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자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곡선의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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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디자인 기행 - 우아한 색, 유선 형태로 차별화

2013-05-02 오전 11:15:24

곡면의 흐름이 우아한 고려청자의 주전자

 


청자는 색만 신비롭고 아름다운 것이 아니다. 청자를 말할 때 대부분 색에 대해서만 언급하다 보니 청자의 또 다른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많이 강조되지 않은 것 같다. 색에 가려서 빛을 보지 못하는 부분이 바로 청자의 외형에서 우러나고 있는 곡선의 우아한 아름다움이다. 고려청자는 우아한 색에 딱 어울리는 형태를 가지고 있다.


청자는 ‘고려문화의 정수’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려 시대의 문화적 수준을 생각해 보면 고려청자는 특정한 일부분만이 우수했던 것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완성도 높은 예술성을 구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 중 술 주전자의 모양이 특히 역동적이다. 주둥이와 손잡이, 그리고 주전자의 몸통이 이루고 있는 우아한 곡면의 형태는 오늘날의 눈으로 봐도 손색이 없는 아름다움을 보여주고 있다.


고려청자들이 거의 대부분 이런 수준의 아름다운 곡선의 흐름들을 보여주고 있다 보니 오히려 이게 얼마나 아름다우며, 만들기 어려운 것인지를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러나 중국이나 일본의 그릇들과 비교해 보면 확연한 차이를 확인할 수 있다.


고려 매병(왼쪽)과 중국의 매병의 곡선에서 느껴지는 확연한 차이

 


고려의 매병과 중국의 매병을 비교해 보자. 중국의 매병은 화려한 색과 무늬에 집착하면서 몸통의 곡선미를 잃어 버리고 있다. 고려의 매병과 비교해 보면 몸매의 차이가 확연하다. 고려청자는 장식마저도 보일락 말락 은은하게 처리해, 병의 입구에서부터 바닥에 이르는 곡선의 몸매가 마치 원피스를 입은 것처럼 확연하면서도 아름답게 느껴진다.


참외 모양의 고려청자 주전자(위)와 당초무늬가 가득한 중국의 청화백자 주전자


참외 모양의 청자 주전자와 중국의 청화백자 주전자를 비교해 봐도 그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고려청자 주전자는 전체 형태에서 어디 하나 흠잡을 데 없이 완성도가 높은 조형성을 보여준다. 특히 곡선들이 자아내는 움직임들은 역동적이면서도 어색한 부분이 없다. 몸통과 주둥이, 손잡이의 비례나 덩어리 감도 매우 잘 잡혀 있다.


하지만 중국의 청화백자 주전자는 장식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주둥이와 손잡이의 비례가 이상해졌다. 뚜껑의 과한 크기도 전체적인 형태의 균형을 몹시 방해하고 있다. 곡선의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일본의 도자기들을 보면 차이를 더욱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일본의 도자기들에는 곡선의 아름다움이나 그릇의 형태가 자아내는 비례에 대한 감각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단지 세밀하게 묘사한 기술적 차원에서만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하다. 그렇기 때문에 전체의 구조나 곡면의 흐름에 대해서는 별로 볼 만한 것이 없다.


이렇게 중국과 일본과 살짝 비교만 해봐도 고려청자의 형태가 얼마나 차별화되었는가를 알 수 있다. 고려청자들이 이루고 있는 그 아름답고 유연하게 흐르는 곡면들은 쉽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고, 우리 선조들의 각고의 노력이 들어있는 위대한 예술적 성취로 보아야 한다.



최경원 현디자인연구소 대표
chk8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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