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늬의 진화 - 로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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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Fashion & SHOW!

2013-09-27 오후 3:14:31



여자와 남자, 태어나기를 그렇게 태어나는 것인지, 각 성에 맞도록 길러지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어쨌거나 대개의 여자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인형을 갖고 놀고, 남자 아이들은 로봇을 택한다. 물론 일반적인 시선과 반대의 선택을 하는 아이에 대해서 사회적 압박만 없다면, 아이든, 부모든 행복할 것이다.


사람은 자신에게 익숙한 것에 아름다움을 느낀다.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오브제로 자신을 치장하거나, 집을 꾸미고 싶어한다. 대개의 여성은 부드러운 감성을 야기하는 꽃이나 새끼 고양이, 공들여 짠 레이스와 자수, 반짝이는 보석 등에 아름다움을 느낀다.  


따라서 패션에 이용되는 프린트의 주제는 언뜻 다양한 듯 보이지만 사실 한정된 오브제 안에서의 무한 변형이다. 꽃이나 과일의 화려한 색상, 식물의 다양한 잎 모양, 동물 털이나 가죽의 질감, 때로는 돌의 무늬 같은 자연물, 자연과 사회 환경에 의해 각 문화마다 발달한 고유한 장식 무늬, 스트라이프나 체크, 기하학적 도형의 반복과 조합이다. 


결국 여성의 옷에는 여성이 보기에 아름다운 오브제들로 가득 찬다.
하지만 모든 여성이 꽃, 레이스, 자수로만 자신을 꾸미고 싶어하진 않기 때문에 계속해서 문양의 범위에는 새로운 오브제가 추가된다.




디지털 프린팅을 통해 좀 더 자유로운 프린트가 가능해지면서 한 층 복잡한 풍경이나 여러 오브제를 포토샵으로 합성한 이미지가 등장하기 시작했으며, 처음의 전제, 즉, 익숙한 것에서 아름다움을 느낀다는 점 때문에 현대에 들어와서는 팝문화가 패턴의 한 영역으로 추가되기도 한다.


남성의 영역(?)이었던 로봇이 여성의 옷으로 들어온 것도 최근의 경향이다. 이는 「그라운드 제로」라는 신인 디자이너 브랜드에 의해 시도되었다. 역시 디자이너는 남자들이었다. 형제인 그들은 일본 만화에 등장하는 변신 로봇으로 여성의 로봇화를 실현했다. 그것도 로봇을 작게 반복적으로 패턴화 한 것이 아니라, 몸의 비율로 확대하여 여성이 로봇이 된 것처럼 만든 것이다. 남성들이 로봇의 매끈한 광택감과 기계의 움직임을 좋아하는 것을 여성의 몸에 적용한 것이다.


이 옷을 입는 여성의 목적이 남성을 유혹하기 위한 것이라면, 남성의 시선을 끄는 목표 달성은 이룬 셈이다.
여성의 주체적 시각으로 보자면 이 의상은 로봇처럼 강인해지고 싶은 여성의 욕망을 표출하는 것으로도 읽힌다.
남성의 시각이든, 여성의 시각이든 디자인적으로는 무늬의 새로운 저변을 확대했다는데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고학수 전문기자
marchber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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