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문화의 유전자
가+
가-
한국 디자인 기행 - 풍경화를 통해 본 자연에 대한 다른 인식

2012-11-08 오후 5:55:36


서양 문화에서 풍경화를 제대로 보려면 17~18세기는 되어야 한다. 그 이전에는 풍경화를 찾아 보기 힘들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자연을 대하는 서양 사람들의 태도가 가장 컸기 때문이다. 당시 화가들은 풍경화를 별로 그리고 싶어하지 않았다. 왜 그랬을까? 그것은 서양의 풍경화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풍경화가 그려지기 시작했던 시기의 그림을 보면 어둡고 황량한 모습들이 대부분이다. 자연을 대단히 무섭고 괴기스러운 대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고, 사람의 삶을 위협하는 존재로까지 보고 있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서양 사람들에게 자연은 긍정적인 대상이 아니었을 뿐 아니라 위협적인 존재였기 때문에 그리거나 만들지 않았다.



서양의 풍경화를 통해서 알 수 있는 것은, 숲과 구릉이 있긴 하지만 서유럽의 지형은 대체로 황량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서유럽을 다니다 보면 넓게 펼쳐진 황량한 대지를 많이 보게 된다. 아무런 방어벽이 없는 이런 곳은 그야 말로 황량하다. 게다가 우리나라처럼 강도 흔하지 않아서 더욱 망망하고 위태로운 느낌을 준다. 어디에서나 공격해 들어올 수 있는 노출된 공간은 공포 그 자체다. 이것을 해소할 수 있는 것은 방어적이고 튼튼한 요새를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인간이 방어물을 크게 만든다 하더라도 거대하고 공격적인 자연을 방어하기에는 버거워 보일 수 밖에 없다. 수없이 많은 장식을 덧붙인다고 하더라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크게 만든다고 해도, 서양 사람들이 만든 건축물은 기본적으로 쓸쓸하고 외롭게 보인다.


이는 모두 인간의 삶에 어떤 배려도 하지 않는 거친 자연 때문이다. 그런 연고로 서양 문화권에서는 자연을 거의 예술의 대상으로 삼지 않았다. 그리고 바로 이렇게 황량하고 위협적인 자연의 반대편에 예술을 놓았다. 서양의 조형예술들은 기본적으로 반자연주의적 경향을 마음 속에 품어왔다.


그런데 동아시아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자연을 대하는 입장이 서양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붓으로 한 번에 슥하고 그린 듯한 이 그림 속의 사람은 무엇을 보고 있는 것일까? 인기척이 전혀 느껴지지 않은 깊은 산 속에서 그림의 주인공은 눈 앞으로 흘러가는 계곡물들을 빠져들어가듯이 바라보고 있다. 흐르는 물소리가 귀를 가득 채우는 듯하고, 조용하고도 정밀한 계곡의 푸르스름한 색깔이 피부를 파고드는 듯하다. 자연에 대한 어떤 부정적 인상도 느낄 수 없다.




최경원 현디자인연구소 대표
chk869@hanmail.net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메이비원(주) | 대표:황상윤 | 개인정보보호책임자:신경식
사업자등록번호:206-81-18067  | 통신판매업신고:제2016-서울강서-0922호
TEL 02)3446-7188  |  Email : info@fi.co.kr
주소 : 서울특별시 강서구 마곡중앙8로 1길 6 (마곡동 790-8) 메이비원빌딩
Copyright 2001 FashionInsight co,.Lt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