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 쿨 하스의 서울대학교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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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놀라게 하는 디자인

2012-06-01 오후 6:04:59


램 쿨 하스와 같은 건축가들의 디자인이 우리에게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랍고도 고마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 세계 건축계의 첨단을 달리고 있는 건축가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건축을 하고 있는지 잡지나 인터넷을 통하지 않고 바로 보고 체험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문화적 혜택이라고 하겠다. 세계 디자인이나 건축의 흐름을 출판물을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던 때와 비교하면 참으로 격세지감이다.


서울 대학교 정문 근처에 가면 지금 세계 건축계를 리드하고 있는 건축가 중에 한 사람인 램 쿨 하스의 건축물을 볼 수 있다. 미술관은 특히 건축가들이 선호하는 건축 중에 하나인데, 미술품을 전시하고 있는 공간이니 전시된 작품만큼이나 창의성을 요하기 때문에 건축가들에게는 다른 건축보다는 매력이 있는 것이다.


이 건물은 겉모양부터가 미술관이 요청하는 창의적 요구를 잘 실현하고 있는 느낌이다. 흔히 보아왔던 건물의 기본을 많이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우선 대지에 우뚝 서야 할 건물이 대지에 한 발만 내 디딘 채 공중에 붕 떠 있는 느낌이다. 입방체 모양을 벗어나 있다는 것도 눈에 띈다. 박스 모양을 이루고 있긴 한데, 어딜 봐도 반듯한 박스 모양은 나오지 않는다. 건물의 입구는 땅과 건물이 만나는 건물 밑 부분에 뚫려 있다. 건물의 중간으로 들어가게 되어 있는 것이다. 이 건물 안의 공간은 가운데를 중심으로 양쪽이 나누어져 있다. 작품은 그 나누어진 공간들을 중심으로 전시 되어 있다. 안도 그렇지만 일단 바깥에서 보이는 모습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견고해야 할 벽이 반투명의 플라스틱 판이라는 것도 눈에 띈다. 이 건물은 바깥의 철골 프레임으로 짜여 있다. 마치 쥐 덫의 구조같다. 가운데 공간은 텅 비고 천정과 벽면의 철골 구조가 건물의 전체 형상을 규정하고 지지하고 있다. 그리고 나머지 부분은 뚫려 있다. 철골이 이 부분을 반투명한 재질로 마감함으로써 투명한 건축을 만들고 있다. 건축물이라고 하면 옛날부터 안과 밖이 명확히 구분되는 덩어리, 삶을 위협하거나 불편하게 하는 바깥을 삶의 안정이 충족되는 안쪽과 나누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자연을 인간의 힘에 의해 통제할 수 있는 지금에 와서는 자연의 위협이 예전 같지도 않고, 인간의 삶에 있어서 자연의 결핍이 문제시 되는 시대가 되면서 오히려 삶을 자연과 연속시키려는 요구가 생기면서 이처럼 건물의 안과 바깥을 막지 않는 시도들이 큰 의미를 가지게 되었다.


램 쿨 하스의 이 미술관은 그런 건축적 세계관을 잘 표현하고 있다. 덕분에 이 건물은 육중한 규모에도 불구하고 산과 숲으로 뒤덮인 서울대학교 정문 주변을 전혀 훼손하지도 않고, 나서지도 않으면서 조용히 자신의 역할에만 겸손하고 충실한 그런 건축이 되고 있다.


놀라게 되는 것은 건물의 안에 들어가서이다. 겉에서 볼 때 이 건물은 횡으로, 수평으로 뻗은 동세를 가지고 있다. 땅 바닥과도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어서 자유롭고 가볍게 공중에 조금 떠 있는 느낌이다. 이 건물 안에 들어가면 내부 공간의 동세가 수직으로 완전히 바뀌어 버린다. 지하에서부터 건물의 꼭대기까지 뻥 뚫린 공간이 나오면서 바깥에서 보던 건물의 덩어리를 전혀 느낄 수 없는, 마치 초현실적인 공간에 들어간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이 건물의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것은 미학적 가치라고 할 수 있다.


램 쿨 하스의 다른 디자인들에서도 많이 볼 수 있는 접근인데, 그의 디자인에서는 바깥 공간과 안쪽 공간의 초현실적 대비가 사람들에게 독특한 공간적 감동을 체험 하게 해준다. 그림으로는 전혀 이해할 수 없으니 직접가서 확인해 보도록 하자.



최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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