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칼레 궁 옆으로 난 광장으로 들어가면 궁 바로 옆에 붙어 있는 건물이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이 건물이 바로 산 마르코 성당. 베니스에서 가장 중요한 건물이다. 피렌체에 대성당이 있다면, 베니스에는 산 마르코 성당이 있다. 대체로 이탈리아의 도시들은 도심 한 가운데에 인상적인 성당을 세워 놓고 그것을 중심으로 세부적인 도심구조가 형성되어왔다. 베니스도 산 마르코 성당을 중심으로 도시의 구조가 형성되었다. 다른 도시의 성당들이 이탈리아적 감수성이 잔뜩 베어 나오는 고딕이나 르네상스 스타일로 디자인 된 데 반해서, 산 마르코 성당은 사뭇 다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양식으로 보자면 비잔틴-로마네스크 양식의 건물로 동방 즉, 지중해 저 너머의 동로마 스타일을 지닌
독특한 건물이다. 피렌체 대성당 보다는 터키의 성 소피아 성당에 더 혈연적으로 가까운 디자인이다. 시기적으로도 르네상스 문화가 피렌체를 중심으로 꽃을 피우기 훨씬 이전에 지어진 건물이어서 더욱 그런 느낌을 주고 있다.

아닌 게 아니라 이 건물은 ‘기독교의 깃발 아래 항해하는 동방의 건물’로 불리며 베네치아가 이루어낸 동서 문화의 융합을 상징했던 건물이다. 이 건물은 828년에 베네치아 상인 2명이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서 가지고 온(사실은 약탈해 온) 성 마르코의 유해를 모시기 위해서 건설되었으며,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게 된 것은 1063년 이후부터였다. 그림을 통해 이 건물의 옛 모습이 지금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는데, 몇 백 년이 넘는 시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베니스의 노력은 참으로 대단한 것이라 하겠다.

몇 백 년 전의 모습 특히, 베니스가 동방무역으로 잘 나갈 때의 모습은 성당 입구의 화려한 모자이크 장식에 더욱 잘 보존되어 있다. 고딕이나 르네상스 스타일의 성당들이 입구를 주로 조각으로 장식하는 데에 비해 이 성당에서는 화려한 색깔의 모자이크 그림으로 장식을 하고 있다. 중동지역의 문화를 연상케 하는 매우 이국적인 접근이다.
좀 더 자세히 보면 금색의 화려함과 정교한 그림들이 모두 모자이크로 만들어져 있다는 것을 볼 수 있다. 실내를 들어가면 더욱 놀랄만한 경관이 펼쳐진다.
거대한 실내 공간 위를 채우고 있는 타일들의 향연은 몇 백 년 전의 손길이 만든 것이라는 사실을 믿을 수 없게 만든다.
르네상스 건축물에서는 보기 어려운 장엄한 내부 시설과 신화적인 천지창조, 아담의 타락, 예언가 요한 등의 그림은 필설로 표현하지 못할 아름다움을 지금까지 전해 주고 있다. 독특한 외관의 산 마르코 성당은 이탈리아에 심어진 중동의 아름다움이라고 할 만하다.
최경원 현디자인연구소 대표
ckw869@hanmail.net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