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굴암에는 무엇이 담겨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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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디자인 기행 - 세계문화유산 석굴암의 가치

2013-03-15 오후 10:27:16


석굴암이 세계문화유산이라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정작 석굴암에 담긴 가치에 대해서 제대로 답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석굴암 안에 단지 돌로 만들어진 불상만 앉아있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 문화에서 위대한 성취라 여겨지는 것들을 하나씩 살펴보다 보면 맨 꼭대기에 석굴암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고려시대의 유물조차도 제대로 남아있지 않는 상황에 통일신라시대의 유물이 이렇게 고스란히 남아있다는 것은 실로 기적적인 일이며, 천지신명에게 감사라도 해야 할 일이다.


기록에 의하면 석굴암은 신라의 재상 김대성이 평생을 들여 만든 희대의 명작이며, 이 세상 어디에도 유형을 찾아 볼 수 없는 유일한 작품이다. 그래서 어떤 학자는 우리나라의 문화재가 하나도 남김없이 파괴되고 석굴암 하나만 남아있더라도 우리는 세계적인 문화민족으로 대접받을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것은 그것을 잘 말해주고 있다. 늦은 감이 없지는 않았지만, 반도의 한쪽 귀퉁이, 토함산 기슭에 조그마하게 자리 잡고 있는 석굴암이 이제는 단지 한반도의 보물이 아니라 세계의 보물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과연 우리는 석굴암 그 자체를 보고 감탄사를 연발하는 것일까? 매표소 옆에 서 있는 돌덩어리에 새겨진 ‘세계 문화 유산’이라는 글자를 보고 감탄사를 연발하는 것일까?


이 세상에 없는 것을 만드는 것만큼 어려운 일은 없다. 이것은 노력한다고 되는 일도 아니고, 첨단 기술이 있어서 되는 일도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품이나 문화유산의 질을 따질 때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 것이 독창성이다. 석굴암은 우선 희소성이란 측면에서 세계유산이 되고도 남을 만한 가치를 가진다.



석굴은 원래 인도에서 시작되었고, 중국에도 비슷한 유형의 많은 석굴들이 발견된다. 인도와 중국 사이의 거리가 그렇게 멀지만 석굴의 양태를 보면 거의 유사하다. 거대한 규모, 돌을 파고들면서 각종의 조각과 공간들을 정교하게 다듬어 놓은 솜씨들은 인간의 위대한 노력에 절로 고개를 숙이게 한다. 하지만 그 많은 석굴들 중에서도 석굴암처럼 디자인된 유적은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다. 비슷한 것들도 없다.


종교와 관련된 미술품들은 일단 특정한 유형의 도상학적 표현을 따르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의미에 비중을 많이 두는 종교미술의 일반적인 경향들을 생각하면 석굴암의 경우는 참으로 불가사의한 현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인도와 중국의 불교를 완벽하게 받아들였던 통일신라에서 의외로 오리지널을 완벽하게 벗어난 유형의 석굴을 만들었던 것이다.


이런 점에 있어서 우리는 일단 석굴암의 위대한 면모를 하나 챙기게 된다. 우리한테 너무 익숙해져서 파격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지만, 세계 불교미술 전체를 두고 보면 석굴암은 불교문화권의 변방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찬란한 빛을 발하고 있다. 그러나 석굴암에 녹아 들어있는 가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최경원 현디자인연구소 대표
chk8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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