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하하디드의 런던 올림픽 수영경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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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놀라게 하는 디자인

2012-07-13 오후 4:10:14



이제 곧 올림픽이 열린다. 올림픽에서 보아야 할 것은 각종 게임에 임하는 선수들의 출중한 기량과 드라마틱한 승부의 세계이겠지만 그와 더불어 경기가 벌어지는 건물들도 빼놓을 수 없다. 선수들은 경기장 안에서 사투를 벌이지만 건축가들은 그런 사투가 벌어지는 경기장들을 드라마틱하게 디자인 하면서 역시 시대의 여러 건축들과 사투를 벌인다. 매번 벌어지는 국제적인 행사에서 이제는 건물들도 중요한 볼거리가 되고 있고, 그만큼 많은 즐거움을 주고 있다. 이번 올림픽에서는 누가 선수들과 같이 경기에 임하게 될까?


영국 런던이라면 당연히 지금 세계 최고의 건축가로 활약하고 있는 자하 하디드를 빼놓을 수 없다. 이미 오래 전부터 자하 하디드는 이번 올림픽을 위한 기념비적인 디자인을 준비하고 있었다. 특히 수영장은 이번 올림픽에서 단연 돋보이는 건물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수영장이야 말로 자하 하디드의 흐르는 곡면이 개념적으로도 가장 잘 어울릴 만하기 때문이다. 안 그래도 자하 하디드가 수영장 건물로 선보인 디자인은 수영장 건물로서 한 획을 그을 만한 것이다.


수영장 디자인에서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지붕의 존재감이다. 자하 하디드는 수영장의 지붕이 마치 하나의 거대한 조각이나 생명체처럼 디자인 하였다. 지붕과 벽이 하나가 되어서 건물전체를 감싸 안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마치 물결처럼 흐르는 듯한 형상을 하고 있어서 수영선수들이 헤엄을 치기 전에 건물이 먼저 헤엄을 치는 것 같은 모양이다.


현대 건축에서 지붕은 사람의 꼬리뼈처럼 흔적만 남고 거의 사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 건축의 핵심은 토지의 활용도를 높이는 것이었으며, 그러기 위해서는 건물을 박스 모양으로 쌓게 되었는데, 건물의 지붕은 바로 위층의 바닥을 위해 자신을 희생시킬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해서 20세기 동안 건축물의 지붕은 존재감을 거의 상실하여 사멸하고 있었다. 수영장은 높게 쌓아 올릴 필요가 없는 건물이니 지붕을 퇴화시킬 필요가 없다. 자하 하디드는 멸종 위기에 직면한 지붕을 완전히 부활시키고 있다. 건물의 대부분이 지붕이고 건물의 구조는 지붕이 확대 되어서 벽과 기둥의 역할까지 빼앗고 있다. 덕분에 건물의 구조는 아래에서부터 위로 힘겹게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부터 여유있게 내려오는 안정감을 가지고 있으며, 시각적으로도 매우 안정되어 보인다. 마치 거대한 동물의 사지와 몸에 의해 실내가 포근하게 안기는 느낌을 주고 있다. 자하 하디드의 카리스마 넘치는 형태 이미지에 감탄하기 이전에 자하 하디드가 내놓은 이런 구조적인 개념을 먼저 챙길 필요가 있다. 형태는 더 없이 강렬한 인상을 풍기지만 구조에 담긴 안정감은 여성 건축가의 따뜻함을 머금고 있다.


이 건물의 지붕이 가지는 조형적 특징 또한 깊게 새길 필요가 있다. 정지되어 보이는 여느 건물과는 다르게 지붕의 모습은 정지해 있어도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느낌을 준다. 건물이 아니라 자동차나 비행기에 가까운 형상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각적으로 강해 보이기도 하다. 아무튼 앞에서 뒤로, 뒤에서 앞으로, 아래에서 위로, 위에서 아래로 정신없이 흐르는 3차원 곡면들이 헤엄을 치듯 빠르게 움직이면서 어울리는 모습은 수영장 안의 격돌을 연상케 할 만큼 장관을 보여주고 있다. 사람들은 이 안에서 이루어지는 수영 경기를 보기 이전에 이 건물의 유영에서 먼저 활기찬 올림픽의 전야제를 볼 수 있게 된다.


우리의 기대주 박태환도 이 건물에서 격돌할 것이다. 아름다운 경기장 안에서 그의 활약에 환호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최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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