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의 런던 풍경, <베니티 페어>
상류사회로의 신분상승을 꾀하는 여주인공 베키 샤프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 <베니티 페어(Vanity Fair)>. 윌리암 테커레이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감독 미라 네이거의 손을 거쳐 할리우드 영화다운(?) 모습으로 관객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영화 <베니티 페어>는 출생 신분이 낮은 여주인공이 사교계에서 인정을 받고 신분상승을 위해 노력하는 원작 소설의 내용을 비교적 충실히 반영했다. 하지만 <베니티 페어>는 원작소설이 19세기 영국 사회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풍자적인 요소를 담았던 것과 달리 내용을 완화시키는 등 드라마적 요소를 부각시켜 여성 관객들의 입맛에 맞추었다.
고아로 태어나 상류사회로 올라가고자 하는 주인공 베키 샤프는 사교계에서 인정을 받으며 꿈을 조금씩 이뤄가는데 그 과정이 그리 순탄치만은 않다. 그녀는 냉소적이고 신사인 척하는 상류층 사이에서 순수하고 붙임성 있는 성격과 위트로 주목을 받으며 위기를 넘기곤 한다.
한편 여주인공 베키 샤프 역을 맡은 리즈 위더스푼은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금발이 너무해>에 이어 이번 영화에서도 그녀의 매력을 충분히 보여주었다는 평이다. 외신에 따르면 영화 촬영을 시작하던 당시 리즈 위더스푼은 임신 3개월이었다. 그녀는 무거운 몸은 이끌고 매일 촬영을 위해 2시간 정도 헤어와 메이크업, 의상준비에 시간을 보내야 했고, 영화 홍보를 위해 남편이자 동료 영화배우인 라이언 필립과 베니스영화제에 참석하는 열성을 보여주기도 했다.
<베니티 페어>는 이달 들어 미국내에서 개봉한 영화 가운데 주목받고 있는 영화 중 하나로, 최근 국내 영화에 위축돼 있는 할리우드 영화의 자존심을 세워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9세기, 복식사상 최대·최고의 시대
19세기 초기 유럽은 복식사상 최대·최고의 귀족 중심사회가 재개되고 있었다.
1815년 나폴레옹제국이 붕괴되고 프랑스 7월혁명이 일어나면서 프랑스를 견제하던 유럽 각국의 반동세력이 하나둘 행동을 본격화하기 시작했다. 오스트리아를 중심으로 러시아, 독일 등 강대국들이 1789년 이전의 구체제로 복귀할 것을 강력히 요구했으며, 이 영화의 배경인 영국 역시 그 중심세력의 한 축이었다.
이러한 유럽 제국의 보수세력들은 자연스럽게 구귀족 중심사회로 돌아가고자 하는 경향을 나타내게 되는데, 이는 복식 양식의 귀족풍으로 그 단적인 모습을 보이게 된다.
부르주아 계층이 사회의 중심이 된 왕정체제하의 복식문화는 부활된 귀족풍의 풍부한 실루엣과 화려한 장식으로 부와 권력을 과시한다.
<베니티 페어>의 여주인공 베키 샤프는 낮은 신분으로 태어나 당시 사회의 중심이던 상류사회로 신분상승을 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다양한 우여곡절을 보여주게 된다. 베키 샤프의 의상은 그 당시의 복식 문화를 보여주는 동시에 낮은 신분으로 상류사회에 진출하고자 하는 주인공의 성격을 표현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한편 여주인공 베티를 위해 제작된 전통의상들은 그 당시의 복식을 최대한 고증했을 뿐 아니라 화려한 컬러의 반영과 실루엣의 변형으로 모던한 감각으로 재해석되기도 했다.
21세기식 유럽 전통의상
전통복식에 대조적인 강한 컬러의 반영. 이러한 측면에서 <베니티 페어>는 정구호가 아트디렉터를 맡았던 이재용 감독의 <스캔들>과 비슷한 맥락에서 접근할 수 있다. 바로 영화의 배경이 되는 그 시대 전통복식의 실루엣과 큰 흐름은 따르되 대조적이고 화려한 컬러로 관객에게 임펙트를 주었다는 것.
이 영화의 주인공을 맡은 리즈 위더스푼은 레드·블루 등 컬러풀한 린넨, 새틴, 울, 왁싱된 코튼 등 다양한 소재의 의상을 소화해 냈다. 이 의상들은 당시 임신중이던 리즈 위더스푼에게 맞춰 허리선 아래에 절개를 주고 드레스의 라인을 리즈에게 맞추는 등 변형을 통해 그녀의 몸매를 살짝 가려주기도 했다.
이렇게 준비된 의상들은 여주인공의 상황에 맞게 적절히 연출됐다. 특히 영화에 종종 등장하는 어두운 컬러의 코트와 재킷, 낮은 톤의 드레스는 그녀를 더욱 날씬하고 키가 커 보이게 하는 효과도 있었으며, 한편으론 화려한 사교계에서 감출 수 없는 그녀의 신분을 부분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상류사회로 올라가고자 하는 그녀의 욕구는 헤어스타일에서도 나타났다.
그녀의 헤어스타일은 높이 말아올린 스타일이 주를 이뤘는데, 얼굴 길이보다 더 길게 위로 말아올린 스타일도 있다. 이렇게 위로 높게 올린 머리에는 깃털과 핀, 모자와 베일 등이 화려하게 장식됐다.
한편 화려한 의상과 헤어스타일과는 대조적으로 메이크업은 심플하면서도 거의 안 한 듯한 모던한 스타일을 보여주었다. 이런 메이크업은 화려한 의상,
권자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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