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을 환상으로 만든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비블로스 아트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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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놀라게 하는 디자인

2012-09-21 오후 5:27:52



패션 브랜드로 유명한 비블로스는 이탈리아의 베로나 근처에 있는 르네상스 양식의 오랜 고택을, 마술을 체험하는 듯한 느낌의 그랜드 호텔로 바꾸고자 하였다. 비블로스는 그 프로젝트에 적합한 디자이너로 멘디니를 선택하였다. 일상 공간을 예술적으로 바꾸는 데에는 뛰어난 실력을 보여 주었던 알레산드로 멘디니에게는 매우 적합한 일이었다.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예술성 가득한 스타일로 이 오래된 주택을 환상적인 호텔로 바꾸었다.


2005년 오픈한 비블로스 아트 호텔(Byblos Art Hotel )은 로비도 뛰어났지만 객실의 디자인도 개인기가 폭발적으로 표현되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났다. 각각의 객실들은 모두 서로 다른 이미지로 디자인되었는데, 어느 객실을 들어가든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표현해 놓은 환상적인 디자인들로 꽉꽉 채워졌다.


모든 객실들에는 대체로 고전적인 스타일의 가구들이 자리를 잡고 있는데, 그냥 앤틱적인 수준의 가구들이 아니었다. 분명히 모양은 오래된 가구이긴 했는데, 그 위에 칠해져 있는 색들이 옛날 것이 아니었다.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개성이 잔뜩 묻어나오는 환상적인 색들이었다. 나무로 정교하게 조각된 침대의 장식, 콘솔의 우아한 다리, 거울을 둘러싸고 있는 고전적인 장식 위를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색들이 덮고 있는 모습은 단순히 눈만 파고드는 것이 아니라, 보는 사람의 마음 속 깊이 파고들면서 감격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렇게 해서 객실은 고전에도 속하지 않고 현대에도 속하지 않은, 시간으로부터 완전히 격리된 초현실적인 공간이 되었다. 말하자면 세월에 부식되지 않을 아름다움만이 객실 안을 가득 채운다.


디자인과 미술의 빼어난 조화, 오래된 일상 사물의 리디자인, 아름다움으로 가득 찬 환상적인 공간의 창조. 비블로스 호텔은 알레산드로 멘디니가 그동안 줄 곧 시도해왔던 디자인적 실험과 시도들이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게 하나로 융합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호텔의 모든 부분들이 그의 실험적인 시도들로 가득하지만, 이제는 그 실험성 사이로 낯설음이나 파격성이 삐져나오는 것이 아니라 지극한 온화함과 아름다움이 배어 나온다. 비블로스의 선택은 정확했고, 멘디니가 디자인한 호텔은 비블로스에게 예술적인 호텔 브랜드를 선사했다. 이 호텔은 2006년 ‘Villegiature Awards in Paris'에서 ‘Best Hotel Architecture and Interior in Europe’를 수상하면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기업이 디자이너를 선택할 때는 높은 안목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이 프로젝트는 잘 알려주고 있다. 기업이 선택한 디자이너에게는 무한한 상상력의 자유를 허락하는 것이 좋다. 물론 아무 디자이너한테나 잘해 줄 필요는 없다.  



최경원 현디자인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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