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역사적 건물에서 새 역사를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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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움직이는 Fashion & Show

2012-11-02 오후 1:33:28


2013 S/S 서울 패션위크가 끝났다. 이번 컬렉션은 용산 전쟁기념관과 서교동의 자이 갤러리에서 나누어 진행되었다. 학여울역의 SETEC 전시장이나, 올림픽 공원 광장의 야외 텐트에서 벗어나, 시내 중심가로 자리를 잡았다.


전쟁기념관처럼 엄숙하고 권위적인 건물이나, 자이 갤러리 같은 모델하우스는 컬렉션이 열리는 장소로서 장단점이 있겠으나 두 장소의 장점만 놓고 보자면, 두 곳 모두 단순한 전시장이 아니라 건축물에 디자인적인 요소가 있다는 점이다.


컬렉션을 경제적 가치나 거래가 성사되는 산업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아름다운 생활을 누리는 문화적 가치로 보기 시작했다는 시각 변화가 고무적이다. 아름다운 건축물에서 받은 감동이 컬렉션의 아름다운 옷의 감동으로 이어질 수 있게 하는 배려가 이제 시작 되었다. 대중들도 연예인을 보러 컬렉션을 가는 것이 아니라, 컬렉션 자체에 관심을 가지고 건축과 옷 전반에 걸쳐 디자인을 즐길 수 있게 하는 더 수준 높은 문화를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파리의 그랑 빨레(Le Grand Palais)에서 열리는 샤넬 컬렉션은 그러한 면에서 앞서 나갔다. 역사적 의미나 지리적 위치, 규모면으로 그랑 빨레만큼 샤넬이라는 브랜드의 컬렉션을 하기에 적당한 장소도 없을 것 같다. 특히 유리 천장을 통해 들어오는 빛, 철골과 유리가 대비되는 높은 천장, 그리고 그 거대한 크기를 환상적인 무대로 탈바꿈 할 수 있는 샤넬의 자본력 등 눈을 호강시킬 수 있는 요소가 합쳐져 누구라도 한번쯤은 가서 보고 싶은, 그 자리에 참석하고 싶은 패션쇼로 탄생한 것이다. 
그랑 빨레는 철제와 유리로 만들어진 거대한 돔형 천장이 아름답고 인상적인 건축물이다.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기념해 만들었다.


석조 건축물만 존재하던 당시에 철골과 유리라는 신기술로 3년만에 재빨리 지어진 파리의 아르누보 양식의 대표적인 건물이기도 하다. 현재는 미술관과 엄선한 전시만을 선보이는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그랑 빨레는 건너편의 쁘띠 빨레와 마주보고 있는데, 그랑(Grand)과 쁘띠(Petit)라는 이름에서 그랑 빨레의 거대한 크기와 그에 상대적으로 쁘띠 빨레가 작은 건물임을 알 수 있다. 게다가 지리적으로 루브르박물관에서 튈르리 정원, 콩코르드 광장, 샹젤리제로 이어지는 파리 중심에 자리하고 있다. 


2006년 건물 보수 이후 샤넬은 이 거대하고 아름다운 건축물에서 가로수와 지푸라기가 널브러진 프랑스의 시골길, 얼음이 가득했던 북극, 기하학적이며 대칭적인 프랑스식 정원, 산호와 진주가 가득한 바닷속 등 환상적인 무대를 만들어 내고 있다.


모델 컷만 보고는 이 다양한 무대가 한 장소에서 열렸다는 사실을 믿기 어렵다. 서울에서도 이러한 종합 예술을 볼 수 있는 날이 멀지 않길 바란다.



고학수 객원기자 기자
marchberr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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