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까지도 흐르는 찰스 임즈의 의자, ‘라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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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31 오후 3:59:03



라셰스(La Chaise) 는 미국의 저명한 디자이너 찰스 임즈(Charles Eames) 부부의 디자인으로 유명하다. 초현실주의 작가 달리의 그림에 나왔던 축 늘어진 시계를 연상케 한다. 자연스럽게 초현실적인 의자 모양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다. 이 의자는 왜 늘어졌을까?


이 디자인이 나온 시기는 1948년. 우리 역사에서는 좀 암울한 시간이었지만 미국으로 봐서는 전쟁 후 초고속 성장을 하면서 세계 제국으로 거듭나는 시기다. 디자인 적으로 보면 전쟁 이후 기능주의에 입각한 실용주의적 디자인이 대세를 이룰 때 디자인 된 것이다.


그러니까 희한하게 생긴 이 의자는 기능적인 디자인에 많은 영향을 받았던 디자인이다. 찰스의 아내 레이 임즈는 ‘좋게 보이는 것보다 좋게 작동하는 것이 더 낫다’라고 했단다. 그런 정신에서 이 의자가 나왔다고 한다.


이 의자가 이렇게 디자인 된 것은 앉는 방법의 차이 즉, 바로 앉을 수도 있고, 로마시대의 의자처럼 약간 누운 것 같은 자세로 앉을 수도 있도록 만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그렇게 한 의자에서 두 가지로 앉아 볼 수 있다. 물론 이것은 책에 기술된 견해이다. 만들어졌을 때는 그런 이유가 분명히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의자가 오늘날에도 디자인의 고전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은 그런 기능적인 이유 때문이 아니다. 모양 때문이다.


지금이야 이런 자유 곡면으로 된 디자인은 얼마든지 볼 수 있다. 하지만 2차 대전이 끝난 1948년에는 그렇지가 않았다. 플라스틱이 막 나오고 있었던 상황이라 이런 모양의 디자인을 모형으로 만들기도 쉽지 않았다. 당대에는 제조 단가가 너무 비싸서 생산을 하지도 못했다. 무엇이 기능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의자가 대량 생산되기 시작한 것은 1990년 대 중반이다.


이 의자는 자유 곡면이 그야말로 자유롭게 만들어질 수 없는 상황에서 만들어진 선구적인 모양의 의자로서의 가치가 컸다. 당대 미국은 대부분의 디자인들이 기하학적으로, 엄밀히 말하자면 박스 모양으로 만들어지고 있었을 때 찰스 임즈와 레이 임즈는 이처럼 자유 곡면으로 자유롭게 유영하는 듯 한 디자인을 내놓았던 것이다.


입으로는 기능성을 말하고는 있었지만 그것 못지않게 자유로운 형태에 대한 열망이 컸던 것이다. 비록 자신들이 원했던 것처럼 대량 생산까지 하지는 못했지만 이 디자인은 오늘날 후배 디자이너들에게 대단히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최근의 디자인들은 발전된 기술과 대중들의 후원에 힘입어 이것보다 더한 곡면을 가진 디자인들을 하고 있지만, 이 의자는 많은 제약들 속에서 디자인 된 것이니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진다.


그리고 수 십 년을 내다보는 이런 디자인들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의 디자인이 혼란을 느끼지 않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이 디자인의 의미는 오늘날 유기적인 디자인이 나올 것을 훨씬 오래 전부터 예견하고 있었다는 데에 있다.



최경원 현디자인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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