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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eat New Designer 3.1 필립 림 ②

2012-06-08 오후 2:49:23


3.1 필립 림. 브랜드 이름치고는 특이하다. 동업자와 31살에 브랜드를 설립했다고 하여 3.1이란 숫자를 붙였다는데, 브랜드를 전개한지 7년 여가 흐른 지금, 디자이너도 나이가 듦에 따라 그의 컬렉션도 많이 변했다. 그의 컬렉션에 나타난 변화가 의도된 것은 아니었겠지만, 어느 정도 예측은 가능했던 변화이다. 그의 컬렉션 안에 녹아있는 정신, 즉 평온함이 줄곧 유지되었기 때문이다.


브랜드를 막 시작했을 때 그의 컬렉션은 지금보다 훨씬 장식적이며 서양식 패턴에 약간의 변형을 시도한 정도였다. 테일러드 재킷의 대칭성을 조금 어그러뜨리거나, 비대칭으로 들어간 장식 등 비대칭성은 그의 컬렉션을 관통하는 큰 흐름이다.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는 그의 말이 디자인의 조형적 요소로 드러나는 것이 바로 비대칭성이다. 평온해 보이는 연못에 돌 하나를 던졌을 때 물결이 퍼져 나가듯, 대칭인 인체에 대칭적인 옷을 입었을 때와 달리 약간의 변화를 줄 때 그 파격성이 잔잔하게 일어나는 것이 비대칭형 옷의 특징이며 필립 림 옷의 매력이다.


그의 옷을 관통하는 두번 째 특징은 허리를 조이지 않는 실루엣이다. 실루엣은 여성의 몸을 편안하게 해준다. 그 말은 여성을 섹시하도록 느끼게 해줄 대상이 아니라, 살아 움직이는 여성으로 인정한다는 것이다. 베르사체나 아제딘 알라이아의 옷을 입은 여성을 깨질 듯 조심스럽게 다뤄야 할 S 라인의 도자기로 본다면, 필립 림의 옷은 아름다움을 위해 신체를 구속하지 않는다. 숨을 쉬고, 밥 먹으면 배가 나오는 인간적인 여성, 그러면서도 아름다운 여성을 위한 옷이다. 그래서 그의 옷은 전체적으로 실루엣이 느슨하고 편안해 보인다. 그렇다고 펑퍼짐한 것은 아니다. 가슴, 허리, 엉덩이의 곡선을 자연스럽게 타고 흐른다.


그런데 사실 이러한 실루엣의 옷은 많다.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 여기서 필립 림의 개성이 드러난다. 바로 그만의 독특한 장식성이다. 필립 림의 옷은 앞서 밝혔듯이 초반에 좀 장식적이었다. 그런데 그 장식이라는 것이 여느 디자이너들과는 달라 보였다. 다시 말해 장식이란 원래의 옷에 무엇인가 첨가물을 붙인다는 개념이 일반적인데, 필립 림의 옷은 옷의 본판에서부터 자연스럽게 흘러나온 듯하게 장식을 한다.


즉, 앞과 뒤, 겉과 안, 나와 타자의 구분의 모호함이 그의 장식성의 특징이다. 또한 그렇기 때문에 장식의 1차 목적인 화려해 보이면서도 절제되어 보인다. 색상이나 재질이 추가되는 것이 아니고 밀도가 높아져 집중력이 생긴다. 옷에서 나온 본 천으로 아코디언 주름을 잡아 수직으로 세워서 옷 위에 장식을 하거나, 사진 ②처럼 원피스의 천을 한 번 크게 접어 넣기도 하는 등 패션 디자인 용어 사전에 등재되지도 않았을 것 같은 새로운 장식 기법 또한 디자이너가 개발해야 할 일이기도 하다.


가변성 또한 필립 림의 옷의 특징이다. 처음에는 롱 재킷의 허리 부분을 앞부분만 잘라 두 가지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도록 하고 2012 S/S 컬렉션에서는 베스트의 목 부분을 지퍼로 열어 연출할 수 있는, 변형 된 라펠을 선보였다.



고학수 현디자인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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