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녹아있는 석굴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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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적 질서를 바탕으로 한 정교한 구조

2013-03-22 오후 5:34:06

①, ② 엄격한 수학적 비례가 구현된 석굴암

 


한반도 남쪽 토암산 중턱 경주 석굴암에는 그리스 반도에서 만들어진 조형예술적 원리가 실현되고 있었다.
 
일제 강점기 시대 일본에서 건너온 건축기사 요네다 미요지는 조선총독부 박물관의 의뢰로 우리나라 고대 건축물들에 대한 실측조사 연구를 했다. 그는 7~8세기 삼국시대와 통일 신라시대의 대표적인 사찰들의 평면과 석탑의 입면과 평면 계획, 그리고 석굴암의 선축조영 계획에 대해 조사했다. 그는 특히 석굴암을 7년간 실측 조사한 후 1940년에 석굴암 조영계획에 대한 논문을 발표했는데, 이 논문에서 석굴암의 디자인에는 당나라의 표준 척도가 사용되었다고 밝혔다. 아울러 석굴암은 당척을 기준으로 고도의 비례체계를 갖추고 있음을 입증했다.


예를 들어 석굴암의 주실을 위에서 보면 둥근 원의 모양인데, 이 원의 반지름은 12당척이다. 그런데 주실로 들어가는 입구의 폭도 12당척이며, 석굴암 주실의 둥근 돔의 꼭대기에서 부처님 머리꼭대기까지의 높이도 12당척이다. 석굴암은 엄격한 수학적 비례가 구현된 것으로 그저 멋있게만 만들어졌던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더 놀라운 것은 바닥에서 부처님의 머리꼭대기까지의 높이가 12당척을 한변으로 하는 정사각형의 대각선 길이와 같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경주 석굴암에는 정사각형 대각선의 비례를 적용한 즉 √2의 복잡한 비례를 조형적으로 적용하고 있다. 문제는 석굴암처럼 수학적 비례를 엄격하게 적용하여 조형물을 만든 경우가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중국이나 일본에서는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 절의 배치에서 수학적 비례를 구현하는 경우는 일부 있긴 하지만 평면을 비롯하여 입면이나 기타 모든 조형적 요소에 수학적 비례를 엄격하게 적용하여 전체적으로는 완벽한 조형적 체계를 만든 경우는 찾아 볼 수 없다. 이런 희소성만으로도 석굴암은 세계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와 자격이 충분하다.


게다가 남천우 교수가 석굴암을 측정한 바에 의하면 석굴암을 이루고 있는 돌들이 10m를 재었을 때 거의 1m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게 정교하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엄격한 수학적 질서를 바탕으로 정확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③ 엄격한 수학적 질서를 가지고 있는 그리이스의 파르테논 신전

 


게다가 남천우 교수가 석굴암을 측정한 바에 의하면 석굴암을 이루고 있는 돌들이 10m를 재었을 때 거의 1mm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게 정교하게 만들어졌다고 한다. 엄격한 수학적 질서를 바탕으로 정확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놀라운 사실은 형태를 디자인하는 데에 있어서 이렇게 엄격한 수학적 체계와 정교한 솜씨로 구현한 것은 그리스 미술의 전형적인 특징과 일맥 상통한다.
그리스 건축의 대표적인 사례로 일컬어지는 파르테논 신전은 그냥 보기에도 수학적인 질서가 가득 느껴진다.
정확한 간격으로 가지런하게 서있는 석굴암의 기둥들이나 그 위에 우뚝 서 있는 삼각형 박공의 폭과 높이에서는 무언가 질서정연한 수학적 질서를 짐작할 수 있다.


파르테논 신전의 황금비례를 연구한 햄비지 교수의 분석에 의하면 파르테논 신전에는 √5의 비례가 사용되었다고 한다. 동서의 조형예술에서 정교한 수학적 비례가 나타나는 것은 우연의 일치로 볼 수도 있겠지만, 그 비례체계에 √와 같은 복잡한 수학적 이론이 들어가있다는 것은 단순한 우연으로 보기가 힘들다. 게다가 동아시아에서는 정교한 수학적 원리가 구현된 조형이 거의 없으며, 오히려 수학적 질서를 피하려고 했던 조형전통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석굴암을 빼고 나면 엄격한 수학적 원리가 적용된 조형은 거의 찾아 볼 수가 없다.


석굴암의 건축주체였던 김대성이 당시에 그리스 조형전통을 직간접적으로 이해하고 있었다고 밖에는 생각할 수 없다. 과연 어떻게 그 옛날에 신라인이 그리스의 조형원리를 알 수 있었을까? 석굴암은 여러 모로 우리의 선입견을 뒤흔들어 놓는 예술의 걸작이다.


④ 파르테논 신전에 구현된 정교한 수학적 비례


최경원 현디자인연구소 대표
chk8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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