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 시장은 1905년 최초의 근대 시장으로 출발하여, 남대문 시장과 함께 서울의 양대 시장으로 발전하였다. 디자인 및 원단․봉제가 한곳에서 처리되고 생산․판매까지 전 분야가 원스톱으로 진행된다. 세계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는 동대문 시장만의 강점이다.
1980~1990년대에는 시장 전체 매출이 50조원에 이르렀고, 한 두 평 하는 가게의 권리금이 10억원까지 이르기도 했단다. 패션 메카로서 전성기를 누린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절반도 안 되는 매출에 빈 점포가 있을 정도란다. 이처럼 활기를 잃어가고 있는 동대문에 새로운 르네상스가 필요한 시기가 왔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젊은이들의 인터넷 쇼핑몰, 대형 유통 업체들의 진출, 저렴한 중국 제품의 등장, 2005년부터 들어온 SPA브랜드, 전문 인력의 고령화와 젊은 인력의 감소에 따른 기술력의 하락 등을 문제로 지적한다. 공동 브랜드 육성, 한류와 연계, 중국과 일본 관광객 공략, 신용카드 사용 장려 등을 해결책으로 내놓기도 한다. 정부도 봉제 기술 및 인력을 양성하는 데 투자하고, 자체 내에 ‘동대문 명장 대학’을 만들어 젊은 기술자 확보에 나선다는 소식이다. 이 밖에 신상품의 빠른 전달, 종합적 토탈 디자인 지원, 정찰제 도입, 매장 최신 정보 온라인 제공 등의 업무도 이뤄지고 관광 버스 주차장 확보까지 힘쓰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인지, 동대문 시장에 관련된 낭보도 있다. 불황에 시달리던 빅3백화점을 필두로 대형 쇼핑몰들이, 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동대문 시장에 대한 대대적인 자료 수집과 동대문 패션 콘텐츠 접목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한다.(패션인사이트 5월 28일자) 희망적인 이야기다.
며칠 전 동대문 시장에 갔었다. 그곳의 공기는 여전히 탁하고, 자극적인 냄새에, 눈물, 콧물 재채기까지 나왔다.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현상이다. 섬유 부스러기들이 만들어내는 미세 먼지와 폼알데하이드 때문이다. 폼알데하이드는 섬유 가공 공정에서 원단 표면의 후가공 처리제 및 방부제, 주름 방지제, 수축 방지제, 가교 결합제, 방부제 그리고 모피, 면, 레이온 계열의 수지 가공 등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폼알데하이드는 상온에서 강한 휘발성을 띄며, 특유의 자극적인 냄새를 낸다. 실내 공기 중에 폼알데하이드가 약 1~5 ppm 정도만 있어도 눈, 코, 목을 자극한다. 장기간 노출 되면 백혈병 혹은 폐암에 걸릴 확률이 높아, 발암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이 같은 위험성 때문에 섬유 제품에서의 폼알데하이드의 검출량은 법적으로 규제된다. 또한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미국, 유럽에서는 8시간 노동을 할 때 폼알데하이드 농도 0.3~0.75 ppm을 작업장의 허용 기준으로 삼고 있다.
동대문 시장은 전성기이건 침체 중이건 동양 최대의 패션 메카임이 분명하다. ‘돈’이라는 목표를 향하여 상인도, 관계 기관도, 정부도 관련 학자들도 동대문 활성화를 위해 전심을 다 한다. 모든 관심이 ‘돈’을 버는 것에만 집중돼 있는 것 같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삶의 방식도, 삶의 질도 달라졌다. 오늘날 환경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동대문 시장 내의 공기는 1980년대나 2012년에나 달라 보이지가 않는다. 열악한 환경에서 하루 종일, 한달, 일년, 평생을 일해야 하는 ‘사람’이 ‘돈’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을 이제는 해주었으면 한다.
송명견 동덕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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