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나는 브랜드 ‘배즐리 미슈카’는 사실 미국 토박이 마크 배즐리와 제임스 미슈카라는 남성 듀오 디자이너의 성을 따 설립한 브랜드이다. 파슨스 스쿨에서 만나 1988년 동업을 시작한 두 사람은 1996년에 웨딩드레스 사업, 1998년부터 액세서리 컬렉션, 2006년에는 향수와 스포츠웨어를 론칭했고, Mark + James라는 좀 더 실용적인 라인과 리조트 웨어, 핸드백, 신발과 선글라스 등 다양한 분야의 제품을 생산하며 그들의 패션 제국을 확장해 나갔다. 레드 카펫, 시상식 등 행사가 많은 할리우드 스타, 미국의 저명 인사들에게 인기가 많으며, 최근 우리나라에서는 웨딩 슈즈 브랜드로 뜨고 있다.
배즐리 미슈카의 옷에 대한 철학은 <사진1>처럼 쓱 걸치기만 해도 화려하게 변신할 수 있는 옷이다. 즉, 미국식 실용성에 근거를 둔 드라마틱한 스타일을 추구한다. 드라마틱한 스타일이란 말 그대로, 옷에서 극적인 요소가 느껴진다는 것이다.
배즐리 미슈카의 옷을 입은 런웨이의 모델에게서는 연극 속에 등장할 것 같은 인물들이 살아난다. 여리고 순수한 요정, 카리스마 넘치는 여전사, 우아한 여신, 사랑스러운 철부지 막내 딸 등 왠지 저 옷을 입으면 일상에서 벗어나 상상 속의 캐릭터로 변신할 수 있을 것만 같다.
흥미로운 것은 한 시즌 안에서 이렇게 다양한 캐릭터를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드라마틱한 컬렉션의 최강자 존 갈리아노의 경우, 이번 시즌의 콘셉이 마린 룩이면 빨주노초파남보의 무지개빛 마린 룩, 나비 부인이 주제면 다양한 스타일의 나비 부인을 표현하는 것과 달리,
<사진2>의 배즐리 미슈카는 다양한 여성의 캐릭터가 한 컬렉션 안에 살아있다. 이것이 배즐리 미슈카가 할리우드 스타들에게 사랑 받는 이유가 아닐까? 이미지 메이킹이 중요한 배우들에게,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캐릭터보다 어떤 디자이너의 신상 컬렉션의 옷이 눈에 띄는 상황은 그다지 좋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결혼을 앞 둔 신부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일상적으로 입는 옷이 아닌, 평생에 단 한번 중요한 날에 입는 웨딩드레스라면, 디자이너 고유의 개성이 드러나는 것보다는 다양한 스타일을 입어보고 고를 수 있는 <사진3>과 같은 배즐리 미슈카가 더 매력적이다.
존 갈리아노가 만든 웨딩 드레스는 디자이너 본인의 강한 성격이 고스란히 묻어날 것 같다면, 배즐리 미슈카는 신부와 상담을 신부가 표현하고 싶은 스타일을 대화를 통해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줄 것 같지 않을까? 그런데 이렇게 캐릭터가 인상적으로 드러나는 것은 그들이 옷에 대비가 강한 요소를 많이 쓰기 때문이다. 소재, 색상, 비례 등의 대비, 화려하거나 심플한 표면 장식의 대비, 간결함과 복잡한 구조의 대비, 강렬한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는 방식 등을 통해 표현하고 싶은 캐릭터를 인상에 남기는 것이다. 이것은 배즐리 미슈카의 웨딩 드레스뿐 아니라, 칵테일 드레스나, 기성복 컬렉션에서도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고학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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