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의 히트곡 ‘강남스타일’의 가사 중 낮과 밤에 반전이 있는 여자처럼 모든 것이 똑 부러지고 완벽할 것 같은 사람에게서 약한 면을 봤을 때 사람들은 매력을 느끼게 된다. 이 예상을 깨는 지점, 여기서부터 마음은 움직이기 시작한다.
사람뿐 아니라 패션에서도 이렇게 반전 요소는 감동을 준다. 시상식이나 시사회에서 드레스로 한껏 멋을 낸 여자 배우들의 반전 패션이 대중에게 회자되곤 한다. 대부분 앞은 얌전하고 조신한 스타일인데 뒤를 돌아서면 등이 전부 노출되면서 시각과 뇌에 강한 자극을 주는 것이다.
단순히 노출뿐 아니라 앞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이미지나, 앞과 뒤가 완전히 다른 구조가 결합 된 의상도 반전 패션의 범주에 들어간다. 이런 옷을 볼 때는 단순히 노출로 시선에 충격을 주는 의상과는 다른 예술적 깊이를 느끼게 된다. 아마도 어떤 의미가 더 들어있을 것이란 막연한 감정이 일기 때문이다.

<사진 1>은 2012 F/W 시즌 준야 와타나베 컬렉션에 등장한 옷이다. 특별할 것도 없을뿐더러 아름답다고도 할 수 없는 펑퍼짐한 원피스이다. 색, 무늬, 길이, 원단의 느낌까지 평범한 원피스를 컬렉션 무대에까지 올렸나 디자이너의 감각을 의심할 정도다. 관객은 모델이 뒤를 도는 순간 머리를 뭔가로 한 대 얻어 맞은 듯 강렬한 충격을 받게 된다. 두 겹의 원피스를 겹쳐 입은 것 같은, 세상에 처음 보는 색다른 구조의 원피스가 나타난 것이다.

<사진 3>의 옷을 보면 디자이너의 의도가 더 명확히 나타난다. 이 원피스는 앞, 뒤의 이미지가 <사진 1>보다 더 다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앞모습은 자잘한 패턴의 원피스에 마치 오렌지 베스트를 한 겹 덧입은 듯 보이지만, 뒤를 돌면 <사진 1>의 구조처럼 두 겹의 원피스를 입고 있다.
사실 두 겹의 원피스를 입고 있다고 말하기도 애매하다. 하체부분은 입고 있다기보다 앞치마를 두른 듯 겉 원피스의 치마 부분이 걸쳐져 있을 뿐이기 때문이다. 이 옷의 앞뒤의 이미지가 더 달라 보이는 것은 모델의 머리 색까지 앞뒤 모습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렇게 앞, 뒤의 구조가 다른 옷은 단순히 노출로 앞, 뒤의 이미지가 다른 옷과는 차원이 다르다.하지만 이미지든 구조든 앞면과 뒷면이 다른 옷이 결합하게 된 근본적 이유는 포스트모더니즘 때문이다. 포스트모더니즘의 큰 경향 중 하나인 옷의 해체를 통해 탄생한 현대적인 패션이기 때문이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나타났던 포스트모더니즘의 경향은 우리 삶을 둘러싼 모든 곳에서 나타났다.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은 다양한 것을 인정해 주게 된 분위기였다. 이 다원화에 대한 인정이야 말로 근대와 현대의 사회 모습이 바뀐 가장 큰 이유이다.
1990년대 이후의 패션은 이러한 다양한 민속복식, 다양한 복식사에서 등장했던 의상들의 이종교배, 하위문화와 고급문화의 결합, 남녀 복식의 경계 무너짐 등을 토대로 재탄생 되었다. 그 중에 옷의 구조 해체, 개념 해체가 자리잡고 있으며, 반전 패션은 이러한 구조 해체의 한 줄기로 볼 수 있다.
고학수 객원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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