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디자인을 예견한 미하일 토네트의 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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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놀라게 하는 디자인

2013-01-03 오후 2:17:51


대량생산은 대량소비라는 수요가 있어야만 가능하고, 대량으로 만들 수 있는 기술이나 디자인이 개발되어야 가능한 일이었다. 이런 움직임이 가시화되기 시작한 시기는 1800년 대 중반. 영국을 중심으로 세계 무역이 형성되면서 대량생산의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산업혁명이라는 움직임이 싹트기 시작한 때였다.


이때 독일 출신의 미하일 토네트 (Michael Thonet)가 만든 한 의자는 시간을 초월해 새로운 시대를 예시했다. 바로 토네트 의자였다. 이 의자가 나올 때는 아직 철이나 플라스틱 같은 현대적인 재료가 본격화되기 전이었다. 대량생산을 위해서는 대량으로 생산하기에 적합한 소재의 개발이 우선되어야 한다. 철과 같은 금속이나 플라스틱처럼 성형하기가 용이해서 대량생산이 가능한 재료가 없었다면 본격적인 산업사회가 출범하는 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을 것이다.


특히 녹여서 틀에 붓기만 하면 금방 같은 모양을 대량으로 찍어낼 수 있는 철이 본격적으로 사용되면서 사실상 현대 문명은 급속한 발전을 이뤘다. 그 시작점은 대략 20세기 초반이었다. 19세기 중반까지는 대량생산을 위한 재료가 활성화되지 않았다. 그런데 바로 이 시기에 토네트는 나무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여 토네트 의자를 세상에 선보였고, 이 의자는 지금까지도 역사적인 의자로 관록을 지닌다.


이 의자는 대략 4개의 부품으로 이루어져 있고, 나사 몇 개를 결합하면 금방 만들 수 있었다. 나무를 틀에 고정하여 같은 모양을 만들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기 때문에 대량생산이 가능했다. 목재 기술자였던 토네트가 이러한 의자를 생각하게 된 계기는 1851년에 시작된 런던 만국박람회의 전시장인 수정궁 때문이었다. 이 건물은 당시 세계에서 최초로 지어진 철골과 유리의 조립식 건물이었다. 그 때까지만 해도 유럽에서 건물을 하나 지으려면 매우 많은 비용과 시간이 들어갔다.


엔지니어였던 조셉 펙스턴이 설계한 이 박람회 건물은 빠른 시간 안에 거대한 박람회장을 지어야 한다는 필요성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건축가가 아니라 현대 기술에 해박한 엔지니어가 중심이 되어서 만들어졌다. 이전의 건물과 가장 큰 차이점은 조립식이었다는 것이었다. 같은 모양의 부품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몇 개의 부분들을 조립해서 거대한 건물을 불과 6개월 만에 완공했다. 이 건물에서 자신의 제품을 전시했던 토네트는 이 건물의 환상적인 접근에 대해 매우 큰 감명을 받았고, 자신의 의자를 바로 그런 방식으로 생산하려는 마음을 먹게 된다. 그가 생각했던 것은 의자를 구성하는 부품들을 단순화하고, 각 부품들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이었다.


그는 아직 금속 파이프나 플라스틱이 본격적으로 생산되기 이전에 나무를 규격대로 휘고 잘라서 대량으로 똑같은 모양을 만들고, 그렇게 만든 나뭇조각 부품 5개를 볼트로 고정시키기만 하면 훌륭한 의자가 되는 디자인을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재료의 경제성이나 생산의 용이성, 그리고 튼튼하고 편한 의자로서의 기능성 등에서 모두 뛰어난 의자 디자인이 됐다.


이 의자의 우아하고도 조형적인 구조는 세월에 영향을 받지 않는 의자의 클래식을 이루었다. 덕분에 이 의자는 19세기 중엽의 시간적 한계를 훨씬 넘어서 지금까지도 의자 디자인의 고전으로 남아 있다.



최경원 현디자인연구소 대표
chk8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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