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산드로 멘디니의 비사짜 전시 ‘남성을 위한 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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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bili per uomo _ 어설픈 콜래보레이션 보다는 예술성이 생명

2012-09-28 오후 2:31:13



사람마다 교양이나 행위에 수준이 있는 것처럼, 기업에도 수준이 있다. 기업의 목적이 이윤이라는 말은 귀가 닳도록 듣지만, 정작 그런 이윤을 얻는 데도 수준이 있다는 것은 아무도 말하지 않는다.


뛰어난 기업이라면 수준 높은 기업 활동으로 좀 기품 있게 이윤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수준은 바로 코앞의 이익은 가져다 주지 못할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이익을 가져다 주는 경우가 많다.


그런 목적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많은 기업들이 콜래보레이션이라는 것을 선택한다. 하지만  코앞의 이윤을 위해 예술이나 콜래보레이션이라는 포장지만 뒤집어씌운다면 오히려 역효과를 얻기가 쉽다.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세계적인 타일회사 비사짜와 같이 했던 프로젝트를 한 번 살펴보자. 알레산드로 멘디니는 1997년에 세계적인 타일회사 비사짜의 본사 전시장에 ‘남성을 위한 가구(Mobili per uomo)’라는 전시를 했다. 이 전시에서는 신발, 손, 전등, 잔 등 일상에서 볼 수 있는 모양들을 크게 확대한 형태 위에 금색 타일을 붙인 작품들을 전시했다. 일상적인 사물을 크게 확대한 데에서 오는 익숙함과 낯설음을 동시에 촉발시키는 작품이었다. 현대 미술에 넣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추상적인 작품들이지만 익숙한 형태들을 과장하고, 단순화시켜서 만든 작업 아이디어나 조형적 처리는 추상미술이라 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수준이었다. 단순하게 보이지만 그 이미지는 친근하면서도 은근하고 강렬했다. 무엇보다 작품의 표면에 붙어있는 금색 타일의 번쩍거리는 이미지가 매우 강렬했다.


그의 입장에서 본다면 마음껏 예술적 표현을 한 전시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그 뒤에는 비사짜 측의 조건 없는 협조가 있었다.


그런데 이 전시가 각광을 받고 세계에 알려질수록 타일회사인 비사짜의 명성도 높아졌다. 만일 비사짜가 큰 박람회에 팜플렛이나 샘플만 가지고 영업활동만 했다면 그런 결과를 얻을 수 있었을까? 멘디니의 작품들을 통해 비사짜의 타일은 상품이 아니라 예술로 승화되었다. 전시가 유명해지고, 전시를 다른 곳에서 하면 할수록 비사짜의 이름과 이미지도 덩달아 올라가게 되었다. 디자이너가 하자는대로 협조한 덕에 얻은 성과였다.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지만 어설프게 예술에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예술적인 디자이너를 통해 직접 예술활동을 하면서 기업의 격조도 높이고, 이 기업에서 만들어지는 상품들은 예술품이라는 이미지도 얻게 되었다.


비사짜는 본사에 제품 샘플 룸이 아닌, 거대한 갤러리를 만들어서 자사 타일이 활용된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수많은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최경원 현디자인연구소 대표
ckw86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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