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랑주의 월드 VMD 투어 - 영국 캠든 록 마켓 上
가+
가-
“고객은 눈으로 걷는다”

2013-08-20 오전 9:10:11

 


 

런던은 가히 '쇼핑의 천국'이라 할 만한 곳이다. 빈티지 가구와 앤티크 소품은 물론 펑키하고 실험적인 디자이너의 패션 제품들이 넘쳐난다. '버버리'와 '멀버리' 등 영국의 클래식한 브랜드도 유명하지만 개성 강한 스트리트와 마켓을 빼놓을 수 없다. 그중에서도 펑키하고 약간은 괴기스러운 매력을 뽐내는 캠든 록 마켓으로 가보자. 캠든 록 마켓은 희한한 물건들 때문에 무서움을 느끼게 되는 곳이라 할 수 있다. 운하 주변에 늘어선 작은 노점들이 하나 둘 모여 어느덧 어엿한 시장을 이룬 이곳은 특이한 패션 소품으로 유명하다.


지하철에서 내려 시장을 향해 걸어가고 있는데,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옷차림새를 보니 단번에 마켓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었다. 은색 체인이 달린 찢어진 청바지를 필두로 핑크색 가발, 해골무늬 티셔츠, 가죽인지 비닐인지 의심스러운 재킷을 입고, 주렁주렁 체인을 단 빨간색 뾰족 머리 사람들로 거리가 가득하다. 마켓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거리의 사람들만큼이나 상점들의 독특하고 특이한 VMD에 눈이 즐겁다. 고풍스런 건물에 붙어 있는 상점마다 각기 다른 독특한 사인들과 골목길마다 들어선 작은 가게에서는 갖가지 재미있는 볼거리를 선물해 준다. 볼거리가 넘쳐나서 무엇부터 봐야 할지 정신을 차릴 수 없을 정도다. 아마도 런던에서 가장 흥미로운 곳을 꼽으라면 캠든 록 마켓일 것이다.


지하철 캠든 타운역 근처로 개성 강한 패션 스타일을 자랑하는 젊은이들이 모여 상권을 형성한 곳인데, 우리나라의 이태원이나 홍대와 비슷한 분위기로 독특한 헤어스타일, 피어싱, 타투 등을 즐기는 현지인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빈티지 소품이나 앤티크 가구를 판매하는 곳도 몇 곳 눈에 띄긴 하지만 대체로 파는 물건들은 국적을 알 수 없는 이국적인 물품, 파격적인 액세서리 등이 많아 주말이면 10만여 명의 인파로 북적거린다. 벽돌로 지은 오래된 건물 벽에 설치한 대형 운동화, 하체만 2층 높이로 만든 바지가게, 큰 용이 이빨을 드러내면서 내려오는 중국집, 오토바이를 개조해 만든 의자 등 마켓 가득 개성 강한 오브제를 감상하는 것이 가장 큰 즐거움이다. 


인터넷 쇼핑과 홈쇼핑으로 외출하지 않고 집에 앉아서 클릭 한 번으로 원하는 물건을 살 수 있는 시대에 번거롭게 차를 타고, 지하철을 타고 쇼핑하러 가는 고객들은 그곳에서 물건 외에 또 다른 즐거움과 이익을 얻기 위해 간다. 거리를 걷거나 쇼핑센터를 걷는 고객은 발로 걷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걷는다. 마트나 쇼핑몰에서 쇼핑하는 고객이 쇼핑몰에 머무는 시간은 평균  2~3시간 정도인데, 이를 따지면 10리를 걷는 셈이다. 아리랑 노래가사에 ‘10리도 못가서 발병난다’고 하는데 볼거리가 많은 쇼핑몰에서는 절대 발병이 나지 않는다. 눈이 즐거우면 발은 저절로 눈을 따라서 움직이다. 눈이 즐거우면 쇼핑몰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고, 시간이 길어지면 상대적으로 매출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쇼핑몰들이 고객의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해서 VMD에 많은 정성과 비용을 투자하는 것이다.


영국의 캠든 록 마켓은 재래시장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볼거리로 고객의 눈을 즐겁게 해준다. 그 중에서도 단연 간판류의 사인물을 들 수 있다. 신발가게는 거인 걸리버가 신어도 될 만한큼 커다란 대형 운동화가 걸려있어 멀리서도 한 눈에 신발을 파는 곳임을 알려준다. 바지를 파는 점포는 3층 높이만한 대형 마네킹에 바지를 입혀서 세워 놓았는데, 그 표정이 다소 괴기스러워 어떤 종류의 바지를 파는지 한 눈에 알 수 있다.
파일럿이 입는 가죽재킷류를 파는 점포는 아예 비행기 한 대를 건물에 떡 하니 붙여 놓았다. 구구절절이 작은 글씨로 ‘우리 가게 이런 물건 팔아요’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냥 강력하게 한 방에 알려준다. 상품은 입으로 파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파는 것이다. 바지, 신발, 재킷, 기념품, 음식을 파는 가게 어느 한 곳이라도 똑같은 모양의 점포는 없다. 각기 다르고 독특한 간판과 VMD를 보면서 걷노라면 시간이 언제 지나갔는지 알 수 없다.


 


 



이랑주 VMD 연구소 대표
lmy730@hanmail.net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메이비원(주) | 대표:황상윤 | 개인정보보호책임자:신경식
사업자등록번호:206-81-18067  | 통신판매업신고:제2016-서울강서-0922호
TEL 02)3446-7188  |  Email : info@fi.co.kr
주소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1길 6 (마곡동 790-8) 메이비원빌딩
Copyright 2001 FashionInsight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