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쇼 코드 - 업사이클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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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Fashion & SHOW!

2013-08-30 오후 2:45:48



최근 재활용(upcycling) 용어가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한 재활용인 리사이클을 한 단계 뛰어넘는 개념으로, 재활용 자원에 디자인을 입혀 수준 높은 부가가치를 지닌 상품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과거의 재활용(recycling) 정의인 폐품 따위의 용도를 바꾸거나 가공하여 다시 실용적인 어떤 것으로 바꾸던 개념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으로 보는 것이다.
 
혹자는 마케팅을 위해 또 용어만 살짝 바꾼 기업들의 음모로 볼 수도 있겠다. ‘에코 디자인’이라는 용어가 각광받은 것이 얼마 전이다. 하지만 과거의 재활용의 의미와 분명 달라진 것이 있다면 바로 ‘디자인’의 가치가 중요해진 점이다.


재활용하여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 낼 때 나타나는 재미있는 효과는 바로 과거가 남는다는 것이다. 기존 제품의 용도를 위한 형태적 흔적뿐 아니라 과거에 사용했던 사람의 이야기도 축적된다. 그것은 업사이클링 제품에 깊이감을 준다.


청바지나 셔츠를 가방으로 바꾸는 단순한 리폼 방법이 사랑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청바지의 주머니나 허리 벨트, 셔츠의 카라나 소매처럼 이미 천에서 한 번 봉제되었던 부분들이 가방이라는 새로운 용도를 위한 것으로 바뀌면서 오는 용도의 변화, 세월의 흔적 등이 재미를 준다. 


업사이클링은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난다. <사진 1>은 테요 레미(Teyo Remy)라는 디자이너가 네덜란드 디자인 그룹 드루흐(Droog)의 의뢰를 받아 선보인 말 그대로 서랍장이다. 책상용 서랍, 문서 정리용 서랍, 라탄 박스 등 다양한 수납 가구에 독립적으로 있던 서랍들을 한데 모아 각 서랍에 프레임을 만들어 서랍으로써의 온전한 기능을 한다.
그것들을 끈으로 묶어 모아놓은 형태는 불안정하면서도 단단한 인상을 준다. 마치 현대 예술 작품 같다.




<사진 2>는 세계적인 거장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Alessandro Mendini)의 프루스트 의자이다. 사실 의자의 형태는 변한 것이 없다. 단지 점묘화 기법으로 색의 변화를 주었을 뿐인데, 고전적인 일인용 의자가 현대적인 가구로 탈바꿈했다. 이렇게 보면 업사이클링을 너무 복잡하게 생각할 것도 없다.


버려질 물건의 색만 잘 바꿔도 충분히 그 가치는 새로워진다. 
패션에서의 업사이클링의 대표 주자는 단연 메종 마르틴 마르지엘라이다. 숫자로 이루어진 이 브랜드의 라벨 중 0번이 바로 빈티지 시장에서 몇 십년 묵은 의상들을 찾아내 그것들을 해체하고 재조합하여 세상에 하나 밖에 없는 옷으로 만들어 내는 라인이다.
20년대 플래퍼 드레스를 위해 뉴욕의 창고 세일과 파리 경매장을 샅샅이 뒤진다는 스토리 등은 그의 옷에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업사이클링의 가치를 오랫동안 추구한 디자이너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고학수 전문기자
marchber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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