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코드 - 인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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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Fashion & SHOW!

2013-10-04 오전 11:49:35


 
다른 디자인 분야와 다르게 패션 디자인은 직접적으로 인체와 연관성이 깊다. 옷의 구조는 인체를 감싸도록 되어 있으며, 아무리 독창적인 패션 디자인을 하려고 마르지엘라의 실험처럼 옷의 싸이즈를 3배 확대한다던지, 레이 가와쿠보처럼 종기같은 덩어리를 달아도, 결국 인체를 중심에 놓고 사고하는 것은 바뀌지 않는다. 옷은 인체를 떠나면 옷이 아니게 된다.


인체는 골격의 바탕이 되는 뼈대, 뼈를 감싸는 근육과 지방들, 각기 고유의 역할을 담당하는 장기를 담고있는 몸체, 정확한 동작을 위해 발달된 팔·다리의 복잡한 구조 등으로 이루어져 있다.  너무나도 익숙하지만 잠시만 생각해 보면 감동적일 정도로 우리의 몸은 유기적으로 조직되어있다. 패션 디자이너들이 너무도 익숙한 인간의 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해골 모티프는 해적처럼 사회 부적응자나 죽음을 연상시켜 왔다. 비비안 웨스트우드에서 해골은 펑크 음악과 결합하여 사회 반항적인 요소를 드러냈고, 알렉산더 맥퀸의 해골, 특히 머리뼈 무늬는 죽음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했던 디자이너의 몰두가 디자인으로 승화된 것이었다.


그에 비해 제레미 스캇의 해골은 좀 귀여운 데가 있었다. 아디다스와의 협업을 통해 발표한 트레이닝 복에는 마치 놀이공원의 귀신의 집 같은 데서 검정색 의상에 야광으로 빛나는 해골바가지처럼 뼈가 인체를 따라 전신에 새겨져 있었다.


검정색에 하얀 무늬라면 가장 강렬한 자극을 주는 명도 대비이다. 그래서였을까. 퍼포먼스 중심의 대중 가수들에게서 이 해골 트레이닝 복의 유행은 춤출 때 그들의 몸을 따라 팔과 다리, 갈비뼈와 골반의 흔들림을 강조하기 위함이었을지도 모른다. 주류 뿐 아니라 비주류인 언더 그라운드 밴드들에게도 해골은 여전히 체제와 보수적인 모든 것에 대한 반항의 코드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펑크 음악 밴드의 일원으로 활동했다는 언더 커버의 준 다카하시는 마침내 해골에서 벗어나 각종 장기를 옷에 표현하기 시작했다. 레이스로 아름답게 꾸며진 옷에 꽃무늬가 아닌 심장과 간, 콩판, 대장같은 내장 프린트이라니.


하지만 맥퀸의 해골에의 집착이 죽음 뿐 아니라 아름다움의 반대인 추함에 대한 관심이기도 했던 것처럼 이는 누구나 아름다움과 추함의 양면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형상화한 것 같기도 하다.


겉모습이 아무리 아름다운 미녀도 속은 똥으로 차 있다는 불교의 한 우화처럼 극단적인 이미지의 대립은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준다. 준 다카하시의 2년만의 컴백 무대의 주제로 완벽했다.  



고학수 전문기자
marchber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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