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랑주의 월드 VMD 투어-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下
가+
가-
“가난 속 전통 향한 자부심이 반짝인다”

2013-09-06 오후 3:29:35

백화점 야경


아르헨티나에서의 웨이터의 위치는 우리나라의 일반 식당 종업원과는 사뭇 다르다.
일자리가 많지 않은 아르헨티나에서 웨이터는 엄연한 하나의 직업인이자 개인사업자라고 한다. 그래서 젊은 사람들도 웨이터를 아르바이트가 아닌 직업의 하나로 받아들이고, 일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오랜 기간 종사한다고 한다.


손님들은 식당의 음식은 물론이고 종업원과의 대화를 통해서 유대를 쌓아가며 그 식당의 단골이 된다. 한 곳에서 몇 십년을 일한 웨이터는 사장 이상으로 인기인이 되고, 이들을 찾는 손님들을 노리고 스카우트해 가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식당 종업원이라는 직업에서 자부심을 느끼기 힘든 우리나라와는 색다른 풍경이다. 이런 자부심이 강한 웨이터들이게 훌륭한 대접을 받기 위해서는 조금 느긋해질 필요가 있다. 테이블마다 전담 웨이터들이 있기 때문에 괜히 지나가는 웨이터 불러봐도 소용이 없다. 조금만 기다리면 다른 손님의 접대를 훌륭하게 마친 웨이터가 나에도 멋진 서비스를 하기 위해 올 것이기 때문이다.


손님들에게 음식을 설명하는 웨이터(왼쪽), 입구의 친절한 도어맨


VMD 강연을 할 때 늘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고객은 문 밖에서 이 집이 맛있는지, 맛이 없는지 결정한다. 문밖에서 음식의 맛이 느껴지도록 VMD를 관리하고 연출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제는 문밖에서 정성이 느껴지는지, 아닌지도 체크를 해봐야 할 것 같다. 문밖의 도어맨의 정성이 문안에 있는 가게의 커피맛과 음식 맛을 결정할 뿐만아니라 음식점의 미래까지 결정한다.


미국 오하이오에 본사를 둔 A&F는 ‘아베크롬비 앤 피치(Abercrombie & Fitch)’는 독특한 입구 전략으로 이미 유명하다. 매장 입구에 잡지 화보에서 갓 튀어나온 듯한 식스팩을 장착한 젊은 남성들이 웃옷을 벗고 문을 열어준다. 이미 입구에서 우리 매장은 이렇게 섹시하고, 활기차며, 세련 된 옷을 판다는 것을 알려준다. 매장 안으로 들어가 보지 않아도 이미 입구에서 알려주는 매장의 이미지를 상상할 수 있게 만드는 VMD 전략인 것이다.


백화점 식당가 모습


브에노스아이레스에는 토르토니 카페보다 더 오래된 곳이 있는데 바로 아바스또 백화점이다. 백화점은 식당과 문화센터, 극장과 스포츠센터까지 갖추어 이젠 단순한 쇼핑 장소를 뛰어넘어 현대인의 문화 생활을 위한 필수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에도 시민들의 쇼핑과 문화 생활의 중심지가 되고 있는 백화점이 여러 곳 있는데 그 중에서 아비스또 백화점은 18세기 말 과일이나 야채를 팔던 도매 시장이었던 자리에 1934년 새로 건립했다.


역사적인 건축미를 자랑하는 멋진 외관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안으로 들어가 보면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은 현대적인 쇼핑공간이 펼쳐진다. 1998년 현대적인 시설을 갖춘 이후 200여개의 상점들이 입주해 있고, 식당가, 극장이 들어서 있어, 쇼핑과 문화 생활을 즐기려는 현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백화점 뒤편으로는 탱고 공연장과 탱고 관련 기념품점, 전설적인 탱고 가수 까롤로스 가르델의 생가가 있는 ‘탱고의 거리’가 이어지기 때문에 관광객들 또한 이곳을 많이 찾는다. 백화점을 나와서 만나는 거리의 모습은 화려한 백화점에 비해 황량하고, 거리의 조명조차 어두컴컴하다.


백화점 식당가 모습


소가죽만 벗겨서 수출하고 고기는 땅에 버릴 정도로 풍성했던 시절의 아르헨티나는 이탈리아 대리석 몇 장과 소 한 마리를 기꺼이 바꿀 정도로 부유했다.
그 부유함과 사치스러움은 유럽의 파리보다 더 유럽다운 도시를 부에노스아이레스에 만들었지만,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가난한 나라도 전락해 버렸다.


벌써 쓰레기장으로 보내졌을 낡은 가구를 사용하면서도 이것이 가난이 아니라 전통을 지키는 자부심이라고 말하는 이곳 사람들. 가구는 낡고 나라는 비록 가난해졌지만 그 속에서도 전통을 이어오기 위해 정성을 다하는 오래된 상점들이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세월을 뛰어넘어 아직까지 빛나게 하는 보석 같다.



이랑주 VMD 연구소 대표
lmy730@hanmail.net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메이비원(주) | 대표:황상윤 | 개인정보보호책임자:신경식
사업자등록번호:206-81-18067  | 통신판매업신고:제2016-서울강서-0922호
TEL 02)3446-7188  |  Email : info@fi.co.kr
주소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1길 6 (마곡동 790-8) 메이비원빌딩
Copyright 2001 FashionInsight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