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직립 보행은 발의 발달에서 가능하였고, 네 발로 다닐 때는 드러나지 않던 여성의 신체적 여성성이 드러나게 되었다. 이런 여성성은 시각적인 자극을 일으키는 방향으로 변화되어 왔다. 발이 인간의 성 심리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학자들이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다. 신데렐라의 구두가 순결을 상징하고, 중국의 전족(纏足)이 성적 매력을 크게 한다는 설도 이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하이힐의 복식사적 기원은 다양한 시각에서 논의 된다. 젖은 땅과 오물로부터 보호하려는 목적에서, 작은 키를 크게 보이려는 목적과 신체 확대를 통해 신분을 강조하고 싶은 목적 등이 그것이다. 하이힐은 남성이 먼저 신기 시작하였다. 고대 이집트의 도살자들이 도살장에 남겨진 고기 내장들을 밟지 않으려고 신었고, 몽골족은 말을 탈 때 등자(鐙子: 발을 디딜 수 있도록 만든 안장에 달린 발 받침대)에 발을 잘 고정하기 위하여 신었다 한다. 이런 일은 고구려의 고분 벽화에서도 보인다. 말 타고 달리는 유목민들에게는 필요했을 것이다.
남성들의 하이힐 착용은 프랑스의 루이 14세를 거쳐 17~18세기까지 상류 계층을 중심으로 유행하였으나 영국의 산업혁명을 고비로 여성의 전유물로 남게 되었다.
남성과 달리 미적인 용도로 하이힐을 처음 신은 여성은 캐더린 드 메디치(catherine de Medici)이다. 1533년 프랑스의 헨리 2세와 결혼할 때 신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여성의 전유물이 된 하이힐은 여성의 성적 매력을 표현하기 위한 필수 아이템으로 발전되어 왔다.
하이힐을 신으면 키가 커 보이며, 가슴과 엉덩이가 강조되고, S자 라인과 가느다란 목선까지 강조한다고 생각한다. 옷이 ‘날개’라면 하이힐은 날개를 더욱 빛나게 만드는 광채라고 할 정도로 영향력이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다. 굽의 높이에 따라 성적 매력이 더해지고, 굽의 높이만큼 여성의 자신감이 높아진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래서 구두의 높이는 자꾸 높아 간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다리 예뻐 보이는 하이힐 높이’라는 사진이 화제란다. 해당 사진에는 5cm부터 20cm 높이의 하이힐을 신은 모습이 담겨 있다.
네티즌들은 “낮은 굽이 무난하고 제일 예뻐 보인다”거나 “너무 높은 것은 불안해 보인다”고 말했다. 그렇다. 하이힐이 높아지는 만큼 더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이힐의 높이가 너무 높아지면 인체에 부담만 줄 뿐이다. 높은 굽의 하이힐을 신고 걸으면, 몸이 많이 앞으로 쏠리기 때문에 걷는 자세가 불안정하고, 하지의 각 관절뿐 아니라 발가락에 무리가 된다. 넘어지지 않기 위해 온몸의 근육들을 긴장시키기 때문에 허리도 아프고 뒷목도 뻐근하여 피로해진다. 반복되면 요추 전만증(임신부처럼 허리등뼈가 앞으로 구부러지는 것)을 일으킬 수도 있다. 발가락의 외반증(talipex valgus), 발가락의 기형 그리고 굳은 살들도 모두 여기에서 기인한다. 고통이 크다. 내리막길에서는 더욱 그렇다. 하이힐을 신고 오래 걸으면 소중한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했으면 한다.
송명견 동덕여대 명예교수
- Copyrights ⓒ 메이비원(주) 패션인사이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