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적 건축을 옮겨놓은 자하 하디드의 아쿠아 테이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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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놀라게 하는 디자인

2013-02-28 오후 10:06:02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멘트로 만들어진 건축물이라면 당연 입방체 모양을 가진, 딱딱하고 엄숙하기만 한 덩어리로 생각되었지만, 건축가 자하 하디드의 혁신적인 건축물들은 바로 그런 사람들의 생각들을 선입견으로 만들어버리고 건축물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뒤바꾸어 놓고 있다. 시멘트와 철골로 지어지긴 했지만 자하 하디드의 건축물들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의 피부와 골격을 가진 것처럼 자유롭고 부드럽게 휘어지며, 건물을 넘어서서 하나의 조각 작품으로까지 진화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 건축물을 디자인하는 건축가가 다른 분야의 디자인을 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런 궁금함을 알고 있었는지 건축가 자하 하디드는 다른 건축가들과는 다르게 건축이 아닌 다른 분야의 디자인들도 아주 많이 하고 있다. 장신구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 패션 아이템들도 많이 디자인 했고, 가구나 자동차까지 디자인하고 있다. 모든 결과물들이 자하 하디드가 건축에서 보여준 정도의 혁신성을 가지고 있어서 ‘명불허전’이라는 말의 의미를 새삼 다시 확인하게 만든다. 그 중에서 아쿠아 테이블은 테이블에 대한 우리의 선입견을 완전히 붕괴시키며 테이블에 대한 새로운 매력을 더해 놓고 있다.


이 테이블은 우선 전통적인 특징들을 많이 위반(?)하고 있다. 평평하면서도 네모 반듯해야만 할 것 같은 테이블 판이, 평평함은 유지하고 있지만 휘어진 면으로 디자인되어 있어서 살아있는 역동감을 잔뜩 가져다주고 있다. 기능성에 있어서는 조금 아쉬운 면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것은 이 테이블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편한 것만을 찾는다면 즐거운 결혼식장에 불편한 웨딩드레스를 입고 입장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다리의 모양은 더 혁신적이다. 테이블판을 지탱하기 위한 네 개의 가느다란 다리 대신에 이 테이블에는 다리하고는 상관없는 모양이, 마치 테이블판 위에서 흘러내린 듯 한 액체 모양이 세 개가 붙어있어서 다리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다. 테이블판의 균형을 위해서 보통 다리를 네 개의 귀퉁이에 바짝 붙여서 결합해 놓았는데, 이 테이블에서는 다리 역할을 하는 세 개의 덩어리가 삼각형의 받침점을 그리면서 안정된 균형을 잡고 있다. 테이블로서 문제는 없는 구조이지만 일반 테이블의 원리와는 전혀 다른 방식의 균형을 취하고 있다. 그런데 이 다리 부분들의 역할은 다리에 그치지 않고 있다. 다리이기 이전에 이 부분은 전체 테이블의 형태에 우아함과 격조, 조형적인 쾌감을 더해주고 있다.


휘어진 테이블 판과 역시 흘러내린 듯 한 유기적인 모양의 다리 부분이 어울린 테이블의 전체 모양은 가구이기 이전에 하나의 조각품으로서 전혀 손색이 없다. 덕분에 이 테이블은 단지 이상하게 생긴 테이블이 아니라 조각품과 같은 품격과 격조를 가진 물체가 되고 있다. 아니 물체에서 한 발 더 나아가 금방이라도 앞으로 달려 나갈 듯 한 생동감까지도 갖추고 있다.


하나의 디자인이 높은 완성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이런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새로운 기능성, 우아하고 격조 높은 조형성, 기존의 고정관념을 뛰어넘어 버리는 혁신성. 자하 하디드가 건축에서 실현하고 있는 가치들을 이 테이블에서는 유기적인 곡선과 세 개의 다리 모양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구조로 아주 손쉽게 해결하고 있다. 거장의 솜씨란 이렇게 온 몸을 타고 들어온다.



최경원 현디자인연구소 대표
chk8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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