 아르누보, 그리고 기하학적 형태를 주요 장식으로 사용한 아르데코가 그것들이었다.
오히려 아돌프 로스의 주장은 세계 대전과 불황이라는 거대한 고비를 맞으면서 힘을 얻게 된다. 이 때 등장한 것이 미니멀한 기능주의 디자인이었다.


장식을 배제한 채 순수하게 기능만 남은 디자인은 제품을 싸고, 빨리, 많이 생산하는데 최적화된 디자인이었다. 패션에서는 ‘샤넬’의 리틀 블랙 드레스, 건축에서 나타난 국제양식, 제품에서 나타난 바우하우스 디자인 등이 기능주의 디자인에 해당된다.


그런 면에서 한 동안 미니멀한 디자인이 20세기형의 현대적인 디자인으로, 장식적인 디자인은 과거의 지나간 산물이라고 간주되었다.


그러나 포스트모더니즘이 대두되면서 장식성은 다시 한번 주목 받게 되며, 장식의 형태도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후세인 샬라얀’의 2014 F/W 컬렉션을 살펴보자. 옷 전면이 플라스틱 조각으로 장식되어 있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인조손톱이다.


작기도 했지만, 반복적으로 붙은 꾸밈이 보는 사람에게 장식물이라고 인식하게 만든 것이다. 과거였다면 꽃이나 보석, 레이스 같은 재료를 사용했을 텐데, 반복적이기만 하다면 어떤 재료를 붙여도 장식으로 보이는 시대가 된 것이다. 결국 장식의 핵심요소는 반복이다.



고학수 객원기자
marchber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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