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에 옷은 재산의 가치는 있지 않다. 이 말 자체가 이상하게 들릴 법 한 것이 지금은 옷을 너무도 쉽게 만들고 쉽게 살 수 있는 시대기 때문이다. 불과 100여년 전 까지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
수많은 사람들의 노동력이 투입되어 어렵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옷 그 자체로 재산으로써의 가치가 있었다.
디자이너들은 어떤 시대를 더 원할까. 많은 사람들이 시즌마다 쏟아져 나오는 옷들을 사서 입는 것을 선호할까? 귀하게 사서 소중히 여기면서 입는 것을 좋아할까? 브랜드마다 타깃층이 다르기 때문에 선호하는 목적들도 다를 수 밖에 없다. H&M과 샤넬이 같은 고객층을 두고 경쟁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디자이너 브랜드는 혼신의 힘을 다해 만들어 낸 디자인이므로 가격도 높게 책정되고, 소재도 그만큼 좋은 것을 사용한다. 한도 내에서 옷을 사서 입어야 하는 고객의 입장에서는 비슷해 보이는 디자인이라면 비싼 돈을 지불하고 싶어하지는 않는다. 디자이너들의 딜레마는 여기서 생긴다. 값싼 옷과의 경쟁을 위해 어떻게 차별화를 해야 할까. 디자인도 독특하게 해보고, 소재도 최고급도, 유기농 재료도 써보고, 노동력 착취도 안 하고. 그 밖에 더 할 것은 무엇일까.
그들이 지금 내린 결론은 수공예적인 장식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어찌보면 과거로 돌아간 느낌이다. 100여년 전 옷이 비쌀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천 자체가 워낙 귀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거대한 드레스를 뒤덮는 세밀한 장식의 영향도 크기 때문이다.
2013 F/W 시즌 비잔틴의 시대 양식을 패션으로 표현한 돌체 앤 가바나의 시각적 충격은 쉽게 잊히지 않을 듯 하다. 중세 교회 건물 내부를 들여다 보는 듯 옷으로 표현된 모자이크화는 숭고함마저 느껴진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진짜 돌을 이용한 모자이크라기 보다 네모난 조각의 시퀸과 작은 구슬들로 표현된 그림이다. 모자이크화를 시퀸으로 표현했다고 할 수 있다.
모자이크의 정의는 원래 ‘여러 가지 색상의 돌·유리조각, 도자기 조각들을 사용하여 이것을 평면에 늘어놓고 모르타르나 석회·시멘트 등으로 접착시켜 무늬나 그림모양을 표현하는 기법’이다. 건축 등에서는 바닥이나 벽면 등을 장식하고, 공예품에서는 표면에 회화효과나 장식성을 나타내는 미술방식이다.
이러한 모자이크 기법을 좀 더 진짜처럼 재현한 컬렉션이 있었다. 2011 F/W 알렉산더 맥퀸쇼에 등장했던 드레스였다. 진짜 부순 도자기 조각을 옷에 붙여 완성한 작품이었다.
맥퀸 사후 사라 버튼이 진행하는 두 번째 쇼였는데, 인터뷰 때 그녀는 “살아 생전 알렉산더 맥퀸이 공예적 기법을 다시 부활시켜야겠다”는 이야기를 유언으로 생각하고 그런 요소를 강화한 패션쇼를 선보였던 것이다. 알렉산더 맥퀸은 고급 패션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고학수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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