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디자인 뒤에 서있는 유기적 세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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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디자인 기행-‘자연’ 추구는 21C 세계 디자인과 조선조 문화간의 공통점

2013-02-01 오후 3:16:59

우리가 서양보다 근대화가 늦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다. 그런 관점으로 무장된 우리들의 선입견에서는 21세기 최첨단 디자인들에 조선시대 문화와 유사한 이념적 경향이 있다는 사실은 전혀 보이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20세기의 디자인들이나 그 이전 그리스 시대 때부터 내려오는 서양의 조형예술 경향들을 살펴보면 최근에 나오고 있는 서양의 디자인들이 자신들의 문화적 전통으로부터 얼마나 벗어나 있는지를 알 수가 있다.


서양의 조형예술을 전체적으로 조망해 보면, 대체로 수학을 적용해 엄격한 비례를 가진 형태를 지향해왔거나, 화려한 장식이 가득 찬 형태를 지향해왔던 경향만이 보인다.



바우하우스 시절의 디자인들이나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물들을 보면 시대에 관계없이 흐르고 있는 수학적 조형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미학적으로 보면 이 두 가지의 경향들은 모두 반자연주의적 경향에서 비롯된 것이다. 말하자면 불규칙한 자연에 비해 엄격한 규칙성을 가지는 수학적 형태들과 다듬어지지 않은 자연재료를 극도로 화려하게 가공한 형태들은 모두 자연과는 반대의 경향을 취한 결과였다.



여기에 비해 프랭크 게리의 비트라 뮤지엄은 아름다워 보이려는 의도나 수학적으로 엄밀한 규칙을 지향하려는 의도는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이것은 서양의 일반적인 조형 전통에서는 찾아 볼 수 없었던 특징이다. 프랭크 게리만 그런 것이 아니라 다른 세계적인 디자이너들도 거의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오스트리아의 디자인 그룹 쿱 힘멜브라우(Coophimm- elblau)의 비엠더블유 벨트(BMW Welt)나 자하 하디드의 카이로 엑스포 시티의 디자인을 보면 프랭크 게리 못지않게 비정형적이고 무질서해 보이는 형태를 지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기하학적인 담벼락에 자연스럽게 자란 나무를 잘라 없애지 않고 그대로 두면서 오히려 기하학적 규칙성을 불규칙성으로 중화하는 경북 경주시 소재의 독락당의 경우와 매우 비슷하다.



모두가 규칙적인 인위성을 피하고 자연적인 상태를 지향하는 세계관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21세기에 들어오면서 시대정신은 급작스럽게 ‘자연’으로 기울어졌다.


특히 2500년이 넘도록 자연을 뒤로 하고 인공을 앞세웠던 서양이 21세기에 들어와서는 조선시대적인 시대정신을 지향하게 된 것이다.



최경원 현디자인연구소 대표
chk8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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